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난 문제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가자고 가자고 여러차례 어렵게 설득했던 SOS박물관이었다.
차를 타고 출발한지 꽤 됐을 때 유준형이 확인차 전화라도 해보라고 했다.
어제 잠수함 사건 때문에 크게 배운것 같다. 그런데
설마 영업을 안하겠냐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안받는다.
인터넷에선 영업중이라고 나와있어 바빠서 못받았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도착하였을 때 문은 닫혀있고, 불은 꺼져있고
폐업을 한건지 공사를 한건지 먼지까지 쌓여있었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 이렇게 계획이 무산되는건가 문앞에서 절망했다.
차에서 기다리는 일행들에게 돌아가서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지? 막막했다.
다시는 같은 실수 없게 하리라 다짐한지가 어제인데 우스운 꼴이 됐다.
하지만 이제와서 뭘 원망하랴 인터넷 너무 믿지 말고 전화로 확인하라고 했는데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내 책임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1분 1초라도 모두를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학생들과 의논하던 중 롤러 스케이트장에 가고싶다는 의견이 있어
모두에게 동의를 얻은 후 롤러 스케이트장에 가서 노는 것을 추진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롤러 스케이트를 주장한 학생 외 잘타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놀이를 경험했다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해 연습하고 넘어지는 것을 반복했다.
마치 자전거를 처음타듯이, 걸음마를 처음 배우듯이.
계획대로라면 오늘 숙소에서 나와 2박 3일 동안 캠핑을 해야 했었다. 그런데
택배로 보냈던 야영물품들이 아직 오지 않아서 캠핑을 할 수가 없었다.
계획을 수정해 자연휴양림에 머물게 됐다.
서귀포 자연휴양림은 1100고지에 위치해 있어서
이미 단풍이 들어있었고, 노루며 다람쥐 등 야생 동물들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는 이 숙소에 짐을 풀고 와서 첫번째로 한 게
수레에 사람을 태워 노는 택시 놀이었다.
하면 안되는 행동이라고 선생님이 주의를 주었지만
잠깐의 일탈을 즐기고 싶었던 탓인가
사람들 안보이는 곳에서 돌아가며 수레를 끌고 놀았다.
사람이 타라고 만든 물건이 아닌데 탈 것으로 쓰이면서
그 모습이 재밌었는지 서로 웃어댔다.
저녁 모임때 영업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얘기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준비가 부족했었던 점에서
다음부터는 당일 출발 전에도 영업중인지,, 직접 통화를 해서
재차 확인해야 한다며 유준형에게 조언을 들었다.
혁수는 박물관도 기대하긴 했지만 스케이트 타는게 더 즐거웠다며 만족한듯했다.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논하는데 그 상황을 만족했다니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선생님께서는 일이 계획되지 않을 땐 낙심만 하지말고
하루를 더 잘 보낼 수 있는 기회로 알라고 하셨고
대신, 무거운 책임 또한 기억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면서
이럴 때 쓰이는 말이구나 싶었다.
오늘도 수고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