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썸에이지 백승훈 대표
[경제투데이 백민재 기자] 썸에이지가 개발하고 네시삼십삼분(4:33)이 서비스하는 ‘영웅 for
Kakao’는 최근 가장 핫한 모바일게임이다.
지난달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처음 선을 보인 ‘영웅’은 출시 10일 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2위에 올라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프라인 광고 등 특별한 마케팅을 진행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거둔
성과였다.
‘영웅’의 개발사인 썸에이지의 백승훈 대표는 “사실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 많은 유저분들이 ‘영웅’의 게임 시스템과 콘텐츠를 이해해주신다 생각하니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백승훈 대표는 국내
최고의 온라인게임 개발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MMORPG ‘데카론’, FPS ‘서든어택’, ‘하운즈’ 등을 개발한 그는 지난해 모바일게임사
썸에이지를 설립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다. 자신과 10년 이상 동고동락해온 개발자들과 함께였다.
그러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썸에이지는 앞서 2종의 캐주얼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으나,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영웅’은 썸에이지의 세 번째
게임이자, 첫 번째 모바일 RPG다. 백 대표는 “캐주얼 게임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었기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며 “결국 가장
잘하는 것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영웅’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게임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네시삼십삼분의 도움도 컸다”고
덧붙였다.
‘영웅’은 네시삼십삼분이 ‘블레이드’ 이후에 선보인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다. 이 게임에는 무하마드 알리, 이순신,
황비홍, 관우 등 실존인물뿐만 아니라 메타맨, 테무란 등 판타지 영웅까지 대거 등장한다.
김영상
썸에이지 개발이사 |
김영상 썸에이지 개발이사에 따르면, 개발 초기에는 가상의 캐릭터만 등장하는
게임이었다. 게임 타이틀도 ‘히어로즈 오브 다크니스’였다. 이후 개발진은 네시삼십삼분과 협의 끝에 실존 인물들을 게임 내에 등장시켰고, 타이틀도
‘영웅’으로 바꾸게 됐다.
김영상 이사는 “사실 이순신 장군을 게임에 등장시키기가 조심스럽기는 했다”며 “CBT때 유저들에게 ‘게임
속에 등장했으면 하는 영웅이 누구냐’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압도적으로 이순신 장군이 1위를 차지한 결과”라고 말했다.
백승훈
대표와 김영상 이사는 ‘데카론’ 시절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사이다. 베테랑 온라인게임 개발자인 두 사람은 모바일게임에서도 한 배를 탔다.
김영상 이사는 “모바일게임 개발을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PC 게임은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모바일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죠. 또 PC 게임 유저들은 컨트롤을 많이 할수록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유저들은 컨트롤이 복잡하면
스트레스만 받아요. 그래서 지금 ‘영웅’의 컨트롤 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몬스터 길들이기’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영웅’의 컨트롤
시스템은 ‘몬스터 길들이기’ 출시 전부터 개발 중이었습니다.”
백 대표는 “‘영웅’의 컨트롤은 상당히 깊이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고,
연습도 필요하다”며 “후반으로 갈수록 컨트롤을 잘 하는가에 따라서 확연한 차이가 나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이 게임의 각
캐릭터들은 저마다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백승훈 대표는 “히어로 게임이니까 감성을 넣기 위해 각 영웅마다 배경설명을 상당히 많이
넣었다”며 “그러한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사실 개발자들은 스토리를 간단하게 쓸려고 했는데, 대표님이
워낙 강력하게 요구하셨다”며 웃었다. 이어 “대표님이 강조하신 것이 타격감과 스토리, 성우였는데, 지금 유저들이 가장 만족해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백승훈 대표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캐릭터는 ‘미치광이박사 카미’라고 한다.
썸에이지
백승훈 대표(오른쪽)과 김영상 개발이사 |
‘영웅’은 독특한 유료화 모델도 선보였다. 유저가
3300원을 결제하면, 한 달간 약 9만원 상당의 캐시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영상 이사는 “지나치게 상업적이지 않은 선에서 유저들도
편하게 게임을 즐기게 하고 싶었다”며 “비슷한 RPG의 초기 버전을 생각해 보면, 뽑기에서도 우리가 후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썸에이지는 ‘영웅’의 다양한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새로운 영웅 캐릭터는 물론 신규 지역과 길드 시스템, 거대 보스전 등이 준비
중이다. 김 이사는 “아이폰 유저들을 위한 iOS 버전은 현재 준비 중이며, 올해 연말까지 선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길드 시스템 역시
열심히 개발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