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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오크들의 마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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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처진 어깨 뒤로는 거대한 붉은 색 검이 보인다. 그리고 돼지의 머리도.
축처진 어깨 위에 달린 검은색 머리빛의 머리는 한참동안 씻지도 않았는지 누렇게 변해있었다. 나이는 20대정
도. 그의 이마엔 색이 다 바랜 붉은 색 머리띠가 메어져 있다. 그의 검은 눈은 지쳤는지 생기가 없다. 그는 안
움직일 것 같던 입을 움직여 천천히 말했다.
"이제...... 다 와 가나?"
「당신은 성격 좀 고치지요. 아직 1000km정도 남았어요.」
"1000km? 1000km는 어느 정도지?"
「당신걸음이 대략 50cm정도 되니까...... 거기의 2배에 또 1000배에 1000배정도요.」
"......과연 내가 갈 수 있을까?"
「하하...... 이때까지 온 것정도만 가는 되는 거리입니다. 힘내시지요.」
"......제길......"
라이샤는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머리에 묻은 모래들을 털어냈다.
풀썩풀썩
"빌어먹을 모래먼지...... 정말 많이도 먹었군...... 젠장......"
"꿀......"
뒤에서 오던 카케카가 너무 많은 모래에 고개를 돌리며 기침을 하였다. 라이샤는 그런 카케카를 멍하게 보다
가 말했다.
"야, 너. 마법사라며. 그럼 마법장벽같은 거 만들어서 이 모래먼지 좀 어떻게 해봐."
"꿀...... 그거느 어려따. 나으 마려기 여워난 거슨 아니기 때무니다."
"제길...... 쓸모도 없는 녀석 같으니."
라이샤는 투덜대고는 다시 말없이 걸어나갔다. 그들은 그렇게 아무런 말도 없이 긴데스의 사막을 지나갔다.
"여기를...... 지나면 된다 이건가?"
"꿀. 그러타."
"흐...... 이걸 넘어라니...... 나보고 죽으란 말인가......"
라이샤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이 대책없이 큰 산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라이샤의 눈앞에 보이는
이 큰 산은 마족의 산이라 불리며 인간들이 가까이 가지 않았던 산이다. 산이 워낙 큰것이기도 했으나 그 산
에 워낙 몬스터들이 많이 살아 인간들 중에는 그 산의 정 가운데에 가본 자가 없을 정도였다.
"이봐, 카이드라스. 어느 정도 더 가면 나오지? 전에 그...... km란 계념으로 말야."
「대충...... 500km정도 남았다. 이건 네 걸음의 2배에 거기에......」
"그만해...... 힘 더 빠진다."
라이샤는 한숨을 쉬듯이 말했고 카이드라스는 피식 웃으면서 말을 더 이상 하지않았다.
며칠전부터 라이샤의 눈에는 이 거대한 산이 보였다. 며칠 전부터 보이자 상당히 가까운 줄 알고 힘내서 왔
던 라이샤에게는 가깝기는 커녕 굉장히 멀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4일동안 걸어왔고 드디어 이 산의 맨
아래쪽에 당도한 것이다. 하지만 그 산이 얼마나 큰지 그 밑에서는 이 산의 정상이 보이지 않았다.
라이샤 뒤의 카케카는 별 말없이 따라왔으나 라이샤는 굉장히 말이 많았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 굉장히 맘에 들지 않는가 보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 발을 돌리고 가면 아마
창조신의 저주를 대대로......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강력한 저주를 받게 될것이다.
축처진 어깨에 걸린 팔치온 크기의 검은 그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뒤의 카케카마저 이미 지쳐버린 것 같았다.
「이봐, 이봐. 벌써 그렇게 지쳐버린거야?」
라이샤는 카이드라스를 째려볼까 생각했다가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저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으...... 저 수다쟁이 카이드라스...... 저 녀석 때문에 쉴수도 없잖아! 으으...... 지금 오우거라도 나타나서 그 녀
석 물리치고 핑계대며 쉬고 싶어......'
"우어어어~~~!!!"
"오예쓰!!"
