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픔이
경의중앙선의 청량리역에서 또파파 서류바 조단서 까토나 네명이 09시 51분에 출발하는 경춘선 전철에 오릅니다. 씨모우는 망우역에서 합류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에 있는 오남호수공원을 산책할 예정입니다. 천마산(天摩山 812m) 서쪽에서 발원한 팔현리의 계곡물이 오남저수지로 흘러들어 옵니다. 호수둘레는 약 3.13 Km이며 목재데크로 조성한 산책로입니다. 사릉역에서 하차시간은 오전 10시 25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사릉역 오른쪽으로 나오면 버스정류장에서 202버스에 승차하여 오남호수공원 입구에서 내립니다. 근처에 살고 있는 대바기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오남호수공원 방향으로 들어가면서 대바기와는 통화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호수공원 입구를 보수중이며 어른 허리높이 정도의 펜스(fence)를 넘어갑니다. 또파파는 자력으로 넘기에는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Parkinsonism으로 몇년째 시달리고 있는 또파파입니다. 발을 들어 올리고 앞에서는 업어서 들입니다. 가득한 호수물결을 기대했으나 부족한 모습입니다. 최근에 많은 비가 내렸는데도 배수(排水)를 한 것 같습니다. 뒤쳐져서 걷던 또파파가 쉼터에 주저 앉습니다. 힘이 들어서 대바기를 기다리겠답니다. 천마산에서 흐르는 계곡을 따라 거슬러 걷습니다. 흐르는 땀을 잠시 식히려고 계곡을 훓어 올라갑니다. 적당한 쉴곳을 찾기에는 짜증만 돋구고 있습니다. 일반인 산책객들이 잠시 발을 담굴 수 있는 자리는 없습니다. 팔현리유원지라고 하는 계곡에는 군데군데 차양막(遮陽幕)들이 덮혀있습니다. 주위의 식당에서 식객(食客)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설치한 것입니다. 군립공원이라는 천마산 주위의 유원지는 이런 불법자(不法者)들의 안마당인 셈입니다. 다시는 찾지 말아야 할 유원지이며 불쾌함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또파파와 대바기가 기다리는 오남호수공원으로 되돌아섭니다. 부지런히 호수 둘레길을 한바퀴 돕니다. 내려쬐는 햇살이 너무 따갑습니다. 데크 주위에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숲이 아쉽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대바기와 또파파 모두 여섯지기들이 회식장소로 들어갑니다. 역시 돼지갈비와 알콜을 취향대로 각각 1병을 주문합니다. one shot과 더불어 터지는 건배소리가 식탁을 흔듭니다. 쐬주에는 돼지갈비구이(豚カルビ 燒キ,grilled sparerib)가 제일 궁합이 맞는 것 같습니다. 계속되는 한잔술이 노객들의 마음만은 십대의 청소년으로 되돌아가게 합니다. 대바기와 또파파는 고교시절 같은 Brass band의 동지(同志)입니다. " 내가 별로 도와줄 것은 없지만 또파파의 약값을 약사인 까토나에게 주겠다. 몇달분의 약값이 되려는지 모르지만 받아줘라. " 갑작스런 대바기의 금일봉 얘기로 분위기는 숙연(肅然)해집니다. " 정말 안타깝고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그렇게 산행도 잘 하고 술이면 술을 마다 않던 또 ~파~파 ~아가 - - - - 흐흐흐우 ~ 욱 ~ `~ ~ "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는 씨모우를 더 이상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마주 앉아 있는 또파파 역시 어쩔줄 모르고 난감한 표정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갑작스런 분위기는 잠시 어줍잖은 침묵이 흐릅니다. 일상생활에서 인간은 누구든지 예기치 않은 불행(不行)과 절망(絶望)을 접하기도 합니다. 불쌍한 마음에 동정심도 생기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도 흘립니다. 그 순간 뿐으로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 우리 인생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관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위로하고 자그마한 성의(誠意)까지 표현하기는 더구나 쉬운 일은 아닙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를 치며 권주가가 터져나옵니다. 수 많은 세월을 함께 산행하며 웃고 떠들고 마시고 노래하는 즐거운 나날이었습니다. 병들고 힘들어 낙담할 때 망설이지 않고 손을 뻗어 용기를 주는 그런 친구, 우리는 영원한 백년지기이며 인생의 동반자입니다.너의 아픔이 곧 나에게는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오늘에야 새삼 알았습니다. 술에 젖고 울고 웃는 우정으로 오늘밤은 흐뭇한 잠자리가 될 것입니다.
2017년 09월 16일 무 무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