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시무식 피날레 축시] - 박병희 지휘자
2024.01.18
여기까지 왔다.
어떻게 헤엄치는지도
어떻게 뗏목을 만드는지도 몰랐다.
어느 물결 언저리에
그렇게 나는 혼자 서 있었어.
외로움도 낯설음도 내게는 사치였지.
파도는 내게 숨고를 여유도 주지 않았어.
허둥지둥 서둘러 나무를 엮어
물결을 따라 흘러왔어.
때론 순풍이 불어 즐거웠고,
향기로운 바람에 가슴설레기도 했어.
때론 태풍에 두렵고 무서웠지.
물결을 거스를 때도 있었고,
해적을 만나 힘겨운 싸움도 하고,
허우적거리다 빠져 위험에 처했을 때에는
꼭 누군가 내게 다가와
손을 내밀어 구원해주었어.
그렇게 그렇게 흘러
온몸으로 태양과 바람과 물결을 타고
맞닿은 이 곳,
이 섬에는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랑과 용서, 기쁨과 희락,
격려와 배려, 감사와 축복,
평안과 이해, 진실과 생명,
그리고 그곳에 먼저 와있는
나를 닮은 친구들.
어쩜 나를 똑 닮았구나!
70억 인구중에 만난 우리,
고생했어 친구!
기적같은 오늘,
우리 함께 노래하자.
이곳은 하늘 아래,
빛나는 보석으로 가득한 보물섬이다.
첫댓글 시를 몇번을 읽어 볼수록 깊이 가 있고 감동을 주네요 지휘자님 감사합니다 (이근식 ) ~^^♡
지휘자님께서 느끼셨던 힘들고 외로운 항해에
저의 몫도 있음을 죄송하게 생각 합니다만.....
그래도 저희들 언제나 정확하고 안전하게
데려다 주셔서 항상 지휘자님이 모시는 이 동아합이란배에 자꾸 승선을 하게됩니다~^^감사합니다
누구나 이런 마음 이실겁니다...표현을 못할뿐...
지휘자님의 사랑으로 만든 보물섬에 노래하는 만남의 기쁨을 갖게 해 주시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