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 일시: 2015년 11월 28일 (토)
o 날씨: 흐림
o 산행경로: 두륜산 매표소 - 대흥사 - 일지암 - 북미륵암 - 오심재 - 노승봉 - 가련봉(703m) - 두륜봉 - 진불암 - 대흥사 - 원점회귀
o 산행거리: 13.5km
o 소요시간: 5시간 40분
o 지역: 전라남도 해남
o 일행: 나홀로
o 산행정보: 두륜산
오늘 산행은 땅끝마을 해남에 있는 두륜산이다.
원래 두륜산은 대둔사(大芚寺)의 이름을 따서 대둔산이라 칭하다가 대둔사가 대흥사(大興寺)로 바뀌자 대흥산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대둔산의 명칭은 산이란 뜻의 ‘듬’에 크다는 뜻의 관형어 ‘한’이 붙어 '한듬'으로 불렸고, 한듬→대듬→대둔으로 변하여 '대듬'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두륜의 뜻은 산 모양이 둥글게 사방으로 둘러서 솟은 ‘둥근머리산’, 또는 날카로운 산정을 이루지 못하고 둥글넓적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또한 대둔사지에 의하면, 두륜산은 중국 곤륜산의 ‘륜’과 백두산의 ‘두’자를 딴 이름이라고도 한다.
두륜산의 동쪽 사면은 경사가 급하고 서쪽 사면은 비교적 완만한 산세를 이룬다. 연봉은 거의 안부(鞍部: 산마루가 말안장처럼 움푹 들어간 부분)를 이루지 않은 채 중국 방향의 산계를 이루고 있고, 이를 해남산맥(海南山脈)ㆍ두륜산맥 또는 남령산지(南嶺山地)라 부른다. 두륜산은 남해와 완도를 마주보는 위치이며 기암과 반암으로 이루어져 훌륭한 경관과 전망을 보여주는 명산이다. 완만한 경사지가 드문 깊고 좋은 골짜기에는 대흥사 산내 암자가 많다.
두륜산은 가을 단풍산행이 멋지다고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늦가을도 지나고 결국 첫눈이 내리고 나서야 뒤늦게 찾게 되었다.
익산에서 두륜산까지는 약 220km의 거리, 아침 일찍 채비를 하여 매표소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를 훌쩍 넘기고 있다.
지난주에 비도 오고 눈도 내린 다음이라 날씨가 제법 흐리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남단 끝자락이라 기온은 포근한 편이다.
▼ 매표소 입구
▼ 대흥사 일주문 (연하문)
일주문에서 대흥사까지는 약 2km 정도의 아스팔트 길을 걷게 된다. 우측 숲속으로는 '땅끝천년숲길(산책로)'이 조성되어 있다. 주변의 단풍들을 보니 11월이 지나고 있음에도 이곳은 아직도 가을이 낮설지 않은 풍경이다.
▼ 대흥사로 가는 길
일주문을 지나 약 1.5km를 올라오면 두륜산 도립공원 주차장이다. 이곳까지 차를 타고 들어올 수 있었는데....... 하지만 아쉽지(?) 않다. 여기까지의 진입로도 제법 볼 만하기 때문이다.
▼ 주차장에서 바라본 도솔봉(중간) 방향
주차장 좌측에 이동주 선생의 시비가 있다.
▼ 心潮 이동주 선생 시비
주차장을 지나 다시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걷게된다. 늦가을과 어울리는 다원도 지나고....
다원을 지나면 왼쪽으로 백화암이 자리잡고 있다.
▼ 백화암 (왼쪽 뒤는 고계봉 방향)
백화암을 지나 유선관(여관)과 피안교를 건너면 대흥사 입구다. 두륜산이 머지않게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 대흥사 입구에서 바라본 두륜산(중간)
도로 우측으로 부도전이 조성되어 있다.
