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씀드린 **‘고정사업장 없는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과세할 것인가’**라는 국제조세의 고차방정식을 현실에서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대목**을 짚으셨습니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는 현재 글로벌 웹3 생태계에서 단순한 디파이(DeFi) 프로젝트를 넘어, 전통적인 세법의 틀을 가장 전방위적으로 흔들고 있는 핵심 사례입니다.
세무 전문가의 시각에서 이 프로토콜이 왜 국제조세와 실무 관점에서 정밀 분석 대상이 되는지, 그 핵심 아키텍처와 과세 쟁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 1. 하이퍼리퀴드의 위상 (2026년 현재)
하이퍼리퀴드는 자체 Layer-1 앱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된 **탈중앙화 선물 거래소(DEX Perp)**입니다.
* **시장 지배력:**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방식 대신 중앙화 거래소(CEX)와 유사한 고성능 오더북(Order-book) 모델을 구현하여, 현재 **글로벌 탈중앙화 선물 거래량의 40% 이상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하루 거래대금만 수십억 달러에 달해 바이낸스 같은 대형 CEX를 위협하는 수준입니다.
* **자체 토큰 ($HYPE):** 지난 2024년 말 역대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에어드롭을 시작으로, 현재는 **개당 60달러 선, 전체 시가총액이 150억 달러(약 20조 원) 내외**를 넘나들며 글로벌 시총 톱 15~20위권에 안착했습니다.
## 2. 세무사 시각에서 본 '하이퍼리퀴드'의 3대 과세 난제
하이퍼리퀴드는 기존 디지털 자산과 달리 **"VC(벤처캐피탈) 자금 없음, 거대 수수료 매출의 소각, 기관 스테이킹"**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집니다. 이 점이 국세청과 세무 대리인에게 새로운 숙제를 던집니다.
### ① 고정사업장 없는 '거대 매출'의 귀속 주체는 누구인가?
하이퍼리퀴드는 매일 수백만 달러의 트랜잭션 수수료 매출을 올립니다. 그런데 이 매출은 특정 법인의 계좌로 들어가지 않고, 프로토콜 자체의 **'수수료 소각(Fee Burn) 메커니즘'**을 통해 $HYPE 토큰의 공급량을 줄이는 데 사용되거나 생태계에 재분배됩니다.
* **과세 난제:** 실질적으로 가치가 발생하고 분배되지만, 전통적인 법인세법상 '매출의 귀속 주체'나 '원천지'를 지정하기 어렵습니다. 핵심 개발사인 하이퍼리퀴드 랩스(Hyperliquid Labs)의 기여분 토큰은 2027~2028년까지 락업(Lock-up)되어 있어, 당장 실현된 법인 소득으로 보아 과세하기도 모호합니다.
### ② 무상 에어드롭(Airdrop)의 소득세 및 증여세 포착 문제
하이퍼리퀴드는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한 초기 사용자 10만 명에게 VC 몫 없이 거래소 지분의 개념인 $HYPE 토큰을 무상 배분했습니다. 당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상당의 자산을 에어드롭받은 국내 투자자들이 속출했습니다.
* **과세 난제:** 소득세법상 이를 '기타소득'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무상 이전에 따른 증여세'로 볼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특히 가상자산 소득과세 유예 및 규정 미비 상황에서 이 거액의 에어드롭 자산이 국내 제도권 계좌로 환전되어 들어올 때, 국세청의 자금출처조사 소명 압박에 직면하게 됩니다.
### ③ 제도권 기관(Bitwise 등)의 스테이킹 참여와 원천징수
최근 비트와이즈(Bitwise) 같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1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HYPE 토큰을 네트워크 검증(Staking)에 예치하는 등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습니다.
* **과세 난제:** 국내 법인이나 고액 자산가가 하이퍼리퀴드 노드에 스테이킹하여 2~3%대의 검증 보상을 지속적으로 수령할 때, 이를 '해외에서 발생한 금융소득'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사업소득'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세율과 원천징수 의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세무 실무를 위한 시사점:**
> 하이퍼리퀴드는 앞서 논의한 **‘거주지국 과세론’**의 가장 강력한 시험대입니다. 국세청은 개별 트랜잭션을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CARF(가상자산 정보교환 프레임워크)**를 통해 국내 거주자가 하이퍼리퀴드에서 개인 지갑으로 $HYPE나 USDC를 유입·유출하는 '온앤오프 램프(On-Off Ramp, 거래소 입출금)' 통로를 집중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과세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