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여행-18
이미 출발 준비를 한 그들은 Black Honda Odyssey 에 가방과 빽쌕을 싣고 출발하였다. 그들이 출발한 시각은 5시 40분이었다. 포트 홉의 휴게소까지는 1시간 40분 정도. 그리고 그곳에서 여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조수석에 탄 박윤주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았다. '할 수있는 모든 부드러움과 이해 애교 그리고 섹기를 다 품어 낼 것이다' 라고. 그 시작을 하는 것이다.
"저~"
박윤주가 주저하자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앞만 보며 나강석이 말했다.
"주저하지 말고 하고싶은 말은 다 하십시요. 제가 다 들어드리겠습니다."
"예. 고마워요. 저~ 지금부터 제가 나강석씨를 '여보. 자기. 당신'으로 부르면 안될까요. 며칠을 함께 할텐데 이름을 부르니 너무 많은 벽이 생겨요. 저는 그러고 싶어요. 나이는 따지지도 생각지도 말아요."
자칫 이 여행을 망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생각하여 말 나온 김에 할 말을 다 하자는 심경으로 박윤주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그런 말 해 본적이 없어요. 많이 보고 부러워하였지만, 지금까지 해보질 못하였어요. 그리고 부드러워지고 싶어요."
큰 용기를 내어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자 바로 나강석이 말했다.
"예. I am okay 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런 말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편한대로 부르십시요. 이제 곧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여~ 보. 저는 말을 높이더라도 당신은 저에게 '야' '자' 하세요. 비록 부부는 아니지만, 그렇게 정 만들며 가면 좋잖아요. 여보~ 저는 스타벅스 커피 라테 톨로 사주세요. 네."
"오케이. 노 프라블름. 내가 사 오리다."
"아니예요. 저도 같이 갈거예요. 화장실에도 가야돼요."
오딧세이가 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하자 먼저 내린 박윤주가 소리쳤다.
"여보! 저기."
박윤주가 놀라 소리치며 손으로 가리킨 곳은 동뜨기 시작한 동쪽 하늘이었다.
"와우~ 새로운 날을 알리는 시작의 해가 뜨는군요. 우리 커피 가지고 와서 차에서 마시며 일출을 즐깁시다."
"예. 그래요.여보. 어서가요."
박윤주가 그의 손을 잡고 끌었다. 그 순간 나강석은 흠칫하였다. 얼마만에 잡아보는 이성의 손인가.
"한살 위이지만, 오빠 같고 사랑하는 남편 같아요. 이런 상황이 저에게 일어 날 줄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너무 좋아요."
그도 그 잡힌 손을 꽉잡고 걸었다.
"여보~ 아파요. 너무 꽉 잡았잖아요."
"아이쿠~ 미안해요. 너무 고마워서."
그도 그랬다. 언제 이렇게 친근감을 느끼는 상냥한 여성과 함께 여행을 한다고 생각이나 하였던가.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휴게소 실내로 들어갔다. 휴가 끝물이라서인지 새벽이라서인지 한가하였다.
박윤주는 스타벅스. 나강석은 팀하튼에서 각자 커피를 사서 차로 돌아왔다. 커피는 각자가 들었다.
동쪽 하늘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나강석은 트렁크 문을 열고 접이식 의자 두개를 잔디위에 놓고 역시 접이식 간이 테이블을 펴서 그 사이에 놓았다.
"어때요. 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붉게 타오르는 태양의 정기를 마시며 커피로 믹스합시다."
"우와아~ 너무 멋진 말이예요. 딱 어울리는 시 같은 말이예요. 저 감동 받았어요. 여보~. 그리고 당신 담배까지."
"Thank you, so much. That's perfect. 담배는 이런 순간 빠지면 안되지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박윤주 씨."
"더 부드러워지세요~. 우리 다음에는 어디서 쉴건가요?"
그녀은 상기된 얼굴로 강석을 보며 물었다. 지금 기분이면 어디를 가도 좋을 것 같았다.
"다음은 킹스턴에서 쉬며 점심식사를 하고 시내 구경 어때요?"
"예. 좋아요. 저는 아직 이쪽 동부지역은 와보지 못했어요. 당신과 함께 오려고 기다렸던 것 같아요. 어서 가요~"
"자. 그러면 갑시다."
그들이 탄 오딧세이는 떠오른 태양을 보며 401 하이웨이에 올랐다.
"강석 씨. 여보~ 당신은 운전도 얌전하게 잘하세요."
박윤주는 운전하며 앞만 보고있는 강석에게 말을 붙혔다.
"ㅎㅎㅎ 그래요. 안전이 우선이고, 그래서 옆 사람이 불안하지 않게 한다. 이것이 귀한 사람을 모시는 운전자의 기본입니다."
"예. 아주 좋아요. 우리는 시간이 넉넉하니까. 여보~"
"예. 말씀하십시요. 사모님."
"으이구. 너무 뛰우지 마세요. 그런데, 킹스턴 다음은 어디예요?"
박윤주는 사실 궁금하였다. 출발하기 전에도 어디를 가는지? 어디서 숙박할 것인지? 궁금하였다. 그러나 걱정이나 염려는 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그를 믿게되었다.
"궁금하시지요. 진작 스케쥴을 알려 주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었습니다. 가면서 하나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킹스턴에서 오후 3시 쯤에 출발하여 오타와로 갑니다. 그곳에서 하루 숙박하고 점심먹고 구경하고 오후 3시 쯤에 출발하여 몬트리얼로 가서 호텔에 짐을 풀고 시내 구경하고 저녁 식사하고 숙박하고 그 다음은 퀘벡 그리고."
"잠깐만요."
그녀가 말을 막았다.
Honda Odyssey 혼다 오딧시
첫댓글 두 사람의 생각과 대화가 부러울 정도로 멋지네요
아름다운 사랑이 엿 보입니다
함께 해주신 청우 선생님,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멋진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게 잘 주무십시요~ 이곳은 토요일 아침 8시 30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