▼ 부도전
[부도]는 스님의 사리를 봉안한 것으로 팔각원당형 혹은 종형 등이 있으며, 절 경내에 있는 불탑이 부처님의 사리나 불상, 경전 등을 보관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탑비는 비문을 돌에 새겨 부도 근처에 세운다. 그래서 흔히 부도전에는 부도와 탑비가 함께 건립되어 있다. 이곳 부도전에는 부도 56기와 탑비 17기가 모셔져 있는데 생몰년이 확인되는 것은 모두 조선후기 스님의 부도와 탑비이다. 서산대사를 비롯하여 역대 종사와 강사 들의 부도와 탑비가 봉안되어 있다. (안내판)
▼ 대흥사 입구
[대흥사]는 신라 진흥왕 5년(544, 백제성왕22)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서산대사 유언과 의발이 전해진 삼재불입처로 불교문화의 중흥을 이룬 곳이다. 또 나라의 국제를 지낸 표충사와 한국차의 산실 일지암 등에서는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 등 당대 명사들의 글과 발자취를 만날수 있다. 경내에는 대웅보전, 침계루 명부전, 응진당, 천불전, 천불상, 표충사, 대광명전, 일지암, 북미륵암, 성보박물관 등이 있다. 대흥사에는 국보 308호인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과 보물 제1807호인 천불전을 비롯 서산대사박물관에는 보물 제88호인 탑산사 동종 등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국내최대 부도전에는 서산대사 부도 등 다양한 문화유산과 설화등을 만날 수 있다.
대흥사는 백제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도량으로 해남 두륜산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옛날에는 두륜산을 대둔산, 혹은 한듬산 등으로 불렀기 때문에 대둔사 또는 한듬절이라고도 했으나, 근대에 대흥사로 명칭을 바꾸었다. 대흥사 창건과 관련하여 426년에 정관존자, 혹은 514년에 아도화상, 혹은 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세가지 설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진정국사 천책(1206~)스님이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이후 서산대사 휴정(1520~1604)스님의 의발이 전해지고, 서선대사의 법맥을 이은 13대 종사와 13대 강사가 배출되면서 선과 교를 겸비한 팔도의 종원으로서 자부하였다. 또한 1789년에 정조대왕으로부터 '표충사' 편액을 하사받아 서산대사의 충의를 기리게 되었다. 사찰 경내는 북원, 남원, 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원에는 대웅보전과 응진당 삼층석탑(보물 제48호) 등이 있고, 남원에는 천 분의 부처님을 모신 천불전과 용화당 등이 있으며, 별원에는 표충사, 대광명전, 성보박물관 등이 있다. 그리고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국보 제308호), 북미륵암 삼층석탑(보물 제301호), 서산대사 부도(보물 제1347호) 등의 성보문화재가 있다. (이상 안내판)
대흥사는 만년불패지지(萬年不敗之地)로 전해오는 만큼 역사상 피해가 거의 없는 곳이다.
▼ 대흥사 경내에서 바라본 두륜산
대흥사에서 바라본 두륜산은 누워계시는 부처님(와불)의 형상이라고 한다. 오른쪽 두륜봉이 부처님의 얼굴, 중간이 수인의 모습이다. 왼쪽 고계봉 방향의 발 모습까지 합치면 영락없는 와불의 형상이다.
▼ 연리근 (천년의 인연, 만남, 약속)
[연리]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서로 만나 합쳐지는 현상을 連理라고 한다. 오랜세월을 함께하며 햇빛을 향해, 바람을 따라 서로 부대끼고 겹쳐져 하나가 되는 것이다. 뿌리가 만나면 연리근, 줄기가 겹치면 연리목, 가지가 하나되면 연리지라고 부른다. 이렇게 두 몸이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각각 부모의 사랑, 부부의 사랑, 연인의 사랑에 비유되어 일명 '사랑나무'로도 불린다. 삼국사기와 고려사에도 연리나무에 관한 기록이 전하는데, 우리 조상들은 연리나무가 나타나면 희귀하고 경사스러운 길조로 여겼다. 대흥사 연리근은 천년된 느티나무로 그 오랜세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왼쪽은 음의 형태이며, 오른쪽은 양의 형태로 언듯 남녀가 천년동안 사랑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안내판)
성보박물관과 표충사와 대광명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 등산로 입구
등산코스는 일지암과 북미륵암을 거친 후 두륜산을 오를 예정이다. 등산로에서 약 0.7km의 오르막 시멘트포장도로를 지나면 우측에 일지암이 있다.
