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에 대하여!
2025년 2월 12일은 정월 대보름입니다.
꽁꽁 언 대지는 아직도 적막한데 하얀 생명의 새싹들은 이미
동토에서 얼음을 깨부수고 기지개를 켜고 있는 듯합니다.
중국은 좀생이별을 보고 농사를 짓고,
한국은 달을 보고 농사를 지었습니다.
설날은 가족적인 명절이라면
대보름은 마을공동체의 풍년을 기원하는 날입니다.
음력 14일(양력 2월 11일)은 저녁밥 일찍 먹는 날입니다.
밥 아홉 그릇 먹고 아홉 차례 행하는 날입니다.
남자는 나무 아홉 차례
부인은 빨래 아홉 차례
학생은 책 아홉 차례 읽고
세 성 바지 집밥을 먹어야 좋다고 합니다.
이날은 부잣집의 흙을 파다가
내 집 부엌을 바르면 나도 부자가 된답니다.
이외도 많은 것이 있습니다만 그 대략만 알려드립니다.
정월 보름날은 뭐니 뭐니 해도 귀밝이술입니다.
아침에 찬 청주를 드시는 것입니다.
좋은 소리를 많이 들으라는 의미입니다.
오곡밥을 먹고, 생선과 두부를 먹어야 얼굴에 버짐이 안 생기고,
김치를 먹으면 몸에 두드러기 생기고,
보름날은 마당을 쓸지 않는데, 만약 쓸 일이 생기면
바깥에서 안으로 썰어야 하고,
빨래도 하지 않는 날입니다.
보름 전에 쌀을 집 밖으로 반출하면 복이 나간답니다.
달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이며, 출산력을 가졌다 해서
달을 보고 소원을 빌면 효험이 있습니다.
특히 출산에 특별한 효험이 있다고 합니다.
정월 열 여셋날을 귀신의 날입니다.
달나라를 여행하는 시대에 귀신이라니 하시겠지만
우리 민족은 갑오경장 이전까지는 임금이나 고을 사또가
민간을 지배한 것이 아니라 무당이 민간을 지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에는 가장 카리스마적이고
가장 큰 지도자가 무당이었답니다.
이날은 귀신이 동하는 날이라,
남녀를 막론하고 외출을 삼갑니다.
만약 남자가 외출하면 우환이 생기고,
여성이 외출하면 이승에서 과부가 안 되면 저승에서 과부가 된답니다.
ㅎㅎㅎ~~~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정월 대보름날을 다른 말로 오기일(烏忌日)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찰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제사 지내는 날이라는 뜻입니다.
신라시대부터 전해지는 풍습입니다.
정월은 한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 한 해를 설계하는 달입니다.
나라가 조속히 안정되고 평화로운 삶 빨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원님들 가정마다 환희의 을사년 축복의 한해를 기원합니다.
2025년 2월 11일 백천 김판출 올림
아래 시는 아침 산책길에서 둥근달을 보며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습니다.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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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의 망상(望想)
김판출
해가 갈수록
보름달이 창백하다
보름달이 어색하다
만민의 소원이
너무 많아 얼굴을
붉히고 귀를 막았나.
부끄러운 듯
다소곳이
수줍게도 뜬네.
달집 태우며
이루고자 하는
민초들의 소망(所望)
운수대통(運輸大通)
만사형통(萬事亨通)
달님에께 빌고 또 빌어보네.
해묵은
슬픔과 아픔과
불행은 멈춰지고
한설을 보내는
허전함도 후회함도
재앙은 봄날
눈 녹듯 사라지고
복은 여름날
구름일 듯 일어나사
하늘은
세월을 늘리고
사람은
수명을 늘리고
소망하고
기다리던 일들
모든 것 성취되는
환희의
을사년 되게 하소서
2025년 2월 11일(음 1월 14일, 辛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