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에 대한 나오미의 배려
[룻 3장]
[내용개요]
룻과 보아스의 극적인 만남을 기록한 전장에 이어 본장은 시어머니 나오미에 의해 룻과 보아스의 결혼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나오미는 며느리 룻에게 보리를 타작하는 날 보아스에게 찾아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하도록 요청하라고 명하였다(1-5절). 이에 룻은 나오미의 명령을 따라 옷을 단정히 하고 밤에 보아스의 발치 이불을 덮고 곁에 누웠다. 이것을 알게 된 보아스는 시어머니의 말에 순종하는 룻을 가상히 여기고 자신보다 가까운 친족 중에 기업 무를 자가 없다면 자신이 기업을 무르겠다고 약속하였다(6-13절). 보아스는 룻에게 양식을 주고 새벽에 사람들 몰래 집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룻에게서 모든 사실을 들은 나오미는 일이 성사될 때까지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도록 당부하였다(14-18절).
[강 해]
본문에는 룻과 보아스가 이제 서서히 부부가 되어 가는 과정을 소상하고 잔잔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하나님께서 순종적이고 자기 희생적인 한 여성에게, 어떤 방법으로 풍성한 축복을 베풀어 주시는가를 명확하고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이제 본문을 통해서 이방 여인 룻이 어떻게 그리스도의 축복된 계보에 들어오게 되는지 그 축복받는 과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순종적인 여인 룻
1) 시모가 룻에게 재가를 요구함
나오미는 룻에게 이제 안식할 처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곧 룻의 혼인(재혼)을 권면하는 말입니다.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어 타국에서 시모를 모시며 혼자 사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런 룻의 형편과 처지를 잘 아는 나오미는 룻이 재혼함이 마땅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참으로 젊은 여인이 혼자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경에서도 혼자된 젊은 여자가 시험과 유혹을 받으면서 평생을 사는 것보다는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아름다운 믿음 생활을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a. 젊은 과부의 재혼 촉구(딤전5:11-12)
b. 가정을 이룸(딤전5:14)
2) 룻이 보아스의 타작 마당으로 감
나오미는 룻에게 밤에 보아스의 타작 마당으로 가서 그의 발 아래 누우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부 관계를 가지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얼핏보면 참으로 부도덕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지시인 듯합니다. 더욱이 이방 여인인 룻에게 이런 고엘 제도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관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의 지시를 좇아 깨끗이 목욕하고 보아스의 타작 마당을 찾아갔습니다. 이처럼 룻은 순종적인 여인이었습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순종적인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a. 고엘 제도(신25:5-6)
b. 부모에게 순종하라(출20:12)
3) 보아스를 재홀 상대로 결심함
룻이 보아스를 재혼 상대로 결심한 데는 또 다른 순종적 면모가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 보아스는 나이 많은 늙은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룻은 매우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두 사람은 부부로서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상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룻은 다른 젊은 남성들을 재혼 상대로 택하지 않고, 시모 나오미의 말에 순종하여 나이 많은 남자 보아스를 재혼 상대로 택하였습니다. 이렇게 룻은 자기의 젊음과 욕정을 좇기보다는 시모의 말에 순종하여 배우자를 선택하는 순종적인 면모를 보여 주었습니다.
a. 육신의 정욕을 삼가라(갈5:16-17)
b. 부모가 배우자를 선택함(창24:4)
2. 철저히 율법을 지키는 보아스
1) 룻에게 축복을 빎
보아스는 자기 발치에 누워 있는 룻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제일 먼저 룻에게 축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룻의 지극한 효성을 이미 익히 알고 있던 그는 룻이 참으로 착한 여인이요, 신실한 여성임을 알았기에 먼저 그녀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빌어 주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누구를 만나든지 먼저 하나님의 평안과 축복을 빌어 줌이 마땅합니다.
a. 축복을 빌(마10:12-13)
b. 그리스도의 평안(요14:27)
2) 더 가까운 친족에게 권리를 양도함
보아스는 룻의 청혼을 받고는 그 권리를 자기보다 더 가까운 친족에게 양도하였습니다. 사실 고엘 권리는 죽은 남편에게 가장 가까운 형제나 친족에게 있었습니다. 이런 율법을 익히 잘 알고 있는 보아스는 마땅히 다른 친족이 이 권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보아스는 자기 욕심보다는 하나님의 법을 우선시하는 신실한 사람이었습니다.
