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맑다. 오후 외출
오후에 명륜동 연구원에 나갔다가 돌아왔다. 나갈 때 구파발역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구청에서 운영하는 노약자 전용 무료 버스가 오기에 한번 시험 삼아 타보았다. 옛날버스의 차장 같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있고, 차안에서는 모두 안전벨트를 매라고 하며, 꼭 앞문으로만 오르내리게 하는 게 특징이다. 내 머리가 자격증인지 아무 말 없이 태워주었다.
타고 내리는 곳은 일반버스 보다는 드무나 자하철 에스카레이트 앞에서 한번 세워 주어 매우 고맙고 편하게 이용하였다. 하루에 네 번 다니는데 종착지는 은평구노인복지 회관이라고 한다.
연구원에 가서는 이주희(영대 대학원생)가 보낸 이상은李商隱 시 초고를 교열하였다. 새로 산 노트북에 아직 문연각 사고전서 원문을 깔지 못하여 더러 한문 원전 대조 검색은 불편하나, 여기서도 어느 정도 작업은 가능하니 다행이다.
돌아올 때는 정릉까지 가는 171번 탔다가 정릉 입구에서 내려, 평창동을 거쳐 은평뉴타운의 집 앞까지 오는 7211번을 한번 갈아타 보았는데, 퇴근시간이 되어 1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차만 막히지 않으면 북한산 자락을 남쪽 서쪽으로 파고 도는 이 길이, 고층 건물이 산을 막지 않는 구간에는 더러 높은 산을 쳐다볼 수 있는 운치가 있는데, 오늘은 많이 지루하다.
집사람은 대구여중 동기회의 봄나들이를 주선한다고 공주에 다녀왔는데, 인상이 너무 좋아서 거기로 가기로 확정하였다고 한다. 서울에 와서도 대구에 있는 친구들 나들이를 주관하니, 8남매의 “맡 딸” 기질은 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