「......왜 좋아하는 거지?」
카이드라스의 의문가득한 질문과 카케카의 의문가득한 눈빛에 라이샤는 지금 외친것을 후회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좋아하고 있었다. 지금의 괴성은 십중팔구는 오우거의 괴성임이 틀림없기 때문이었다.
라이샤의 생각이 맞았는지 길게 자란 수풀이 흔들리더니 곧 무식하게 생긴 메이스하나가 날라왔다. 라이샤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메이스를 가볍게 피하고는 말했다.
"후훗...... 겁도 없는 오우거 같으니라고. 감히 누구에...... 엥?"
「이런...... 아무래도 길을 잘못든거 같은데?」
카케카는 아무말도 없이 묵묵히 주문을 외었다. 나타난 오우거가 한두마리라면 카케카는 움직일 필요는 없었
다. 라이샤의 강력함을 몸으로 느껴본 그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건 한두마리가 아니었다. 오우거의 집단을
건드린것 같았다. 얼핏보기에도 수백마리의 오우거가 라이샤와 카케카를 노려보고 있었다. 엄청난 숫자였기에
라이샤는 굳어버렸다. 다긴세상의 모든 T?오우거는 몽땅 싸그리 모아 데려온 것 같았다.
"하...... 하하...... 잠을 방해했다면...... 죄송합니다."
라이샤는 꾸벅 절하고는 달려가며 외쳤다.
"도망쳐어어어어어~~!!!!!"
카케카는 그 모습을 잠시 얼빠진 얼굴로 바라보다가 자신의 손에 모인 불꽃을 잠시 바라보다가 그것을 오우
거에게 날려 오우거들이 맞는 모습을 잠시 보다가 라이샤와 같은 방향으로 달렸다. 라이샤와 카케카가 달려가
는 방향은 그들이 가던 방향과 같은 것이었다.
라이샤의 모습을 보고 잠시 주춤하고 카케카의 마법에 잠시 주춤했던 오우거들은 저마다 개성있는 괴성을 지
르며 그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우어어어어어~~!!!!!!"
"쿠아아아아아~~!!!!!!"
"끄어어어어어~~!!!!!!"
"쿠르카아아아~~!!!!!!"
엄청난 괴성에 라이샤와 카케카의 귀는 잠시 멍해졌다. 하지만 그정도로 멈출 수는 없었다. 멈췄다가는 지금
달려드는 저 많은 오우거들에게 밟혀 죽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앞에 가던 라이샤가 헉헉대며 멈췄다. 카케카는 달리다가 라이샤가 멈춘것을 보고
자신도 멈출려다가 그만 엎어지고 말았다.
오우거들은 이미 추적을 멈춘듯 쫓아오지는 않았다. 단지 오크 한마리와 비썩 말라버린 인간 한마리를 잡아먹
기위해 달려들지는 않았던 것이다. 오우거에게 그 정도의 지성이 있는가 하고 의문을 가져야 하는게 당연했지
만 상대는 라이샤였고 또한 그는 너무 지쳐있었다.
"헉헉...... 쉬, 쉬자...... 헉헉헉......"
라이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도 드러눕고는 말았다. 카케카는 드러눕은 자신에게 라이샤의 거대한 몸이 쓰
러지는 것을 보고는 황급히 몸을 굴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피했다.
"헉헉헉......"
"커르커르커르......."
「오크가 지치니 정말 이상한 소리가 나는 군요.」
카이드라스가 라이샤의 검에서 빠져나오면서 한 감탄사였다.
카이드라스는 헉헉대는 그 둘을 무시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엔 라이샤와 카케카가 무식하게 달려온 덕
(?)에 가지들이 많이 부러져 있었다. 카이드라스는 부러진 나뭇가지 주위의 마력을 이용해 한군데로 모았다.
그리고는 작은 불꽃을 그곳에 붙였다. 불은 곧 활활 탈정도가 되었다. 카이드라스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나무위로 올라가며 말했다.
「안심하고 주무시죠. 몬스터들이 달려들지 않도록 제가 알아서 하죠.」
"헉헉...... 카이드라스...... 고마워."
라이샤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고개를 꺽으며 잠이 들었고 카케카는 뭐라 말하려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위에서 카이드라스가 자신이 쓴 슬립마법을 거둬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으으으......"
