안녕하세요 수시 A반 박인기라고 합니다. 얼마 전에 선배들이 올린 합격 후기 읽으면서 내가 여기 글을 쓰는 날이 오기는 올까... 생각하면서 울적해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제가 합격 후기를 쓰고 있다는 게 새삼 놀랍네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저는 2018년 2월부터 고도를 다녔습니다. 2017년 여름에 학교를 자퇴하고 한동안 검정고시 공부만 했었어요. 그 전까지 저는 문예창작과를 준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중학생 때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감명 깊게 보고...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긴 했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취직 잘 된다는 얘기를 듣고 이과에 들어갔었거든요. 참...
어쨌든 자퇴하고 나는 나중에 대체 뭐가 될까... 뭐가 되긴 할까... 이런 생각을 제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가족들에게 문예창작과 이야기를 꺼냈고 고도에 오게 됐어요. 글을 써본 경험이 한 번도 없어서 진짜 말 그대로 막 써갔던 첫 번째 글이 생각나네요... 저는 제 글을 잘 못 읽는데 이 글은 아마 죽을 때까지 못 읽을 것 같아요...
저한테는 항상 잘 쓰지는 못해도 열심히는 써보자...는 목표가 있었지만 그 목표가 지켜진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싶어요. 참 힘들었던 게 글을 안 써지는 데에서 오는 압박감이었어요. 겨우 꾸역꾸역 써간 글은 제가 보기에도 너무 이상한 글이었고.. 당연히 원장님껜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아 이럴 거면 그냥 과제를 안 해가고 말지... 하는 나약한 생각이 매일 들어서 과제를 빼먹은 적이 가끔.. 아니 꽤.. 있었는데 혹시 이런.. 글이라도 도움을 받기 위해 들어온 분들이 계시다면 저처럼 나약해지지 마세요.. 아무리 결과물이 이상해도 일단 계속 써야 늘지 아무것도 안하면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되더라고요....저 진짜 후회되는 순간들이 많아요.
음.. 그리고 저는 필사를 남들보다 열심히 했다고는 못하지만 남들만큼은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노트 한 권 다 쓸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학원에서 받았던 우수작들 다 필사하면 노트 한 권 정도는 채우게 되더라고요. 확실히 필사를 많이 하면 요상하던 내 문장이 어느 정도 정돈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런데 문제점? 이 있었다면... 저는 하나의 우수작을 세 번 네 번 다섯 번 반복적으로 필사를 했었는데, 그런 다음에 과제를 하면 저 스스로가 자꾸 그 우수작을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거의 표절 수준으로요. 실제로도 원장님께 이 글은 그냥 어설픈 모작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다음엔 반복적인 필사는 피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독서... 저는 원래 책을 1도 안 읽던 애였는데 고도 들어오고 나서 책을 많이 읽게 됐어요. 독서 습관이 길러진 게 뿌듯해요. 그런데 제가 창작도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독서만 많이 하게 되었어요... 물론 책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창작인 것 같아요.
어...솔직히 저 재수하게 될 줄 알았어요. 저는 끝까지 제대로 된 준비작 한 편 못 만들었고, 운 좋게 합격하게 된 글도 원장 선생님께 좋은 소리 못 들었던 글이었거든요... 합격 후기 쓰고 있는 지금도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나네요..
원장쌤, 혜림쌤, 데스크 쌤들 그동안 너무 감사했어요. 앞으로 2호선 탈 때마다 교대역의 고도 생각부터 날 것 같아요... 저는 남은 논술 준비를 계속할 생각이에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와 인기야. 명전 붙었구나~! 아오 짜식~~~ 축하해!!!!!!!!!
자유를 만끽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논술도 따로 준비하고 있구나~ 남은 시험들도 충실히 준비해서 원하는 곳에 도달하기 바란다
진심으로 합격 축하해^^
인기야~~ 언제 경기대까지 붙었냐구!! ㅋㅋ 명전으로 끝인 줄 알았는데 올해는 명전 붙은 애들이 중복합격이 많네? ㅎㅎ 논술하고 창작실기 둘 다 붙기 어려운데 능력자임.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