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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절과 무교절(16-25)
하나님께서는 가나안에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이 구원의 은혜를 잊어버림으로 신앙을 잃지 않도록 절기와 제사 규례를 정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규례는 성도의 삶을 속박하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 인도와 보호의 상징입니다.
16첫째 달 열넷째 날은 여호와를 위하여 지킬 유월절이며 17또 그 달 열다섯째 날부터는 명절이니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 것이며 18그 첫날에는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며 19수송아지 두 마리와 숫양 한 마리와 일 년 된 숫양 일곱 마리를 다 흠 없는 것으로 여호와께 화제를 드려 번제가 되게 할 것이며 20그 소제로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서 쓰되 수송아지 한 마리에는 십분의 삼이요 숫양 한 마리에는 십분의 이를 드리고 21어린 양 일곱에는 어린 양 한 마리마다 십분의 일을 드릴 것이며 22또 너희를 속죄하기 위하여 숫염소 한 마리로 속죄제를 드리되 23아침의 번제 곧 상번제 외에 그것들을 드릴 것이니라 24너희는 이 순서대로 이레 동안 매일 여호와께 향기로운 화제의 음식을 드리되 상번제와 그 전제 외에 드릴 것이며 25일곱째 날에는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니라(16-25)
매일 드리는 상번제, 일주일에 한 번 드리는 안식일 제사, 한 달에 한 번 드리는 초하루의 제사를 소개했습니다. 이제 1년에 한 차례씩 지내게 되는 절기의 제시에 대한 규례를 소개합니다. 유월절부터 소개합니다. 유대의 종교력으로 첫째 달 열넷째 날입니다. 현대 달력으로는 대개 3-4월에 해당합니다. 유월절이 열넷째 날 하루라면, 열다섯째 날부터 일주일은 무교절로 지킵니다. 유월절과 무교절은 총 8일간 진행되는데, 7월 15일에 있는 마지막 절기인 초막절을 8일간 지키는 것과 연결됩니다. 유월절과 무교절은 완전히 구별된 절기지만, 연이어서 진행되기 때문에 하나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본문에서는 유월절에 드리는 제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유월절은 가정에서 지키는 형식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제사장의 제사 직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민수기 본문에서 유월절에 대해서는 아주 간단하게만 언급할 뿐입니다. 유월절 바로 다음 날부터 무교절을 일주일간 지키는데, 첫째 날과 일곱째 날은 거룩한 성회로 모이고 엄격하게 일상의 일을 그쳐야 합니다. 무교절 일주일 동안은 초하루에 드렸던 제물과 같은 양의 제물과 이에 상응하는 소제물과 기름, 전제물을 드려야 합니다. 이때 숫염소의 속죄 제물을 드립니다. 물론 매일 드리는 상번제는 이때도 계속됩니다. 무교절 일주일 동안은 무교병, 즉 누룩을 넣지 않고 만든 빵을 먹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 이스라엘이 애굽으로부터 받았던 고난과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을 기억하고 기념하게 됩니다.
칠칠절(26-31)
우리가 소유하고 누리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가 물질을 소유하게 되었으니, 하나님께 드리는 일에 인생하거나 아까워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26칠칠절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날에 너희가 여호와께 새 소제를 드릴 때에도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며 27수송아지 두 마리와 숫양 한 마리와 일 년 된 숫양 일곱 마리로 여호와께 향기로운 번제를 드릴 것이며 28그 소제로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서 쓰되 수송아지 한 마리마다 십분의 삼이요 숫양 한 마리에는 십분의 이요 29어린 양 일곱 마리에는 어린 양 한 마리마다 십분의 일을 드릴 것이며 30또 너희를 속죄하기 위하여 숫염소 한 마리를 드리되 31너희는 다 흠 없는 것으로 상번제와 그 소제와 전제 외에 그것들을 드릴 것이니라(26-31)
