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지암리에서 가평으로 넘어가는 고갯길로 한참 차를 몰다 보면 이상원 미술
관이 있다. 몇 년 전부터 그 길을 지나가면 보였다. 내 기억으로는 한 번도 들어본
화가가 아니라서 '그리 이름이 난 화가는 아닌 것 같은데 이런 미술관을 설치하였
네' 하면서 지나치곤 하였다. 최근 방짝 친구가 한 번 들려볼 만하다는 말을 듣고
는 어제(8월 4일) 방짝과 부리나케 달려가 보았다. 노인들 입장료는 4천원이었다.
이상원은 1935년생으로 지금도 창작활동을 왕성히 하는 생존 작가였다. 고향이 춘
천이고 근래에 고향에 내려와 칩거하며 최근(2017 ~18년)에 그린 그의 작품들을
이상원미술관에 ' 歸土'라는 주제를 달아 전시를 하고 있었다. 올 8월 31까지란다.
그 이후는 전시 작품이 바뀔 모양이다. 엘리베이트 타고 올라가 4층 전시실부터 2
층까지 내려오며 작품감상을 하였다. 물감 재료로 황토를 곁들여 특이한 인상을 준
다. 6-25를 연상할 수 있는 철모, 군화, 배낭을 비롯하여 우리 주변이나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을 대상으로 그렸다. 문외한이 언뜻 보아도 대단한 그림이라
고 느껴진다. 극사실주의 작가란 명칭이 따라다닐 정도로 세밀화가 돋보인다. 그리
고 아니, 80이 넘은 노인이 2년 간 이리 많은 작품을 그릴 수 있나? 믿어지지가 않
는다. 大作도 여러 점이다.
그간 개인전도 많이 열었고 외국 미술관의 초대전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특히
4층에는 신문에 난 그의 이력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을 복사해 걸어 놓았다. 이미 초
등학교 4학년 때 동네 할아버지 초상화를 많이 그렸다는 내용을 비롯하여, 6.25 동
란 때 미군 병사를 시작으로 장교, 이름이 알려지면서 장성, 외교사절, 심지어는 외
국 대통령 초상화도 그릴 정도였다는 내용, 극장의 영화 간판 그리기가 직업이어 우
리에게 익숙한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극장 간판도 그가 그렸단다. 가정형
편으로 고 2에 학업을 중퇴하였고 대학의 미술 강의를 몰래 청강하기도 하고 돈이
모이자 사업에 손을 대기도 하였다는 등등의 내용이었다.
순수 예술 작품에 손을 대기는 40세 이후였고 본격적인 작품활동은 환갑도 넘은
62세 이후란다. 작품을 팔지 않는 작가란다. 미술관은 숙박 시설도 여럿 갖추어져
있어 생각보다 규모가 큰 영리 시설이었다
.
미술관 전면
전시 주제 '귀토'
이하 전시 작품 일부
섹스폰
처칠 초상화
바퀴
바퀴
군화
배낭
배추
무제('무제'라지만 추수 후의 논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짚 '주제로 그린 작품 중에서(새끼줄 태래임을 알아볼 수 있다.)
1층 휴게실
숙박시설
첫댓글 좋은 곳에 다녀오셨습니다...
언젠가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네, 좋았어요.
한 번 가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