「일어나셨습니까?」
"으응? ......우악!"
「우왓!」
라이샤가 처음 눈을 뜨자 자신의 눈에보이는 것은 불에 타오르고 있는 못생긴(-_-;;) 얼굴이 있었다. 라이샤
는 놀라 있는데로 고함을 질렀고 카이드라스는 그것에 놀라 자신도 넘어지고 말았다.
카이드라스는 영혼이라 넘어진다는 계념이 없지만 워낙 몸체있는 것처럼 행동한 덕에 진짜처럼 쿵 소리를 내
며 넘어졌다.
라이샤는 멍한 눈으로 한참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아차렸다. 그는 주위를 훑어보다니
엉덩이가 아픈것처럼(?) 자신의 엉덩이를 어루만지는 카이드라스에게 물었다.
"넌 누구야!"
「......」
"하하, 이건 농담이고. 여긴 어디지?"
「......」
"응? 왜 그래?"
카이드라스는 수천마리의 드래곤에 싸였을때도 자신의 위험함을 한순간 잊게하는 엄청난 농담을 하는 사나이
를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니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아까...... 오우거에게 쫓기지 않으셨습니까.」
"아...... 맞어. 그런일이 있었지?"
「......카케카님?」
"꾸르......"
카케카는 아직까지 정신을 못차리다가 카이드라스가 가볍게 쓰다듬어(카이드라스의 몸은 영혼이지만 실제로
불이 붙어있는 것과 같다)주었다. 당연히 카케카는 엄청난 뜨거움에 벌떡 일어났고 카이드라스가 쓰다듬어 준
부분을 급하게 얼음덩이로 식혔다.
"......역시 넌 내 검안에 있어야 해...... 위험한 놈......"
「하하.」
"꾸르...... 이버마크믄 라이샤으 으겨네 찬서이다."
「하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제 몸에 건 주문을 잊었군요.」
라이샤는 카이드라스의 말을 듣고는 말도 안되는 것을 생각해보았다. 저렇게 활활 타오르는 몸을 가진 카이
드라스가 주문에 의해 저렇다면 만약 주문이 없어진 카이드라스의 모습은 어떨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상대는
무적의 수다쟁이 카이드라스였다. 잘못건들였다가는 어떤 보복을 받을지 몰랐기에 그는 가만히 있었다.
"꾸르...... 우리가 어디가지 와찌?"
「예? 그건 카케카님이 알고T?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전 여기가 대체 어딘지 모르겠는데요?」
"......진짜야?"
「지금 상황에 그런 농담을 하겠습니까?」
불꽃에 얼핏얼핏 보이는 카이드라스의 얼굴은 표정하나 없을 것 같을 정도로 싸늘하게 보였기에 라이샤는 그
의 표정을 가지고 시비를 걸 수는 없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라이샤는 순간 자신이 처한 굉장히 위험하고 무서운 상황에 대해 깨달았다.
"우리...... 길 잃은 거야?"
2
"꿀...... 그러니가...... 우리으 마으를 가르쳐 달라 이거가?"
"이때까지 7시간동안 주저리주저리 떠든것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그렇게 나오겠죠. 네, 당신의 마을로 절 인
도해 주세요."
"꾸르. 너 가트면 저게게 너으 보거지르 가르쳐 주게느냐?"
"후, 마치 제가 당신의 마을을 습격하러 가는것처럼 들리는군요. 하지만 절대 저에게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
습니다. 단지 제 호기심에 의한 것일뿐입니다. 그걸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군요."
"꿀...... 너에게 이곱시간도안 슬데업는 잔소리르 드꼬 너으 안 어우리는 조댓마를 드르며 나느 상다히 괴러버
따. 그거슬 또 한번 드르라는 거신가? 그런 속세미 드러잇느거 가꾼."
"후...... 맘대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전 당신을 따라 당신의 마을로 꼭 갈 것입니다."
"꾸르...... 제기라."
