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1일 월요일. 7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7월은 장마와 무더위가 함께 설치는 달이었다. 장마철이 되어 수시로 비가 왔고, 비가 오지 않은 날에는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삶이 편치 않은 달이었다. 장맛비에 상당히 많은 숫자의 인명 사상자를 내었고, 무더위 열사병으로도 사상자가 많다는 뉴스가 연일 계속 되었다. 그런 가운데에도 지하철 여행을 5회 했다. 1일에 오산 고인돌공원에 다녀온 후, 아내는 무더위가 힘들어 못 다니겠다고 해서 이후, 부천 중앙공원, 의왕 왕송호수, 시흥 관곡지 연꽃밭, 서울 오동공원 등 4회는 혼자 다녔다. 땀이 많이 나고 강한 햇볕으로 약간씩 어지러움증도 있지만 걸을 수 있고, 새로움이 있어서 다녔다. 멀리 가지 않을 때에는 집 근처의 청명산과 독침산, 그리고 영흥숲공원에 수시로 2시간 정도씩 산책을 했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땀을 흘려도 나가서 걷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서였다. 점점 전과 달라지는 건강 상태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걸을 수 있을 때 더 많이 걸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7월에는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으로 신약을 전부 읽었다. 계속해서 8월부터 메시지 성경으로 구약을 읽으려 한다.
여행의 피로인지 몸에 이상이 있어서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입안이 개운치를 않고 입맛이 없는 기간이 계속되어, 4일에는 점심과 저녁을 금식해 보았다. 입맛이 되찾아 질려나 하는 기대에서였다. 밥을 안 먹으니 아내가 걱정을 하며 서울 누나와 통화 중에 이야기를 했는지, 누나가 야단이었다. 나름대로 치료 방법을 여기저기 알아보았는지 전화로 장황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먹는 것에는 이상이 없이 잘 먹었고, 먹을 때 음식 맛은 제대로인데, 입안이 이상할 뿐, 아파서가 아니었는데, 요란한 시간을 보냈다. 여전히 입안이 개운치 않은 것은 계속되었으나 잘 먹었고, 차츰 좋아져서 다행이었다. 나이 탓이라 하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그러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두 끼 굶었는데 회복에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았다.
7월에는 5일에 사위, 15일에 손녀, 그리고 7일에 아들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우리 부부와 딸 사위의 생일에는 함께 외식을 해왔다. 우리 부부 생일에는 딸 사위의 초대로, 딸 사위의 생일에는 우리가 초대하는 형식이었다. 외식 장소는 딸이 정하도록 했다. 그런데 외식 장소가 많이 고급스러운 것이 나는 부담이 되어 그 표현을 했다. 조금은 소박한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사위 생일에 딸이 중국 음식점을 예약하여 짜장면을 먹자고 했다. 딸의 가족들에게는 맞지 않은 선택을 한 것 같아 미안했다. 딸네 가족들과 우리 생활에 수준의 차이가 있음을 많이 느낀다. 가난하게 살아온 우리의 생활 습관과 가난한 시절을 알지 못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살고 있는 젊은 세대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알고 적응을 해야 하는데, 정서적으로 어렵다. 같이 외식하는 것을 삼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7월 17일과 18일 2일간 서울 강남에 있는 Coex(한국종합전시장)에서 한돈 페스타 축제가 열리면서 삼겹살 1kg에 만원으로, 1인당 2kg까지 구입할 수 있는 행사가 있어서 다녀왔다. 넓은 매장에 국내 유수한 여러 가게가 있는데 사람들도 많았다.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있는데 모두 QR코드를 촬영해서 퀴즈를 풀거나 응답을 하거나 사진을 올리라고 하는데, 그 방법을 익히는데 서툴러서 할 수가 없었다. 젊은 사람들은 척척 잘하고 있는데, 늘어선 줄에서 머뭇거릴 수도 없어 모두 포기하고 겨우 삼겹살 1kg만 사가지고 왔다. 나같이 나이 많은 사람은 없고 조금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젊은이와 같이 와서 젊은이가 구입하고 참여하는 것을 바라보며 한쪽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었다. 현재를 살고 있지만 현재의 모든 편리한 도구를 활용하지 못하고 과거에 억메인 내 생활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경험했다. 하루가 다르게 편리한 세상으로 변하는 사회변화에 적응할 수 없는 늙음이 조금은 원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