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여자월드컵]한국여자팀, 8강에서 멕시코와 대결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2010 FIFA U20 여자월드컵’에 출전 중인 20세이하 여자대표팀이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U-20 여자대표팀은 22일 새벽(한국시간) D조 3차전에서 미국에 0-1로 석패를 당했지만 ‘우승후보’ 미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강자의 이미지를 거듭 각인시켰다.
특히 점유율을 중시하며 기술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로 U-20 여자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는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볼 점유율과 패스 플레이로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을 연상시키면서 대회관계자들과 축구전문가들로부터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미 2연승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8강행을 확정한 채 세계 최강 미국과의 경기를 조 1-2위 결정전으로 생각하고 후보 선수들을 대거 투입한 한국팀의 선전에 미국 팀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미국 감독 질 엘리스는 “한국전은 우리에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앞으로의 경기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들이 점유율에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한국전 승리에 특별한 만족을 표시했다.
이미 확정된 8강전에 대비하여 지소연 등 주전 선수들을 벤치에 대기시키면서도 대등한 경기를 이끌어 가던 한국은 후반전에 지소연 등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역전을 노렸다. 한국팀의 스타 플레이어 지소연은 비록 동점골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후반 12분 결정적인 1:1 기회를 맞으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지소연과의 1:1 상황을 막아낸 미국의 골키퍼 비앙카 헤닝어는 “후반전에 지소연의 슈팅을 막아내 기쁘다. 솔직히 지금까지 한 것이 많지 않은데 이제 내가 뭔가 할 차례였던 것 같다”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
조2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26일 새벽 1시 30분에 멕시코와 격돌한다. 비록 20세이하 월드컵이지만 남자축구보다 더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여자축구가 다시 한 번 4강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 최고의 스타였던 박은선(좌)과 차세대 스타 지소연(우)
한국 대표팀의 골게터 지소연은 대회 최고의 스타로 부각되고 있다. 스위스전에서 해트트릭,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5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으로 노리고 있는 지소연은 여자 축구계의 걸출한 스타였던 박은선의 뒤를 이어 한국 여자축구를 세계 수준에 올려놓을 기대주다.
지소연에 앞서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부동의 스타는 서울시청의 박은선(24)이었다. 박은선은 키 180㎝에 남성 못지않은 탄탄한 체격을 지녀 폭발적 득점력을 자랑하면서 한국 여자축구의 대형 스트라이커로 주목받았지만 정신적으로 흔들려 소속팀을 이탈해 방황하면서 2006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필드를 밟지 못하고 선수로서 치명적인 공백기를 겪었다.
소속팀 무단이탈로 국가대표에서 번번이 탈락하고 선수생명이 끊길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뛰어난 실력 때문에 외면하기 힘들었던 스타가 박은선이었다. 올해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을 앞두고 그가 국가대표에 발탁되자 중국에서는 성별 테스트를 요구할 정도였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훈련을 소화할 정도로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중도에 탈락했고, 그녀는 또 다시 팀을 이탈해버렸다.
그냥 '여자 이천수'라고 해버리기엔 워낙 출중했던 그녀를 한국 축구계가 계륵처럼 여기던 찰나에 홀연히 등장한 대체스타가 지소연인 셈이며, 천부적인 실력은 박은선만 못할지도 모르지만 성실한 훈련태도와 노력하는 자세가 장점인 지소연은 박은선을 넘어 세계적인 스타로서 한국 여자축구을 세계 최강으로 이끌 것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