마이샤는 빙긋이 웃고있지만 앞의 가루가는 마치 다 죽어가는 듯한 표정을 짓고 마이샤를 죽일듯이 노려보았
다. 그들 가운데에 끼인 린화는 그들이 말을 할때마다 그들의 얼굴을 한번씩 돌아가며 바라보았다.
둘이 한참동안 아무말도 없이 으르릉 거리자 린화는 손바닥을 탁 치며 말했다.
"이럼 되잖아요?"
"?"
"꿀?"
마이샤와 가루가가 동시에 궁금하다는 얼굴을 하며 린화를 바라보았고 린화는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마이샤 씨는 계속해서 가루가 씨 옆에서 그...... 잔소리란 것을 하고 가루가 씨는 마이샤 씨를 가루가 씨의
마을로 데려가면 되잖아요? 마을로 데려가는게 뭐가 그렇게 어려워요?"
마이샤와 가루가는 동시에 어이없다는 얼굴을 하며 서로를 바라보았고 린화는 자신의 의견이 상당히 그들에
게 먹혀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더욱 환하게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마이샤와 가루가는 동시에 긴 한숨을 내쉬었고 린화는 여전히 밝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
'선천성 백치인가......'
'인간중엔 바보들이 많다고 하더니...... 바로 이 소녀가 그 중 하나인가 보군......'
마이샤와 가루가의 생각을 모르는 린화는 계속해서 웃고 있을 뿐이었고 마이샤와 가루가는 아무말도 없이 서
로의 생각에 빠져있었다.
"어이, 잘 지냈나?"
"아빠!"
아직 환한 낮이었건만 늉이 들어왔고 마이샤와 가루가는 서로의 생각을 접은채 또다시 진한 부녀상봉을 바라
보았다.
한참동안 부녀상봉을 바라보던 가루가가 입을 열었다.
"꾸르...... 조타. 너르 우리드르 마을러 데러가지. 꿀! 단, 우리 마으를 조그미라도 해치며 너르 주기게따."
"하하,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 어쨌든 그런 대단한 결정을 하다니 고맙다."
"꿀, 띠끄러!"
가루가의 얼굴에는 보일듯 말듯하게 붉게 홍조가 피었다. 마이샤는 기뻐 그저 바보처럼 '헤헤'하고 웃고 있었
고 그 옆에선 여전히 진하게 부녀상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니, 우리들을 떠나 저 돼지의 마을로 가겠다는 건가?"
"네."
아무래도 늉의 머릿속엔 머리는 돼지고 몸은 사람인 존재가 오크로 인식되기는 힘들것 같았다. 가루가와 지
낸지 일주일이 다되어 가지만 그는 아직까지 그를 돼지로 알고 있었다. 린화와 마이샤가 계속해서 돼지가 아
니라 오크라고 가르쳐주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늉은 마이샤의 의지가 굳은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자네를 말릴 이유는 없으니 허락을 나에게 구할 필요는 없네. 그냥 자네가 가고 싶을 때에 가도 되네.
하지만 이제 그 때가 왔으니 가보도록 하게."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동안 참 고마웠습니다."
"후...... 왠지 씁쓸하군...... 아, 잠시만 기다리게."
늉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듯이 재빨리 굴의 안쪽으로 들어가버렸고 마이샤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피식웃고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기다렸다.
시간이 반시간정도가 흘렀을까? 가루가는 기다리다 지쳐 하품을 하고 있었고 마이샤도 지겹기는 마찬가지였
지만 아무런 티도 내지 않고 그저 앉아서 기다렸다. 린화는 어딜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휴...... 오래기다리게해서 미안하네."
늉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먼지를 뒤집어쓰고 나타났는지 마이샤의 눈에는 늉이 먼지괴물로 보일뿐이었다. 늉
은 가볍게 자신의 몸을 털었고 가볍게 털린 먼지는 바람과 함께 마이샤와 가루가가 그대로 들어마셨다.
늉은 콜록거리는 그들을 미소지으며 바라보다가 자신의 손에 있는 물건을 건냈다.
"이건......"
"보는 바와 같이 목걸이일세. 무슨 용도로 쓰이는 건지는 모르지만 이걸 가지고 있게.T? 이것은 나와 자네의
우정의 징표로 주는 것이니 잃어버리지 말게."
