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곁에는 항상 사람들이 따라다녔습니다. 당시 상황을 상상해 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였을 겁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젊은 한 청년이 나타났는데 사람들이 남녀노소, 심지어는 유대인들조차 무리를 지어서 예수님을 따라다니는 겁니다. 그 중에는 마리아처럼 다만 예수님을 사랑해서 순수하게 따랐던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는 예수님을 시기해서 함정을 파서 고소하려고 했던 바리새파 사람 같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랐지만 이렇게 각자 이유는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예수님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병들고 약하고 굶주렸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아마도 직업을 가질 수가 없어서 병이 든 채 그저 낫기만을 기다려야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병이 심각할 경우에는 그저 죽는 날까지 아무런 소망도 가지지 못하고 죽음을 기다려야 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마음에 고통이 있었고 육체적으로는 병이 있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왠지 예수님께로만 가면 마음이 행복해졌고 회복될 뿐만 아니라, 깨끗하게 나을 수 있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앞을 보게 되었고, 나면서부터 걷지 못했던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적인 문제 때문에 늘 억눌린 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은 완전한 자유를 얻고 기뻐하면서 살았습니다.
오늘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는 우리들도 언제 예수님을 찾습니까? 그리고 언제 예수님께서 나에게 찾아오십니까? 마음에 고통이 있고 간절한 마음이 있을 때 예수님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때 예수님께서 여러분들을 만나 주십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중심에 통회하는 자를 구원 하시는 도다.” 지금 이 시간 마음이 상한 분이 있으십니까? 주님은 여러분의 마음이 상할 때 찾아와서 위로해 주십니다. 여러분이 상한 마음으로 구하기를 원하십니다. 저는 이곳에 모인 여러분들에게 주님의 위로하심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성경은 마침 유월절이 가까이 왔을 때라고 했습니다. 유월절은 유대인들이 지키는 3대 절기 중에서도 가장 크게 지키는 명절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할 때 하나님께서 열 번째 재앙으로 짐승이나 인간 할 것 없이 첫 번째 난 장남들은 모두 다 죽이셨습니다. 그때 유월절 어린양의 피가 발라졌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가정들은 사망의 그림자들이 넘어갔습니다. 네, 바로 그 순간이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들과 이집트의 백성들이 나누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그 유월절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선포해 주셨습니다. 유월절은 말 그대로 기쁨의 날이었고, 회복의 날이었고, 축제의 날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자유 없이 살아가는 민족들이 많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과거에 출애굽의 문이 열리기 전 노예처럼 살았던 것처럼 오늘도 그렇게 노예처럼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터키 이즈미르 한인교회는 한인교회로서 2015년도에 무슬림들의 나라, 터키 땅 위에 개척이 되었습니다. 십자가로 세워주신 주님의 교회이기 때문에 우리는 특별히 한국인으로서 해야 될 사명이 있습니다.
복음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전해지는 것이지만, 전하는 사람들의 정서와 생각은 민족들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여러분은 우리 터키 무슬림 이웃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한국인에게 대한 마음이 어떤 것을 느껴 오셨는지요? 터키어로 형제를 카르데쉬라고 하는데, 이들은 우리에게 ‘칸 카르데쉬’ 피를 나눈 형제라고 합니다. 과거 한국전쟁 때, 우리 한국을 위해서 피를 흘린 형제국가라는 마음이 이들에게도 얼마나 귀하게 남아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저와 여러분들은 복음을 전함에 있어서 ‘칸 카르데쉬’, 피를 나눈 형제로 관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에 우리는 그동안 오래 찾아뵙지 못했던 마흐뭇트 아저씨 집에 저녁 식사 초대를 받고서 다녀왔는데요. 식사 후에 마흐뭇트 아저씨하고 둘 만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은 너무 오랜 동안 실직을 하고 있어서 무기력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언제라도 일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가족들조차 자기가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을 안 해서 자신감도 많이 없어졌고, 마음이 아주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있을 때하고 다르게 아주 약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 주셔서 이내 저의 마음도 많이 슬퍼졌습니다. 그때 저는 마흐뭇트 아저씨의 손을 꽉 잡아 드리면서, “우리도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힘을 내고 다시 일어서십시오.”고 하니, 아저씨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180kg이 넘는 거구의 아저씨가 저의 품에 안기시는 겁니다. 아저씨가 많은 위로를 받으신 거 같아서 저의 마음도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네, 저와 여러분들은 터키 우리 무슬림들에게는 칸 카르데쉬, 피를 나눈 형제로 이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때 상한 우리 무슬림들의 마음을 여러분들을 통해서 십자가의 예수님이 만나주시는 줄 믿습니다. 주님의 평안과 사랑이 저는 여러분들에게 늘 함께 하시기를 바라고, 만나는 모든 무슬림들과 가정 위에도 가득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그래서 430년 동안 노예로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세상의 노예로부터 진짜 하나님의 믿음의 백성으로 회복시켜 주셨던 것처럼, 우리가 만나는 모든 무슬림 이웃들도 그렇게 회복되어 나갈 줄 믿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30년 동안 자유를 빼앗긴 채 살았습니다. 진짜 아바 아버지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다리가 부러지더라도, 등뼈가 골절이 되더라도 울고 계시는 하나님을 깨닫지도 못하면서 살았습니다. 노예로 태어나서 노예로 죽는 게 그들의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출애굽은 세계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혁명으로 시작된 게 아니었습니다. 군사 쿠테타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 사건이었습니다. 출애굽 할 당시 장정들의 규모만 60만 대군이라고 했습니다. 여성과 어린이들, 그리고 노인들까지 합하면 최소 200만 명이 넘는 규모입니다. 세상에 그 어떤 종교가, 그 어떤 신이 이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이끌며 출애굽 하시는 하나님의 위엄을 따라올 수가 있겠습니까! 그들은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우상에 불가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월절을 통해서 진짜 하나님을 향해서 눈을 뜨기 시작했고 자유를 배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도 그 기쁨을 계속, 계속 가르치고 나누었습니다. 유월절 명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려 3,500년의 시간 동안 유대인들은 계속, 계속 하나님께 감사하며 축제일을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도 행복한 날에 그 기쁨에 동참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가난하고 힘이 없고 병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들을 챙겨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명절이 되어야 하는데 그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날이었습니다. 어제와 같이 오늘도 그저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을 바라 보셨습니다.