1월 15일에 무교절이 시작되는데, 16일은 초실절로 지킵니다. 보리의 첫 수확 단을 가지고 하나님께 드리는 날로서 부활절에 해당합니다. 그날로부터 7주간이 지나면 50일이 되어 칠칠절 혹은 오순절이 됩니다. 초실절로부터 시작되었던 봄의 수확을 마무리하는 날입니다. 칠칠절은 보리와 달리 첫 이삭이 아니라 ‘처음 익은 것’, 즉 첫 추수물을 바치는 날인데(레 2:12), 개역개정에서는 이날을 “맥추절”(출 23:16) 혹은 “맥추의 초실절”로 칭하고 있습니다(출 34:22). 칠칠절과 같은 절기를 의미하는 이와 같은 ‘맥추절’과 ‘맥추의 초실절’이라는 표현은 독자의 혼란을 유발합니다. 엄밀히 말해 맥추는 보리 추수를 의미합니다. 시기상으로 밀 수확기가 시작되는 때이므로 정확히는 ‘밀의 초실절’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따라서 초실절은 두 가지인데 그중 첫 번째가 보리의 초실절(1월 16일)이고 두 번째가 그로부터 49일이 지난 칠칠절, 곧 오순절인 밀의 초실절입니다. 칠칠절에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과 거기에 상응하는 소제물과 기름, 그리고 전제물은 초하루, 무교절 때와 동일합니다. 숫염소로 드리는 속죄물, 상번제도 모두 동일합니다. 레위기 23장에는 고운 가루 2/10에바로 만든 떡 두 덩이, 1년 된 어린 숫양 두 마리를 화목제로 구별하여 드리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데, 민수기에서는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유월절과 무교절부터 시작된 봄 절기는 칠칠절에수학을 마무리하고 마칩니다.
나팔절(29:1-6)
누구든지 속죄의 은혜 없이는 하나님과 교제를 나눌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속죄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온전한 영적 교제를 나눌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한 교제를 누립니다. 나팔절도 성회로 모여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고 하나님과 영적인 교제를 나누는 날입니다.
1일곱째 달에 이르러는 그 달 초하루에 성회로 모이고 아무 노동도 하지 말라 이는 너희가 나팔을 불 날이니라 2너희는 수송아지 한 마리와 숫양 한 마리와 일 년 되고 흠 없는 숫양 일곱 마리를 여호와께 향기로운 번제로 드릴 것이며 3그 소제로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서 쓰되 수송아지에는 십분의 삼이요 숫양에는 십분의 이요 4어린 양 일곱 마리에는 어린 양 한 마리마다 십분의 일을 드릴 것이며 5또 너희를 속죄하기 위하여 숫염소 한 마리로 속죄제를 드리되 6그 달의 번제와 그 소제와 상번제와 그 소제와 그 전제 외에 그 규례를 따라 향기로운 냄새로 화제를 여호와께 드릴 것이니라(1-6)
이제부터는 유대인의 달력상 가을에 있는 절기들을 다룹니다. 가을 절기는 모두 음력 7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일곱째 달은 이스라엘의 절기에 있어서 가장 거륙하고 중요한 달입니다. 7월 1일에는 새해를 선포하고 나팔절을 지킵니다. 이날은 새해의 첫날이기도 하고 초하루이기도 합니다. 7월 10일은 이스라엘에게 가장 거룩한 대속죄일입니다. 마지막으로 15-22일까지 8일간은 가장 큰 축제인 초막절입니다. 8일 동안 거룩한게 지킵니다. 7월 첫날부터 안식일과 대속죄일, 초막절까지 포함하면 7월 한 달은 사실상 안식하는 달인 셈입니다. 일곱째 달의 첫날은 초하루이며, 유대 민간 탈력의 첫날, 즉 새해입니다. 이날 나팔을 크게 불어서 새해를 선포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나팔절이라고 불렀습니다. 현대 유대인들도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라고 말하면서 유대인의 새해로 지키고 있습니다. 일곱째 달에는 나팔을 불어 초하루가 되었음을 선포함으로 특별하게 시작합니다. 이날은 거룩한 날이고, 성회로 모이며 일상의 어떤 일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나팔은 광야 이동을 위해 불었던 은 나팔이 아니라 양각 나팔입니다. 나팔절에 드리는 제물도 알서 초하루, 무교절, 칠칠절에 드렸던 제물과 동일한 양을 드립니다. 즉, 상번제로 1년 된 양 두 마리를 드리고, 수소 한 마리, 숫양 한 마리, 그리고 1년 된 양일곱 마리를 드립니다. 그 후 속죄제로 숫염소 한 마리를 드립니다. 동일한 방식으로 제물의 양에 따라 고운 가루의 소제물과 기름, 전제물도 드립니다. 비록 여기서 관행을 따라 ‘속죄하기 위하여 속죄제를 드린다’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속죄 제물이라고 할 때 그 제물이 오직 속죄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속죄는 죄를 속하기 위한 제물이기도 하지만, 백성들의 부정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물이기도 합니다. 6절을 보면, ‘그 달의 번제와 그 소제와 상번제와 그 소제와 그 전제 외에’라고 언급합니다. 7월 1일은 그해의 첫날, 즉 나팔절이지만 초하루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나팔절이 아니더라도 그달의 제사, 즉 초하루의 번제와 소제, 상번제, 전제물까지 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결국 초하루, 무교절, 칠칠절에 드리던 양을 한 번 더 드린다는 뜻입니다. 나팔절에 수소를 한 마리만 드렸는데, 초하루의 규례를 따라 두 마리를 더 드리게 됩니다.