"감사합니다. 제 몸에서 떼어내지 않도록 하죠."
늉은 빙그레 웃어 대답하였고 마이샤는 목걸이를 자신의 목에 검으로서 약속했다. 늉과 마이샤는 서로를 바
라보며 빙긋이 웃었고 옆에서 가루가가 한심하다는 듯이 콧소리를 내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제 가보게. 나 때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한 듯 하군. 미안하네."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늉 당신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할 자신이 있습니다."
"후후...... 그거 정말인가?"
"네!"
마이샤는 자신있다는 듯이 자신있게 답했고 늉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그런 마이샤를 바라보았
다.
마이샤와 가루가는 천천히 자신들이 2주일동안 있었던 카스타피산을 내려오며 서로의 생각에 빠져 아무런 말
도 하지 않았다. 가루가는 어떻게 이 녀석을 흔적없이 없애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마이샤는 어떻게
이 녀석의 의심을 없앨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이었다.
"마~이~~~샤아~~~~~~~~~"
"엥? 이 목소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산의 중턱에서 엄청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었고 가루가와 마이샤는 어이없다
는 표정으로 그녀, 린화를 바라보았다.
린화가 마이샤에게 거의 다가 왔을 즈음 산 중턱에서 늉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당히 먼 거리였지만 엄청난
소리로 외쳤기에 마이샤와 가루가에게는 다 들려왔다.
"마~이~~샤아~~~~~~~~~ 내 딸을 잘 부탁하네에~~~~~~~~~"
순간 마이샤의 몸에는 석화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석화현상에 의해 굳어진 마이샤의 몸에 린화가 안겼다.
"헤헤, 우리아빠가 너한테 시집가래. 잘 부탁해."
설마설마하던 마이샤의 마음속에 린화의 말은 결정타가 되어 마이샤를 가격했고 마이샤의 석화현상은 더욱더
빨라졌다.
가루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는 침뱉듣이 정확하게 내뱉었다.
"꾸르. 한방 먹었군."
"예상외야......"
마이샤는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고 마이샤의 팔에는 린화가 매달려 방긋방긋 웃으며 그저 좋아할 뿐이었다.
"그런 부탁을 할 줄은...... 제길......"
"왜애? 왜 제길이야? 내가 싫어?"
린화의 초롱초롱한(?) 눈이 마이샤의 얼굴앞에 나타났고 마이샤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지며 뒤로 한걸음 물러
났다. 린화는 그것을 보고 더욱 재미있다는 듯이 다가왔고 마이샤는 그 때마다 한걸음씩 물러났다.
"꾸르. 정말이지 정말 바퀴벌레같은 한쌍이군."
"바퀴벌레라...... 왠지 그 표현 맘에 드는군."
"바퀴벌레가 뭔진 모르지만 그것도 아내를 상당히 아끼고 서로를 굉장히 좋아하는 동물일꺼야 그렇지이?"
린화가 마이샤의 몸에 더욱 강하게 안기며 말했고 마이샤는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휴우......"
"꾸르. 젠장!"
"어? 가루가, 너...... 발음이 제대로 나오네?"
"꿀르꿀! 아깐 이상한 마법의 영향을 받았을 뿐이야! 각성한 오크들 중 최강인 내가 말을 더듬을 것 같아?"
오크는 인간처럼 욕심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먹을 것에 대한 욕심은 강할지 모르지만 인간처럼 명예에
대한 욕심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막강한 책임감때문에 싫어한다고나 할까? 그러므로 지금 가루가
의 말은 틀리지 않았을 것이다.
"근데 왜애?"
린화가 배시시 웃으며 여전히 마이샤에게 매달린채 가루가에게 물었고 가루가는 그녀의 미소에 쓴웃음을 지
으며 말했다. 즉,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릉거리며 말했다는 거다.
"꿀. 몬스터다. 아까 늉 그 자식의 말을 들은 것 같군."
"뭐? 인간의 말을 듣고 해석해? 그렇게 지능을 가진 종족이 내가 볼때는 없는데? 기껏해야 드래곤?"
"내가 기껏하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게 상당히 이상한데?"