주님의 곁에는 빌립이 함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빌립에게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던 이유는 빌립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이미 다 아시고 물으셨다는 것입니다. 빌립이 대답했습니다. “예수님, 여기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빵을 한 입씩만 먹는다고 해도, 그 빵을 사려면 이백 데나리온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바로 그때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도 말했습니다. “여기 사내 아이 하나가 가지고 온 작은 보리 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어떻게 먹이겠습니까.”라고 빌립과 같은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예수님은 빌립이 어떻게 할지를 이미 다 알고 물으셨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옆에 있던 안드레도 이미 다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립에게 물으셨습니다. 안드레가 말할 때도 다 듣고 계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상 누구라도 조건 없이 사랑하시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이미 다 알고 있다. 네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말할지도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에게 다시 묻는다.” “유월절에 병이 들고 힘이 없고 갈 곳 없는 이 사람들을 위해서 빵을 구할 수가 있겠느냐?” “나의 관심은 이 명절 자체에 있지 않고 저 사람들에게 가 있다. 너도 내가 바라보는 저들을 향해서 볼 수가 있겠느냐.”라는 것입니다.
유월절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은 마치 고통으로 신음 하고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출애굽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아바,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과 전혀 다르지 않으셨습니다. 출애굽기 3장 7절 말씀에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들이 그들의 감독자로 말미암아 부르짖음을 듣고 그 근심을 알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주님이 여러분들의 곁에 계심을 느끼시는지요? 주님은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를 너무도 잘 알고 계십니다. 어떤 말을 할지도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물어 보십니다. “지금 저들이 먹을 수 있는 빵을 구해 올 수 있겠느냐?” “네, 주님! 말씀만 해 주십시오.” 주님이 기다리시는 대답은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의 이 믿음을 보시고 그 이후의 일은 우리 주님이 하실 줄 믿습니다.
빌립과 안드레의 말은 참으로 현실적이었습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수를 헤아려 보니까 오천 명쯤 되었습니다. 빌립은 예수님에게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한 입씩만 먹는다고 해도 이백 데나리온이 필요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안드레는 사내아이가 가져 온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가 전부라고 하면서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부정적인 말을 들으시고 빵을 가지시고, 물고기를 가지시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시고 그곳에 앉아 있던 사람들에게 하나, 둘씩 나눠 주셨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제자들이 빵과 물고기를 나누어 주는데도 끝이 없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그곳에 모였던 장정 오 천 명이 먹고도 큰 광주리로 열두 개나 되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할 때, 때로는 현실적인 계산이 나와야 움직일 수 있는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일을 하셔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그때에는 내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일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일을 하셔야만 가능해지는 일들이 혹시 있으신가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가장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 중에서 오랜 시간 병이 있어서 그저 하루를 반복해서 지나는 분들이 계신가요? 하나님은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얼마나 고통하며 시간을 보냈는지를 다 보고 계셨을 뿐만 아니라, 작은 신음까지도 다 듣고 계셨습니다.
이제 여호와 라파의 하나님께서 그 병든 몸에 손을 대시고 깨끗하게 고쳐 주실 줄 믿습니다. 지금 이곳에 공부를 하는데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한 학생들이 있는지요? 하나님께서는 구하는 모든 자들에게 풍성함으로 채워 주실 줄 믿습니다. 여러분이 기도하기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 일하시기 시작하시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행하신 표적을 보고 “이 분은 세상에 오실 예언자가 틀림이 없다.”면서 강제로 왕을 세우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의도를 아시고 그곳을 떠나서 혼자서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의 중심은 항상 하나님을 향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기적을 행하실 때도 아버지가 일 하시니 나도 일을 할 뿐이라면서 세상의 명예, 권세, 인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셨습니다. 다만 모든 일에 아버지가 일 하실 수 있도록 기도의 자리를 항상 지키셨습니다.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비로소 일을 하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우리의 모든 사역의 현장 속에서 하나님께서 일 하시는 권능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병든 사람에게 안수하여 기도했을 때 하나님의 권능이 그곳에 나타날 줄 믿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을 위해서 하나님의 마음이 계신 곳에 저와 여러분들의 마음도 있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직접 그 일하실 수 있도록 저와 여러분들의 삶이 날마다 기도로 채워져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하나님께서도 원하시는 일이라면 분명히 기도하는 여러분들의 입술을 통해서도 하나님이 일하시기 시작하실 것을 믿습니다. 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2018. 02. 04, <터키 이즈미르 한인교회 주일강단>, 설교: 임병인 목사
* 본 교회는 터키 한인교회로서 터키인들을 선교하는 교회입니다. 매주 한인예배로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