a. 율법에 순종함(수1:7-8)
b.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말씀(딤후3:16)
3) 룻의 남편이 될 것을 약속함
보아스는 일단 자기보다 더 가까운 친족에게 고엘 권리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그 권리를 회피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만약 가까운 친족이 이 권리를 포기하면 자신이 고엘 권리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룻의 남편이 되어, 룻의 시아버지 엘리멜렉의 가문을 이어 주겠노라고 약속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보아스는 율법에 해박하였고,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 이행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우리 성도들도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에 정확한 지식을 가져야 하며, 나아가 그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할 줄 아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a. 올바른 신앙 지식을 갖자(호6:3)
b. 말씀에 순종하자(시1:2)
3.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나오미와 룻
1) 하나님의 때를 기다림
밤중에 보아스의 타작 마당을 다녀온 룻은 자초지종을 시모에게 말씀 드렸습니다. 이때 나오미는 룻에게 보아스가 청혼을 받아들이고 이행하기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결국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까지 잠잠히 기다리라는 신앙적 교훈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우리들은 너무 성급하여 하나님의 뜻이 성취되기까지 인내하는 믿음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여기 본문은 하나님에는 반드시 때가 있고, 성도들은 이때까지 잠잠히 기다리는 신앙 훈련이 요구됨을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a. 하나님의 때(전3:1)
b.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라(약5:7)
2) 계속해서 이삭을 주음
룻은 보아스와의 이런 일이 있은 후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까지 계속해서 이삭을 주우며, 시모를 봉양하였습니다. 모든 일이 이루기까지 잠잠히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일이 이루기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사에 최선을 다함이 마땅합니다. 옛날 데살로니가 교인들은 재림을 기다리며, 일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다 사도 바울의 꾸중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이 주신 자기 일상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a. 열심히 일하라(시126:5-6)
b. 게으른 성도(살후3:11)
결론
시모를 따라 타국 이스라엘로 온 룻은 보아스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부부의 인연을 갖기에 이르렀습니다. 참으로 혼자 몸으로 이삭을 주워 시모를 봉양하던 룻에게 하나님의 축복의 손길이 임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부모에게 열심히 효성을 다하는 자를 하나님은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며 그와 항상 함께 해 주십니다.
[단어해설]
1절. 안식할 곳. 원어 <j'/nm;:마노아흐>는 '쉼터, 안식처'를 가리키며 '쉬다, 정착하다'를 뜻하는 동사 <j'Wn:누아흐>에서 유래 보통 여자가 안심하고 생활 할 수 있는 가정을 의미.
10절. 내 딸아.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권력이 높은 바람 이 젊은 여자에게 부르는 호칭.
11절. 현숙한 여자. '현숙한'을 뜻하는 형용사 <lyIj':하일>은 '강한, 용감한, 능력 있는'을 의미. 따라서 '현숙한 여자'란 몸과 마음이 모두 튼튼한 여성을 가리킴.
13절. 여호와의 사심으로. 히브리인들이 어떤 약속을 행할 때 사용하는 말. 약속에 대한 굳은 의지를 표현하기 위하여 사용함.
15절. 겉옷. 원어 <tj'P'f]mi:미테라하트>는 '앞치마, 보자기, 외투, 수건' 등 여러 가지 의미를 가리킴.
18절. 앉아 있으라. 모든 일을 마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 즉 나오미가 자신의 행한 일에 대한 하나님의 결정을 겸손히 의탁하는 것을 보여 줌.
[신학주제]
기업 무를 자. 본장에서 룻이 밤중에 모르는 남자의 이불 속에 들어 간 사건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렵고 룻의 도덕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당시의 이스라엘 관습에서 볼 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기업 무르는 관습 때문이다. 기업 무르는 관습은 어떤 사람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형제나 가까운 사람이 대신 해결해 주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관습은 특별히 두 가지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데, 첫째는 경제적 이유로 토지를 상실하였을 때 이를 찾아 주어야 한다. 둘째는 역시 경제적 이유로 종이 되었을 때 값을 치르고 자유인이 되게 하여야 한다. 본장에서 나오미가 룻으로 하여금 보아스에게 가게 한 것도 보아스가 엘리멜렉의 친족이었으므로 기업 무를 자의 의무를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며느리 룻을 보아스에게 출가시킴으로써 보아스로 하여금 엘리멜렉의 기 업을 잇게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한편 본장의 사건은 구속사에서 모든 인간을 위해 기업 무를 자로 오신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하고 있다. 모든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죄의 종이 되었다(참조, 롬6:16). 그래서 예수는 친히 기업 무를 자가 되셔서 자신의 생명을 구속의 속전으로 지불하시고 인간들을 죄의 종 노릇에서 해방시키셨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 무를 자가 잃었던 토지를 되찾아 주듯이 잃어버린 낙원을 회복하고 하늘나라를 자기 백성에게 주실 것이다.
[영적교훈]
룻과 보아스가 만나고 메시야의 조상이 된 것은 물론 하나님의 은혜 였지만 두 사람이 가지고 있던 덕스럽고 모범적인 성품 때문이기도 하였다. 모르는 남자의 이불 속에 들어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룻은 시어머니의 말에 순종하였다. 또한 보아스도 그런 룻의 행위를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바른 성품과 성실한 삶의 태도를 가진 자를 통해 뜻을 이루시고 축복하신다는 것을 교훈해 준다. 오늘날 성도 들 중에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남을 미워하고 다툼을 일으키며 권리만 주장하고 해야 할 일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며 결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하는 신앙 생활만이 아니라 일상의 삶 속에서도 사랑을 베풀고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