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결혼 못한다~ 춘하추동 시도 때도 없이 이름 석자만 알면 날아들던 결혼 청첩이 근년에는 뜸하다. 친구들의 연령대가 자식들의 혼기는 지났고 사회생활에서 그만치 멀어졌다는 서운함 마저 든다 들려오기를 친구의 딸이 늦 은 나이에 결혼을 한단다. 신부는 일본유학을 마치고 박사 학위를 받은 재원이며 그곳 일본에서 대학 교 수로 임명받은 현직교수다. 신랑은 일본인으로 역시 대학교수로서 국경을 넘어 사랑에 빠졌다. 신부의 부 친은 깔끔하고 야무진 성격이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호걸이었다.
자가치요의 진단이 내려 집으로 병 문안 갔더니 혼미 상태에서도 '아우 왔나' 하고 농을 하는 여유를 보이 든 친구였는데 모든 것 다 버리고 훌훌 구천을 나른 지 2년여.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일본인하고 혼인 못한다"...... 우리가 일제시대에 얼마나 학대를 받았는데 내 딸을 시집 보내겠나? 신부 아비의 고집으 로 신랑 신부는 청춘을 다 사위고 이제 느지막이 결혼식을 올리니 그 고집 또한 아비만 못지 않다. 친구가 살았으면 왁자지껄 떼지어 몰려갔을 터인데, 서울의 모 호텔 예식부에서 식을 올리고 양가의 가족만 참여 하며 버스도 소형을 대절하고 식사는 1인당 7만원 짜리란다. 달랑 5만원 봉투 들고 버스 타고 가자니 그렇 고 예식 후에 축의금만 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청첩장 남발 시대는 사라지고 가족과 친척 들 만의 축하를 받는 오붓한 결혼풍토가 조성 되는가보다. 지하의 친구여! 이제는 세계화로 국제결혼은 일반화 되였다네. 친구여 애국충정 잊지 않으니 허나 ........자네 의 고집을 공경하느라 자식들 아까운 청춘 다 사라져 버리고, 자네가 지극히 사랑하던 딸이 이국 땅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고달프겠나? 기왕에 맺은 인연 앞길이나 툭 트이도록 도와주게나. 우리도 그런 기원을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네. ~받은 글~ https://cafe.daum.net/navy-radio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