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주제도 없고 특별히 구속할 형식도 없고 모임이 의례 거쳐야 되는 행사 같은 것은 더더군다나 없을 듯합니다.
고향길 모임을 처음 어떻게 계획하게 되었는지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것도 아니었고 연간 사업계획에 있었던것도 아니었고 만날때마다 초등학교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렵게 추위와 싸워가면서 더위에 지쳐서 때로는 산으로 들로 싸돌아다니던 학교와 집까지 연결해 주는 수많은 기억들이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보았으면 하는 기대감으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남육회 카페가 생기면서 서리이야기가 카페를 뜨겁게 달구었고 봉무정 나루터와 파진산이 등장하면서 매일매일 등교할때마다 보아왔던 산이었는데 한번도 올라가본적이 없었던 파진산 초등학교 교가에도 나오는 파진산 전우치 선생이 수련을 하였다는 파진산
언젠가 하얀 한복을 입은 사람이 바람처럼 파진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았다는 친구들의 기억들이 스믈스믈 기어나오면서 이번에는 기필코 파진산을 올라보아야 되겠다는 욕망이 생기지 않았을까 합니다.
소풍을 갈 때면 의례 부여 부소산 아니면 강경 채운산이었읍니다, 우리 남산 19회 이전 선배들은 파진산에도 종종 소풍을 갔었는데 누군가 파진산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장애인이 된 이후 파진산에 소풍을 가지 못하게 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전설도 회자 되기는 했지만 아뫃튼 파진산에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한을 이번에 풀수 있게 되었읍니다.
정말 파진산 아래 금강에 이무기가 살고 있는지도 확인해 보아야 겠읍니다.
항상 파진산만 바라보고 걸었는데 이제는 파진산에서 동넥이 행길에 책보를 메고 떼지어 어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게 되었읍니다. 오래된 기록영화처럼 남루한 모습에 얼굴에는 버짐이 있고 머리에는 도장병과 부스럼이 번진 까가머리 남학생들과 단발머리에 검정고무신을 신고 어깨에는 책보를 둘러맨 아이들에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시간만 있다면 직접 옛날에 다녔던 길을 한번씩 다 걸어보고 싶읍니다. 사산리에서 행길을 따라 파잔산 옆으로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자운영 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논뚝길 꽃 밭에 누어 잠이나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남산 동네 초입 오른쪽 밭에서 참외 따먹다 들켜 한동안 못다니던 행길도 둘러보고 산저루에서 나와 뒷골로 해서 절골로 해서 산고개를 넘어 하왕리 용년이네 집뒤로 다니던 산길 ! 먹거리가 많았지요 봄에는 잔대 도라지, 찔래순, 뻬비,산새알 훔처먹고 초여름에는 멍석딸기가 얼마나 많았던지 오디는 또 얼마나 달았고, 가을이되면 아그베도 있고 멍가도 있고 돌배나무도 홍시도 있고 산밤은 엄청 달았었는데 지금도 그런것들이 있을런지 한번 걸어보고 싶은 길들입니다.
혼자서 가는 길이 아니고 그 때 그시절 같은 한 시대를 산 친구들이 함께 할수 있어 더욱 풍요로운 하루가 될수 있을 듯 합니다.
2011. 5. 12 구본중
첫댓글 나는 그래도 고향에 부모님이 생전에 계시기 때문에 어느땐 한달에 두세번씩 갈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 옛날 추억을 같이 얘기 할만한 친구가 없다는게 항상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모처럼 어릴적 친구들과 다 함께 고향을 찾아간다고 생각하니 자주 다니는 고향길이지만 벌써 부터 마음이 설레입니다.
성묘 때나 혼자 들르는 고향을 여러 친구들과 같이 다녀올 수 있으니 무척 설렙니다^^* 역시 고향도 수많은 추억을 함께 간직한 친구들과 같이 가야 옛 정감이 더 살아날 것 같습니다.
미련에 끈을 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년이후 정말 할일이 없어 어쩔수 없이 낙향을 하거나 하지 않으면 가고는 싶지만 스스로 고향으로 찾아들어가기는 어렵읍니다, 5월말로 정년이 됩니다. 이미 다른곳에 터를 잡아 시골에서의 삶은 접었지만 마음만은 항상 언제나 시골에 가 있읍니다. 부모님 살아계실때 자주 찾아 뵐수 있어 좋으시겠읍니다,
내 정서의 가장 밑바닥이 고향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이니, 고향은 자나깨나 잊을 수 없는 곳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던 시절과 그 이후에 찾는 고향의 모습이 가슴 속에 확연히 다르게 다가옵니다만, 이런 기회라도 자주 만들어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40여년 의세월이멈춘것 같습니다 8-9세때 겨울 동내기 앞을지나노라면 북풍을 안고 힘들게 등하교 하던 시절 얼은땅 녹으면 고무신 이들러부터 안떨어지던 시절 그때그시절을 생각하며 친구들과 함께 걸읍시다 일정이 빡빡하여 옜길은 다못들러 보드라도 파진산과 봉정리 나루터는 꼭가고싶습니다
언젠가 꼭 한번만이라도 봉무정이 나루를 건너 파진산에 가보았으면 했읍니다, 앞으로 4대강 사업이 마무리 되면 봉무정 나루터가 재현될지 누가 알겠읍니까 봉무정 나루터에 얽힌 사연이 어 찌 친구뿐이겠읍니까 강경으로 통학을 하던 남산 북고리 친구들한테도 잊지못할 곳인줄 압니다.
독담불 뒷산에서 봉무정 나루터를 오가는 황포돛대 나룻배를 내려다 보고, 파진산과 봉정리 뚝방 길에서 고향의 모습을 바라보았던 지난 날의 체험이 생각나는군요^^* 소나무 향기가 반기는 파진산과 금강물이 반짝이는 봉정리 나루터, 뚝방 길이 눈 앞에 다가오는 듯 합니다^^*
여기 올라오는 글들을 죽 읽다 보니 벌써 내마음은 파진산 정상에 올라온 기분입니다. 파진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고향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집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이번 고향방문 때 파진산에는 꼭 올라가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