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태: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자
최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다.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어딘가 불안하고 스산하다. 미세먼지·황사와 기상이변이 계속되고, 지구 곳곳에서 재해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자연은 마치 우리에게 마지막 경고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눈앞의 경쟁과 생존에 몰두하느라 서로를 돌볼 여유를 잃어버린 듯하다.
얼마 전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흐느낌에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선배님, 저… 살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애써도 세상이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아요.”
군대 사고로 하반신 잃었지만, 누구보다 당당했던 후배였다. 그런 그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했을까. 나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힘내라”는 흔한 위로 대신, 진심으로 그의 마음을 들어주고 싶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아픈 마음을 외면하며 살고 있을까. 자연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가까운 이들의 아픔을 모른 척하며, 나만의 삶을 지키느라 바쁘지는 않았을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가 자연을 보듬고 지켜야 하듯, 우리 곁의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나눌 때다. 손을 내밀어주는 것, 함께 울어주는 것, 그리고 그저 곁에 있어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삶을 이어갈 힘이 될 수 있다.
오늘, 내 주변을 다시 한 번 돌아보자. 그리고 아파하는 이웃이 있다면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자. 그것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유일 테니까.
2025.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