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성탄축하 ㅡ
[ 윤현민 사도요한신부님 강론 ]
방이 없습니다.
그분이 오셨는데 방이 없습니다. 이기와 탐욕, 시기와 질투 혐오만 가득한 진영논리로 배출된
이 세대에
안타깝게도
그분이 오셨는데 방이 없습니다.
그러한 방이 없는 가운데 그분께서 누울 곳은
마구간의 말구유입니다.
그럼에도 오셨습니다.
방이 없는데도
찬바람이 불고
악취가 풍기며
벌레들이 돌아다니는
누추한 마구간에
구세주로 오셨습니다.
비단 그분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내 모는 것뿐만이 아닌.
그분의 오심에 조차도
방 한 칸 되어주지 않은
우리에게
그럼에도
그분은 꼿꼿이 오셨습니다.
오시어 사랑이 되어주셨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성탄이 기쁜 이유는
사랑, 그 내어주시는 사랑이
우리 가운데 함께 하시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그 사랑을 아는 저희만큼은
그분께 방을 내어 드려야 하겠습니다.
이기와 타협 시기와 질투를 혐오하는
진영에서 걷어내야겠습니다.
한 해 두 해 흐릿해지는
이 성탄에 대한 설렘을
다시금 찾아내야 하겠습니다.
그분이 오셨는데 방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오셨기에
그분이 오신 자리가
따뜻한 밤이 되었습니다.
그 크신 사랑 덕분에
오늘 성탄의 밤도
기쁠 수 있겠지요.
진심으로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