▼ 일지암
[일지암]은 詩·書·畵로 삼절로 차를 중흥시킨 초의대선사(1786~1866) 장의순 스님께서 만년 40년 동안 계셨던 곳으로 자우 산방은 초의스님이 삷을 꾸렸던 산림채이다. 선사는 39세가 되던 1824년 이곳에 암자를 세우고, 중국 당나라의 시승 한산의 시 "뱁새는 언제나 한 마음이기 때문에 나무 끝 한가지(一枝)에 살아도 편안하다"에서 一枝를 따와 일지암이라 불렀다. 스님께서는 일지암에서 차와 선, 시와 그림, 예술과 문화를 하나로 생활화하며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조의 장구한 역사의 큰 줄기에서 유일무일한 차의 교과서인 東茶訟과 茶神傳, 그밖의 많은 책을 저술하였다. 조선후기 실학의 거두이자 당대의 명사인 다산 정약용, 금석학과 추사체로 유명한 완당 김정희, 정조임금의 사위인 홍현주, 병조판서였던 권돈인, 조선 최고의 시인이라 일컫는 자하 신위 등 많은 대석학들과 차를 매개체로 교파를 초월한 방외청교를 맺었던 곳으로 다문화의 성지로 일컫어 지는 곳이다. 특히 남종화의 산실이기도 한 일지암은 소치 허련을 배출했던 곳이기도 하다. 진도 운림산방의 주인이었던 소치 허련은 초의와 추사의 두 스승을 인연으로 맺어 미산, 의재, 남농으로 이어지는 남화의 화풍을 이루었다. 초의선사께서 입적하히고난 후 화재로 소실되어 그동안 폐허로 방치되었던 곳을 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 1979년에 복원하였다. 옛모습을 살리고자 여수에 있던 古家의 목재를 쓰고 초의스님의 시와 간찰, 소치가 저술한 몽연록을 참고하여 3대 건축가의 한분인 조자룡 박사가 설계로 복원하였다. (안내판)
일지암 바로 옆에는 자우홍련사가 있다.
일지암 우측의 작은 등산로를 따라 가면 약 0.4km 지점에 아랫삼거리(진불암능선 이정표)가 나오고, 여기서 왼쪽이 북미륵암 방향이다. 아랫삼거리까지의 등산로는 숲속의 작은 오솔길 같은 느낌이다. 산죽도 제법 많고, 사람의 흔적은 거의 없다.
아랫삼거리에서 북미륵암까지는 약 0.6km. 비와 눈이 내린 다음이라 땅이 질퍽하다. 중간중간의 너덜길과 나무계단은 녹지 않은 눈 때문에 제법 미끄럽다. 간간이 내리 쪼이는 햇살은 마치 이른 봄의 느낌을 준다. 바위속으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그렇고...
▼ 북미륵암
[북미륵암]은 북암이라고도 불리는데 언제 창건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대둔사지에 고려시대 진정국사 천책(1206~) 스님이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1754년에 온곡영탁 스팀이 중수했고, 그 후 연담유익 선사, 벽담행인 스님, 아암해장 스님 등이 이곳에서 강학을 열었다. 마애여래좌상을 봉안한 용하전과 스님들이 거주하는 요사, 그리고 2기의 삼층석탑 등이 있다. 용화전은 1985년 4월에, 요사는 1995년 4월에 중수하였다. 마애여래좌상은 암벽에 조각된 4.2m 높의의 마애불이다. 상호과 각 부분의 조각수법으로 보아 11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시대 조각의 특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불상이다. 마애불 우측과 건너편 산둥성이에 있는 2기의 삼층석탑은 마애불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대흥사 응진당 삼층석탑과 함께 통일신라 석탑양식이 이 지역까지 전파되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안내판)
위의 사진에서 용화전 왼쪽뒤로 보이는 탑이 북미륵암 삼층석탑이다.
