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몇몇에 의한 쿠테타가 아니라 시민들이 촛불혁명으로 이뤄낸 민주주의 결과였다.
우리는 왜 당시에 대통령을 탄핵했던가? 중대한 위법을 저지른 대통령을 더이상 두고볼 수 없었기에 탄핵 절차를 밟은 것이었다. 시민들은 대통령에게 치욕스런 탄핵대신 하야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버티다 탄핵되었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그녀를 사면한 것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그녀는 보란듯이 사면되자마자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해 억압받은 정치인 모습을 하고 있다. 과연 그녀는 아무런 잘못없이 억울하게 탄핵된 것인가? 2016년 가을부터 추운 겨울까지 광화문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은 과연 무고한 대통령을 억지로 끌어내린 광기어린 집단이었는가?
그녀의 위법 조사를 진두지휘하면서 유명해진 검사가 대통령이 되어 독재자인 그녀 아버지 추도식에 참석해 둘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이 두 사람이 같은 정당 소속인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데 그들에게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대통령만 될 수 있다면, 권력을 잡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외면하면 이런 기이한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이한 일이 전혀 기이하지 않게 느껴질 것이고 자신도 모르게 민주주의 옷을 입었지만 독재국가의 무기력한 국민이 되는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정치에 무관심한 중도층들이 이들의 행보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