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성(性)과 사회적 성(性)
여성의 자연스러운 기능은 애를 낳는 것이라는 주장,
동성애는 부자연스럽다는 주장에는 그다지 타당성이 없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규정하는 법과 규범, 권리와 의무는
대부분 생물학적 실체보다 인간의 상상력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남성(male)과 여성(Female)으로 나뉜다.
호모 사피엔스 남성은 X영색체와 Y염색체를 가진 존재이고,
여성은 X염색체를 두 개를 가진 존재이다.
하지만 '남자 man'와 '여자woman'는 생물학적 범주가 아니라 사회적 범주를 지정한다.
물론 대부분의 인간사회에서 대댜수의 경우에는 남자는 남성이고 여자는 여성이지만,
남자와 여자라는 사회적 용어는 많은 것을 담고 있으며 이것은 생물학적 용어와는 관련이 희박하다.
남자는 단지 XY염색체와 고환 같은 특정한 셍믈학적 속성을 지닌 사피엔스를 일컫는 것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가 속한 사회가 상상하는 인간의 질서 상에서 특정한 자리에 딱 맞는 존재를 일컫는다.
그가 속한 문화의 신화들은 그에게 특정한 사내다운 역할(예컨대 정치 참여), 권리(예컨대 투표구너),
의무(예컨대 군복무)를 부과한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여자란 두 개의 X염색체와 하나의 자궁, 많은 에스트로겐포르몬을 지닌 사피엔스를 말하는게 아니라
어떤 상상의 인간 질서에 속하는 영성 구성원을 말한다.
그녀가 속한 사회의 신화들은 그녀에게 독특한 여성다운 역할(아기를 키운다), 권리(폭력으로부터 보호),
의무 (남편에게 복종)를 부과한다.
생물학이 아니라 신화가 남녀의 역할, 권리, 의무를 규정하기 때문에,
'남성성'과 '여성성'의 의미는 사회에 따라 크게 달랐다.
혼동을 줄이기 위해 학자들은 보통 생물학적 범주인 성(性)과 문화적 범주인 젠더를 구분한다.
성은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고, 이 구분의 속성은 객관적이기 때문에 역사를 통틀어 변함없이 지속되어 왔다.
젠더는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고(일부 문화에서는 다른 범주로 구분한다),
소위 '남자다운' 속성과 '여자다운' 속성의 내용은 상호 주관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가령 현대 아테네와 고대 아테네에서 여성에게 기대하는 속성은
동과 욕망, 의상, 심지어 자세까지 큰 차이가 있다.
성은 애들 장난이지만, 젠더는 심각한 비즈니스다.
남성의 일원이 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일 중 하나다.
X,Y염색체를 가지고 내어나기만 하면 된다.
여성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쉽다. X염색체 한 쌍이면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남자나 여자가 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요구사항이 많은 프로젝트다.
남성적 특질이나 여성적 특질은 대부분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떤 사회도 남성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남자로 쳐주지 않고
여성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여자로 쳐주지도 않는다.
게다가 이런 자격은 한 번 얻었다고 해서 계속 안주할 수 있는 월계관도 아니다.
남성은 자신의 남성성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끊임없는 의례와 퍼포먼스를 통해서 증명해야 한다.
여성의 일도 끝나는 법이 없다.
여성은 평생 스스로와 타인들에게 자신이 충분히 여성적이라는 사실을 확신시켜야 한다.
그게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업다.
특히 남성은 자신의 남성성을 잃을까 봐 끊임없이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역사를 통틀어 남성들은 오로지 남들에게서 "그는 진짜 남자야"란 말을 듣기 위해서
기꺼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거나 심지어 목숨을 바쳣다.
긴 가발, 스타킹, 하이힐, 댄서 같은 자세 그리고 커다란 칼을 주목하라.
현대 유럽에서 이 모든 것(칼을 제외하면)은 사내답지 못함의 표시로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대 유럽에서 루이는 남자다움의 전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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