[북미륵암 삼층석탑]에는 원래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놓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불상이나 경전을 안치하였다. 인도에서부터 만들기 시작한 탑은 각 나라마다 모양과 크기와 재료의 차이가 있는데, 중국은 전탑이 많고 일본은 목탑이 많으며 우리나라는 석탑이 많다. 이 탑은 2단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리고 지붕돌 밑면의 받침수가 4단인 점에서 신라시대 삼층탑 양식을 따르고 있지만 마래여래좌상과 함께 11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1970년 보수 과정에서 3구의 금동불상이 발견되어 현재 대흥사 성보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대흥사 응진당 삼층석탑과 함께 통일신라 석탑양식이 이 지역까지 전파되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안내판)
그리고 용화전 안에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국보 제308호) (펌)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은 신라하대(850~932) 무렵에 조성되었다. 마애여래좌상은 圖像과 조각수법은 한국불교조각의 최성기인 8세기 양식을 계승한 수작이다. 오랫동안 미륵으로 불려온 이 마애불의 입지는 서남해안을 마주하고 있다. 조선 당시 신라는 중앙귀족의 분열과 호족의 발호로 매우 불안하고 혼란스런 시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 마애여래좌상은 본존을 중심으로 좌우상하 사방에 공양비천상이 배되었다. 본존의 존상은 후덕하고 원만한 체모로 형형한 눈매는 근엄하고 위의가 넘치며, 두툼한 입술과 살이 오른 양뺨은 자애로움이 가득하다. 특히 마애불 상하좌우의 공양천 인상은 자세와 지물이 마애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도상이며, 뛰어난 양감과 자연스러운 신체조형은 통일신라 전성기 조각양식에 비견할 만 하다. (안내판)
북미륵암에서 다시 약 0.6km을 올라가면 오심재다. 고도를 높일수록 여기에도 눈이 왔음이 확연해진다.
▼ 오심재에서 바라본 고계봉
오심재에서 남쪽으로는 노승봉을, 북쪽으로는 고계봉을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고계봉 방향의 등산로는 현재 거의 없어진 상태이며 올라가더라도 정상에는 철조망이 고계봉의 진입을 막고 있다고 한다. 대신 고계봉은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 오심재에서 바라본 노승봉
오심재에서 노승봉까지는 0.8km의 오르막길이다. 오심재부터가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셈이다. 등산로가 질퍽하고 곳곳이 눈길이라 올라가는 길이 제법 미끄럽다. 아이젠을 휴대하지 않았으니 조심하는 수 밖에..... 노승봉 정상 아래는 암릉구간이다.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미끄럼만 주의하면 특별하게 위험하지는 않다. 나무계단 옆으로 이전의 등산로 흔적인 밧줄과 쇠말뚝이 많이 보인다.
▼ 노승봉을 오르면서 내려다 본 대흥사
노승봉은 솟아오른 암봉이기 때문에 정상부근은 제법 가파르다.
▼ 노승봉 정상
▼ 노승봉에서 바라본 가련봉
▼ 노승봉에서 바라본 두륜봉 (중간 왼쪽)과 도솔봉 (중간 멀리)
노승봉에서 가련봉까지는 0.2km의 거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두 암봉 사이를 제법 깊은 계단을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야 한다.
▼ 뒤돌아 본 노승봉 모습
가련봉은 두륜산의 정상이다. 노승봉과 마찬가지로 암봉이라 정상부는 뽀족하고 좁은 편이다.
▼ 가련봉
▼ 가련봉에서 바라본 노승봉과 고계봉
▼ 가련봉에서 바라본 주작산과 덕룡산
덕룡산과 주작산은 '남도의 용아장성'이라 불릴만큼 암릉미가 빼어난 곳이다. 특히 봄철 진달래 산행지로도 유명하다. 지난 봄에 덕룡산과 주작산 진달래 산행 후 곧바로 연계하여 두륜산까지 종주할 생각이었으나 체력적인 한계로 아쉽게 포기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만큼 쉽지않은 코스다. 내년 봄에 다시 도전할 생각.....
▼ 가련봉에서 바라본 두륜봉(중간 앞)과 도솔봉(중간 뒤)
▼ 가련봉에서 바라본 투구봉(앞)과 완도 상황봉(투구봉 뒤)
▼ 가련봉에서 내려다 본 동해저수지 방향
가련봉에서 내려다 보는 암릉과 하얀눈의 어울림이 아릅답기 그지 없다.
▼ 가련봉에서 두륜봉으로 내려가는 길
가련봉에서 두륜봉까지는 약 0.8km의 암릉길이다.
▼ 내려다 본 사내방조제 방향
가련봉에서 0.5km를 내려오면 만일재 갈림길이다. 두륜봉은 만일재에서 다시 0.3km를 올라가야 한다.
▼ 만일재에서 올려다본 두륜봉
만일재에서 두륜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깍아지른 절벽을 우회하게 된다. 하지만 가파른 나무계단을 피할수는 없다....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르면 통천문 같은 것이 있다. '구름다리'라고 한다. 코끼리 코 같기도 하고....
