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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이 연말 화제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이 150만 명이 훌쩍 넘었다. 영화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의 자화상이다.
'덕수'(황정민 분)는 그리 하고 싶었던 공부였지만 동생을 위해, 가족을 위해 포기하고 독일 탄광부로 돈 벌러 가야 했고, 월남전에 목숨 건 용역군납 일을 감행하면서 다리마저 잃는다. 그는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한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6·25 전쟁, 흥남철수 작전과 부산 피란민촌, 1960∼70년대의 서독 탄광과 베트남 전장(戰場) 등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아버지는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서, 힘든 풍파를 겪은 게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라서 참 다행이라꼬...” 한국 근현대사를 있게 한 우리들 아버지 마음이 대부분 그러했으리라.
영화의 주된 배경은 국제시장이다. 1950년부터 1980년까지 국제시장의 시대별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기장군에 대규모 세트를 건설해 당시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국제시장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피란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전시 물자를 팔아 생계를 꾸려나가던 상인들이 지금의 국제시장 자리를 장터로 삼으면서 형성된 국제시장 혹은 깡통시장은 '사람 빼고 다 외제'라는 말이 돌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 맥락을 이어온 부평야시장은 부산시민들에겐 향수를, 관광객들에겐 이색적인 체험의 명소가 되고 있다.
'국제시장'은 1,145만 관객 동원한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만들었다. 윤제균 감독은 '국제시장'에 대해 “가난하고 힘들었던 그 시절, 당신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 온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만든 영화”라고 했다. 그리고 주요 배경으로 삼은 '국제시장'을 “과거 피란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현재까지 서민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일상의 소박한 꿈과 희망이 움트는 공간”이라 했다.
영화의 시작인 흥남철수는 '굳세어라 금순아'의 애환을 그대로 보여준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흥남부두를 통해 1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이주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메러디스 빅토리'호에만 1만4천여 명의 피란민을 태웠다. 현재 KNN월석아트홀에서 전시 중인 퓰리처상 수상작 '한국특별전'에서도 생생하게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영화와 사진전 비교관람은 이색적인 체험이 될 것이다.
1983년 6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배경음악으로 대대적인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시작되었다. '국제시장'의 '덕수' 역시 이산가족 찾기 방송에 흥남철수 때 헤어진 아버지와 여동생 '막순'을 찾아 나선다. 이산가족 찾기는 지금도 대놓고 울게 하는 우리 역사의 깊은 흉터다. 잃어버린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올해 우리의 가슴에 적잖은 화인을 남긴 화두이기도 하다. 연말 '국제시장'을 보며 울고 웃는 가운데 가족 사랑과 송년의 의미는 절로 갈무리된다.
출처 : 부산시 인터넷 신문
첫댓글 국제시장 영화덕에 국제시장이 더 부쩍거리더군요 부산인으로써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