마이샤 뒤의 수풀이 흔들리더니 곧 마이샤 정도의 건장한 몸을 가진 거한이 나타났다. 마이샤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며 그를 노려보았고 가루가도 상당히 긴장한 것 처럼 보였다.
"훗, 그렇게 긴장들 하지 말아. 난 단지 확인할 것이 있을 뿐이야."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신경을 곤두세우며 그 드래곤의 행동 하나하나를 노려보았고 드래곤은 고개를 절래절
래 흔들며 웃을 뿐이었다.
"난 아까 늉의 말을 듣고 늉의 딸이 어떻게 생겼는가 해서 와 봤을 뿐이야.
흠...... 네가 늉의 딸인가?"
마이샤에게 더욱 매달리며 린화는 소리치듯이 말했다.
"그래!"
"......목소리하난 커서 좋군."
"목적이 뭐지?"
"훗, 아까 말하지 않았더냐? 난 늉의 딸의 생김새를 보러 온 것일 뿐이야."
그렇게 말하는 드래곤의 표정에는 탐욕이 가득했다.
'이 녀석......'
마이샤는 피식 웃더니 푸른검을 천천히 빼어들었다.
"린화. 잠시만 가루가에게 가 있어."
"싫어싫어. 난 마이샤 옆T?에 있고 싶어."
"후, 난 널 버리고 가는 짓은 하지 않아. 확인할게 있을 뿐이야. 잠시 가 있어."
린화는 그렇게 말해도 떼를 쓰고 가지않으려다 가루가가 직접와서 데려가자 말없이 갔다.
린화가 떨어져 나가자 마이샤는 얼굴에 미소를 띄으며 말했다.
"후후...... 네가 진짜 드래곤인지 확인하고 싶군."
"뭐? 내가 드래곤이 아니란 말인가? 후후 이 숲에 상당히 많은 인간들이 산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이곳은
카스타피 산이다. 이 곳에는 인간보단 몬스터들이 더욱 많이 살지."
"후훗, 넌 방금 실수했다. 방금 네가 한말에는 내가 드래곤이 아니요 하는 말이 들어있어."
"뭐?"
"드래곤은 스스로를 몬스터라 낮추어 말하진 않아. 또한 드래곤에게는 욕심이 없다. 여자에 대한 성욕도!"
마이샤는 그렇게 외치며 푸른검을 재빨리 휘둘렀고 드래곤이라 했던 인간은 피식 웃으며 가볍게 피했다.
"생각보다 똑똑하군. 그냥 저 여자만 넘겨주면 목숨은 건질 수 있었을 것이......"
그 사내는 사악한 미소를 얼굴에 띄우며 단검을 빼들었다.
"네가 아무리 많은 훈련을 받아 숙련된 자객이라도 나를 이길 순 없다."
자객이라는 말에 잠시 움찔하던 사내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
"내가 자객이라는 것을 안 이상 너를 절대로 살려두지 않겠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 사내는 마이샤에게 달려들었고 마이샤는 다가오는 자객에게 검을 휘둘러 그를 물러나
게 만들었다. 그 사내는 웃으며 다시 마이샤에게 달려들었다. 상당히 빠른 공격으로 마이샤를 움직이지도 못하
게 만들었다.
"마, 마이샤!"
"꾸르. 괜찮다. 마이샤가 이기고 있어."
"어, 어떻게?"
"보면 알아."
자객이 마이샤에게 검을 내미는 순간 환한 빛이 마이샤가 남긴 검의 잔상에 남았다. 그리고 자객의 몸이 두
개로 갈라지며 땅으로 떨어졌고 그 몸은 천천히 먼지가 되어 날아갔다.
"인형인가......"
"그런것 같군. 저 정도의 움직임을 이룰려면 소질이 뛰어나던가 인형뿐이겠지."
"......누가 우릴 죽이려 하는 거지? 난 사람에게 원한을 살 정도의 일은 한적이 없는데?"
"모르지..... 누가 했는지는......"
그 둘은 먼지가 되어 사라진 자객이 있던 곳을 바라보았고 린화는 살았다는 느낌에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마이
샤에게 매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