대속죄일(29:7-11)
우리는 자신이 범한 죄에 대해 하나님 앞에서 통회하며 자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속죄와 회복의 시작입니다. 자신이 지은 죄를 생각하며 애통하고 회개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괴롭하는 행위는 자기 학대가 아니라 자신이 범한 죄에 대한 참회이며 금욕의 행위입니다. 그렇게 함으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최대한 낮추고, 인간적인 욕망들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7일곱째 달 열흘 날에는 너희가 성회로 모일 것이요 너희의 심령을 괴롭게 하며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니라 8너희는 수송아지 한 마리와 숫양 한 마리와 일 년 된 숫양 일곱 마리를 다 흠 없는 것으로 여호와께 향기로운 번제를 드릴 것이며 9그 소제로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서 쓰되 수송아지 한 마리에는 십분의 삼이요 숫양 한 마리에는 십분의 이요 10어린 양 일곱 마리에는 어린 양 한 마리마다 십분의 일을 드릴 것이며 11속죄제와 상번제와 그 소제와 그 전제 외에 숫염소 한 마리를 속죄제로 드릴 것이니라(7-11)
이스라엘 달력에서 7월 10일은 가장 기록하게 구별된 날로 대속죄일이라고 부릅니다. 이날 대제사장은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속하기 위해 속죄 제물을 잡고, 염소 한 마리는 아사셀을 위하여 광야로 내보내는 의식을 치릅니다. 이날은 다른 날과 같이 축제를 벌이는 날이 아닙니다. 이날은 성회로 모이되 아주 엄격하게 아무 일도 하지 말아야 하며 무엇보다 ‘너희의 심령을 괴롭게 하라’고 명령합니다. 마음을 낮추어 겸손하게 하여 하나님 앞에 죄와 부정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금식하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대속죄일에는 나팔절과 같은 방식으로 제물을 드립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서술해온 바와 같이 초하루, 무교절, 칠칠절, 나팔절에 드렸던 제물의 양을 그대로 드립니다. 하지만 나팔절에 나팔절 절기를 위한 제물을 다시 드렸던 것과 같이 속죄일에는 ‘속죄일’을 위한 속죄제가 더해집니다. 레위기 16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소개하는데, 속죄일에는 백성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속죄 제물과 제사장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수소 한 마리로 속죄제를 따로 드린다고 소개합니다(레 16:11-14), 11절에서 단순하게 속죄제로 번역하고 있지만, 히브리어 본문 자체는 ‘하타트 하키푸림’입니다. 보통 속죄제를 단순히 ‘하타트’로 쓰기 때문에 특이합니다. 게다가 ‘키푸림’은 대속죄일을 뜻하는 ‘욤 키푸림’에서 가져왔을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속죄제는 대속죄일을 위한 속죄제일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새해를 맞이하는 방식은 참 특이합니다. 새해가 되면 금식하고,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자신을 돌아봅니다.
건강한 신앙은 하나님 백성의 본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이 병들어 무너지는 그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비록 추수기는 끝났지만, 백성은 나팔절로 모여 하나님을 높여 드렸습니다. 자칫 농한기의 휴식으로 인해 영적인 나태에 빠질 수 있는 시기에, 나팔절로 영적인 긴장감을 재정비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나팔을 불며 영적 점검의 시간을 가지라고 하신 것처럼, 하나님과 멀어진 채 분주하게 사는 우리에게도 일을 멈추고 영적 점검부터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앞에서 영적으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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