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이
코스모스 벗
코스모스
Cosmos
코스모스란 그리스어의 코스모스(kosmos)에서
유래하였는데, 이 식물로 장식한다는 뜻이다.
그리스어로 질서 를 의미하며 혼돈 을 의미하는
카오스의 반대어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주위 만물이 조화롭게, 질서
있게 어울리는 상태를 관념적인 우주로 생각했,
기에 곧 우주를 지칭하는 단어가 되기도 했다.
식물 코스모스도 이 단어에서 따온 명칭이다.
멕시코가 원산지이며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다.
코스모스의 꽃말은 ‘소녀의 순정’ 가을바람에
한들거리는 모습이 소녀가 가을바람에 수줍음을
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유래되었다고 한다.
신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제일 처음
만든 꽃으로,
처음 만들다보니 모양과 색을
요리조리 다르게만들어 보다가 지금의 하늘하늘하고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코스모스가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가수 김상희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 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같은 마음으로 노래 합니다
길어진 마음이 이슬에 맺혀서
찬 바람 싫어서 꽃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 갑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 바람 싫어서 꽃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어 있는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 갑니다
걸어 갑니다 걸어 갑니다 걸어 갑니다.
코스모스 시
코스모스 / 권달웅
자동차만 달린다
아무도 손 흔들지 않는다
저들끼리 손을 흔든다
저만치 무리를 이루고
군중 속의 고독이 되어
채플린의 감춘 눈물처럼
가을 햇살에 흔들리고 있다
아득히 먼 소실점 끝으로 사라지는
사람들의 슬픈 음영처럼
쓸쓸한 길가에서 저들끼리
흔들리며 웃고 있다
코스모스 / 고영
억지로 등 떠밀려
엉거주춤 길 나서는 고향집 앞
몇 올 남은
물 빠진 꽃잎마저 다 떼어주고
앙상한 손 흔드는
외줄 꽃대
어여 가, 어여!
무거운 발길 보채면서도
행여 소식 끓을까
어머닌 연신 손을 귀에 대고
전화 받는 시늉을 한다
자꾸만
뒤돌아보는
아련히
먼 꽃
코스모스 / 배창환
그래, 나도 단 한 번은
네 곁으로 갈 수 있을까?
주먹눈 빤히 올려 뜨고
빠알갛게 까르르 웃어대던 놈
언제나 넌 흔들리고만 있었고
아무리 다가서도 닿을 수 없었던,
정말이지 난 너를
마구 지워버리고 싶었다!
언제나 그 앞에선
무장해제 당하고
돌아서면 내 깊은 상처 속에
아프게 살아 깨어나던
꽃, 그 시절 내 어린 애인의
고운 넋이여
오늘은 저 깊은 가을하늘 말간 능선으로
둥둥 떠가는 무수한 그리움……
코스모스 영가(靈歌) / 신달자
참 느긋한 종말 본다
가을 깊은 만해마을 도로변
누렇게 말라 종말 고하는 잡풀들 본다
푸르렀던 그 자리 그대로 누워
아무런 불평도 없이 고스란히 자연 속으로 스며 가는
저 유순한 헌납
저것들도 부르는 곳이 있을까
아무 미련 없이 어딘가로 가고 있는 모습 편안하다
자기 행색에 한마디 변명도 없이 스러지는 종말을 아래로 두고
깔깔 웃으며 깜찍한 허리를 비트는 코스모스 무리들
나는 뒤 풍경을 꽉 잡고 있는
소나무들의 기쁨조라고 얕보며 지나치는데
그것이 아니다 그곳 지나와 서울쯤에 다다라서
나는 알았다
저 고요히 목숨 사그라지는
저항 없이 느긋한 영면(永眠)
보잘것없는 잡풀들의 종말에
위로의 영가를 부르고 있었다는 것을
코스모스 영가.
코스모스 꽃밭 / 도종환
코스모스 꽃길을 걸으면 나는
코스모스꽃보다 더 설레인다
연분홍 꽃잎 빛깔로 얼굴 붉어진
열일곱짜리 제자들과 팔짱을 끼고
출렁이며 꽃밭에 들어서던
갓 대학을 졸업한 스물몇 살의
젊은 국어선생이던 내가 떠오른다
코스모스 꽃길에 들어서면
나는 코스모스꽃보다 더 엷은 꽃이 된다
순박한 빛깔 꾸미지 않은 수수한 향기의
이런 꽃들이 가득가득 피어 있는
교실에 들어서면
나는 다시 스물몇 살의 선생이 되어
꽃밭에 서 있는 착각을 하곤 한다
큰길 가엔 코스모스 사라진 지 오래여서 그런지
설렘을 잊은 지 오래인 삶 때문에 그런지
코스모스 꽃길에 서면 / 이대흠
코스모스 꽃길에 서면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된다
저렇게 저마다 꽃을 피워 내면서도
꽃들은 다른 꽃을 다치게 하는 법이 없다
꽃 피운다는 게 누군가를 밟고서
올라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꽃들은 이미 알기 때문이다
하늘하늘 흔들리는
코스모스 꽃길이 아름다운 것은
꽃과 더불어 잎도 줄기도
기쁘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때 쯤 하늘은 한 뼘 더 높아진다
제 그늘은 한사코 간직하면서
꽃은 그늘 아래 움츠리지 않는다
코스모스를 노래함 / 오규원
거리에서, 술집 뒷골목에서, 그리고 들판에서
가을은 우리를 역사 앞에 세운다.
거리에서 가을은 느닷없이 1906년 2월 1일, 일본이 한국통감부를 설치한 일을 아느냐고 묻는다. 술집 뒷골목에서 조금씩 비틀거리는 내 앞을 가로막고 1960년 4월 25일에 대학교수단 데모가 있었다고 말한다.
1960년 5월 29일에는 이 승만 전 대통령이 하와이로 망명하고, 1910년 6월 24일에는 구한국이 일본에 경찰권을 이양, 1885년 10월 8일에는 일본인이 민비를 살해, 1905년 11월 4일에는 민 영환이 자살, 1947년 12월 22일에는 김구가 남한 군정 반대 성명을 발표했는데,
다시 보라고 하는구나. 이런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한 자질구레하기만한 우리의 집 뒤와 골목에서, 느닷없이 또는 고통스럽게 죽어가야만 했던 사람들이 걸어간 발자국을 되살려 놓고 우리들이 잊을까봐 저기 저렇게 가을이 해마다 보여주는, 죽어가야만 했던 사람들의 찢어진 옷이며 살점이며 피, 핏방울……
추분의 코스모스를 노래함 / 김명인
길섶에 뿌려놓은 코스모스 여름 내내
초록줄기를 뻗더니
길가에 추분의 꽃대들을 잔뜩 세웠다
아침나절에 내려놓는 햇살 제법 선선해졌지만
아직도 한 무더기 무더위가 짓누르는 한낮,
코스모스가 이룩한 생산은 수백수천
꽃송이를 일시에 피워낸 것인데
오늘은 우주의 깃털바람 그 꽃밭에다
하늘하늘 투명한 햇살의 율동 가득 풀어놓고 있다
알맞게 온 색색의 꽃잎들이 결을 맞춘다
새털처럼 가벼워진 지구가
코스모스 잎잎 위에서 저마다의 이륙을 준비한다
[ 타 문헌 문서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