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도움의 성모’로도 알려져 있는 '수난의 성모' 이콘은 13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콘은 어린 그리스도께서 두 대천사가 보여주는 수난의 상징들에 놀라 성모님의 품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1. 기호의 의미:
ΜΡ ΘΥ 은 "하느님의 어머니",
ΙC ΧC 은 "예수 그리스도",
ΟΡ Μ 은 "대천사 미카엘",
ΟΡ Γ은 "대천사 가브리엘"의 이니셜입니다.
2. 대천사들:
대천사 미카엘과 가브리엘이 그리스도의 수난의 도구들을 들고 있는데
미카엘은 막대기와 해면을, 가브리엘은 십자가와 못을 들고 있습니다.
3. 어린 그리스도:
천사들이 보여 주는 수난의 환시에 놀라 성모님 품에 뛰어들고 계십니다.
너무나 급하게 뛰어든 탓에 한쪽 신발이 벗겨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눈은, 이미 어머니의 품에서 위로를 받고 있기에 평화롭고 온화하게 보입니다.
그리스도의 시선은 가브리엘에게도, 십자가에게도 향해있지 않고, 그 너머의 것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성부 아버지이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두 손은 자신을 온전히 어머니께 맡기고 있음을 보여주듯, 어머니의 오른손을 꼭 쥐고 있습니다.
4. 성모님:
성모님의 입은 특히 작게 그려져 있는데, 이는 침묵과 고요한 관상을 의미합니다.
한편, 긴 코와 넓은 이마는 성모님의 지혜와 덕을 상징합니다.
큰 눈은 우리를 평화롭게 바라보고 계시는데, 이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수난과 우리의 고통의 의미를
관조하라고 초대하시는 듯 합니다.
성모님의 오른 손은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생명의 길이신 그리스도” 이콘들의 전형적 특징입니다.
이 이콘에서는 그 생명의 길이 수난과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어린 그리스도를 부드럽게 떠받치고 있는 왼손은, 어려움의 순간에 당신께로 뛰어드는 사람은 누구나
성모님께서 위로해 주실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마의 별은 성모님의 동정성과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냅니다.
5. 색의 의미:
성모님께서는 짙은 파랑과 빨강의 옷을 입고 계십니다.
전통적으로 파란색은 하늘을 의미하며 신성을, 붉은 색은 수난의 색으로 인성을 상징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황금색과 녹색의 옷을 입고 계십니다.
금색은 신성(神性)의 상징이며, 녹색은 생명의 상징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이시며, 생명의 주인이시라는 의미입니다.
붉은색 허리띠는 수난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녹색 옷과 붉은 띠는 생명과 수난의 역설적인 결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천사들의 녹색과 붉은 옷도 이것의 상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콘의 전체적인 배경은 천국과 영원성, 부활의 상징인 금색으로 채색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겪으시겠지만, 마지막은 부활의 영광스러운 승리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6. 묵상:
이 이콘은 우리에게 삶의 고통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즉시 성모님의 품에 달려 들어야 합니다.
고통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이며 우리는 고통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눈은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고통을 피하려 하지 말아라.
다만 나와 함께 그 고통의 길을 통과해 나가자꾸나.
내가 너를 도와 주겠고, 너를 위로해 주겠다.”
이 이콘을 보며 기도하면서, 점차 예수님의 자리에 나 자신이 들어가서 성모님의 품 안에서 위로 받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성모님께서는 수난의 어머니이시고, 같은 이유로 위로의 어머니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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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ΜΡ ΘΥ 가 '하느님의 어머니' 라는 부분에서 의아해 하실까봐 말씀드리면,
'하느님의 어머니'(Theotokos)는 기원 후 431 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그리스도교 교회가 공동으로 채택한 칭호입니다. (지금은 가톨릭보다 동방교회에서 더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시 네스토리우스파가 그리스도 안에 인간적 위격이 신적 위격과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보았는데, 이 견해에 반박하여 '그리스도의 인성은 하느님 아들의 신적 위격 외에 다른 주체를 가지지 않는다'는 선언을 하면서,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불렀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466항)
성서적 근거는 루카 1,43에서 엘리사벳이 성령의 감도를 받아 성모님을 '내 주님의 어머니'라보 부른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495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