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옥나무수도원도서관 소임집중의 날
어젯밤, 야심차게 두유를 만들어 볼 요량으로, 검은콩을 불려놓았어요.
메주콩과는 달리 푹 삶아도 된다고, 콩삶기도 까다롭지 않다하기에, 그리고 의외로 두유만들기 쉽다는 말에 용기백배하여 냄비에 불을 켭니다. 푹 삶아 믹서기에 윙~~, 아, 소금 넣고 다시 윙~~. 따끈한 두유 완성! 숟가락으로 한술 떠먹었는데, 두유맛이 가득합니다. 하하. 두유한병, 고구마삶아 들고 배움터로 갑니다.
아침명상에 온 식구들과 둘러 앉아 명상하고 차담을 나눕니다. 두더지와 선생님은 데이트하신다며 어디론가 총총 가시고.
오늘도 배움터 나무를 손질하시는 분들이 오셨어요. 후마가 시원한 냉커피를 며칠째 챙겨오고, 오늘은 향원이 달걀을 구워와서 새참거리로 드립니다.
언연은 어제부터 교재교구구입을 위한 공인인증서발급으로 이것저것 챙기고, 주제도서 수서하기 위해 기브스한 손으로 독수리타법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네요. 그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또 ~~.
[낮살림]
도서관일꾼들은 10시 30분 낮살림을 시작합니다. 2학기가 되니 마을인생학교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네요.
쇠날 10시에도 면담방문이 있구요. 자잘한 고민들이 거침없이 오가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11시 30분 밥모심시간을 생각해서 다음부터는 10시에 시작하기로 합니다.
점심밥모심, 어머니밥상으로 김.떡.순입니다.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우리 배움터 어머니밥상이지요.
[청년들과 두더지 대화?]
하늘친구방에서 두더지와 청년일꾼들, 승희언니, 일평, 지영언니가 관옥선생님과 대화시간을 가집니다. 청년들은 물날, 나무날, 쇠날 이렇게 두더지와 대화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합니다.
[맞이모임]
12시 50분, 승희언니, 빛나는, 민들레, 거북이 그리고 한쪽 발목에 정형외과 신발을 신고 나타나신 미나샘까지 여태까지 맞이모임중 최대인원이 모였어요. 어제에 이어 <한살림선언>을 읽어갑니다.
‘엔트로피, 생명은 ‘자라는 것’이고 기계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계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자만, 생명은 자기조직화하는 힘을 갖고 있다. 즉 생명은 생성하는 과정 그 자체이다. 생명은 부분의 유기적 ‘전체’이고 기계는 부품의 획일적 ‘집합’이다.
생명은 부분이면서 전체이고 전체이면서 부분이다. 이 상반된 두 경향은 상보적인 것으로서 균형을 유지하며 이 균형은 정태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것이다.‘
미나샘이 엔트로피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이해를 도와주시네요. 이렇게 모여서 맞이모임을 하다보면 점점 박맹수선생님의 길, 동학과 생명의 길을 이해하게 될까요? 요즘 저는 <생명의 눈으로 보는 동학>으로 박맹수선생님과 즐겁게 만나고 있어요. 내일도 12시 50분에 만납니다.
[마을인생학교공부]
오늘은 ‘10대들의 욕구’에 관한 부분을 읽습니다. 욕구라는 것은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요? 지금 내게는 어떤 욕구가 있나 싶네요. 그리고 ‘리듬’이라는 말이 맴돕니다. 일상을 자연스런 흐름으로 이어갈 때 생겨나는 ‘리듬’, 지금 내게 그 리듬이라는 것이 있는가? 오늘은 승희언니도 함께 합니다.
[4시 배움터일꾼 마무리]
마무리시간은 몸과 마음을 잠시 멈추게 하고, 하루의 시작을 생각하게 합니다. ‘주어지는 대로 살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서로 나눕니다. ‘내일은 걷기명상을 운동장에서 잔디밭을 가꾸기로 합니다.’ ‘우리 동무들이 밟고 다니기에는 아직 잔디밭이 준비되지 않았어요. 조금 더 기다려 주세요.’
[사랑어린 연극]
7시 어른동무들이 모였어요. 지난 여름방학 보낸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해 마무리연극으로 한 에피소드를 (확정은 아니지만) 정합니다. 다음 주에 더 이야기를 나누기로 합니다.
마을인생의 한 동무가 말합니다. 모임 시작할 때는 “엑스트라라도~” 였는데 마무리할때는 “주연은 아니고 조연~”
모두들 환하게 웃었어요.
우리 상직선생님이 달라졌어요. 어떻게요? 글쎄, 말로 하기는 쫌. 하하!
[우정과 환대]
오후에는 관옥선생님을 뵈러 박아무개께서 오셨어요. 도서관 안으로 들어오시지 않고 현관입구에 앉아 담소를 나누시네요. 물 한잔 들고 나갔더니 관옥선생님께서 “여기가 제일 시원해.”하십니다. 직접 만든 빵과 도시락을 가져 오셔서 잘 나누어 먹었습니다.
저녁밥모심하고 해질 무렵, 노월 전망대 근처로 나갔어요. 드러난 갯벌에는 노을빛이 가득하고 짱뚱어들과 게들도 신났어요. 고마운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