▼ 구름다리
▼ 두륜봉
▼ 두륜봉에서 바라본 가련봉, 노승봉, 고계봉 (오른쪽 부터)
▼ 두륜봉에서 바라본 천관산(중간 멀리) 방향
천관산은 억새로 유명한 산이다. 지난 가을에 다녀왔다. 당시 천관산에서 바라 본 두륜봉도 흐릿한 모습이었는데, 두륜산에서 바라보는 천관산도 흐릿하다. 날씨 탓인지, 거리 때문인지...
이제는 도솔봉으로 가야 한다. 두륜봉에서 내려와 등산로를 따라 한참을 가다 보니 아무래도 도솔봉 방향이 아닌 것 같다. 다시 두륜봉으로 되돌아와 아무리 도솔봉 방향의 등산로를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이정표도 없고, 등산객들에게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다. 분명 등산지도상에는 도솔봉 방향의 등산로가 있는데.......
허기도 지고 해서 구름다리 위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챙기고, 어쩔까 고심을 하고 있는데 구름다리 아래쪽 바위사이로 올라오는 산객의 모습이 보인다. 물어보니 투구봉에서 오는 길이라고 한다. 투구봉에서 올라오는 길은 도솔봉 방향의 능선과 만나기 때문에 내가 찾던 도솔봉 방향의 등산로가 틀림없다. '등산로 아님' 이라는 팻말을 무시하고 진입을 하고 보니 여러명의 산객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 군산에서 단체로 온 산악회 회원들이다. 이쪽의 등산로는 매우 험한 구간이라면서 여기까지 온 것에 안도를 하는 모습이다. 알고보니 이 구간은 아직 개발(?)이 안된 코스다.
깊은 암릉과 암릉사이를 수직의 밧줄을 타고 건너야 한다. 군산에서 단체로 온 산악회 회원들이 암릉을 건너기 위하여 서로 밀고 당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 아래쪽에는 아직도 1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 올라올때까지는 적어도 30분 이상이 소요될 것 같다. 저 사람들이 올라오고 나면 나혼자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 밧줄을 잡고 올라오고 있는 산객들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시간도 넉넉하지 않고....'꼭 도솔봉으로 가야 하는가' 라고 자문에 현실과 이상이 충돌을 한다. 애써 '다음 기회에' 라며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되돌아서고 말았다.
▼ 뒤돌아본 두륜봉(왼쪽), 가련봉(오른쪽), 노승봉(중간)
▼ 아쉽게 발길을 돌리면서 바라본 도솔봉
도솔봉 왼쪽 뒤로 머리를 삐쭉 내밀고 있는 산이 달마산이다. 지난봄에 달마산을 포함하여 땅끝 종주를 한 경험이 있다. 달마산도 덕룡산, 주작산과 마찬가지고 암릉이 뛰어난 산이다. 물론 진달래 꽃도.....
다시 두륜봉으로 돌아와 이제는 진불암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진불암까지는 약 0.8km.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땅이 미끄러워 조심 조심....
▼ 진불암
진불암 뒤쪽으로 두륜봉이 보이고.... 진불암을 지나 대흥사로 내려간다. 대흥사까지는 약 1.2km. 약 0.4km를 내려가면 대흥사와 도솔봉 갈림길이 나오고,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도솔봉, 우측으로 가면 대흥사 방향이다.
대흥사로 내려가는 길은 숲속길이다. 발걸음에 부딪히는 낙엽 소리가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음을 들려준다. 이곳은 남도 끝이라 그런지 아직도 철늦은 단풍이 제법 한창이다.
다시 대흥사로 돌아왔다. 대흥사에서 두륜산을 올려다 보니 오전보다 훨씬 선명하다. 날씨는 오히려 더 흐린데 역광 현상이 없어진 것이다.
▼ 대흥사에서 올려다 본 두륜산
▼ 인생을 배우고....
▼ 와불의 형상을 한 두륜산 (오른쪽은 머리, 중간은 수인, 왼쪽은 발)
▼ 대웅보전앞 은행나무
대흥사에서 매표로소 걸어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 동백꽃
단풍들이 '철지난 가을' 아직 붙잡고 있다.
매표소로 되돌아 오면서 두륜산 산행을 종료하였다. 암릉과 고즈늑한 산사와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두륜산, 거기에 눈까지 더하였으니...
다음번에는 덕룡산 주작산과 연계한 종주산행 또는 두륜산 종주산행을 한번 해보고 싶다.
▼ 익산으로 돌아오는 길. 멀리 흰머리의 월출산이 가슴을 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