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호수, 다시 오리 가족 생각
1. 일자: 2024. 6. 6 (목)
2. 장소: 일월호수, 왕송호수
일월호수는 성균관대 옆에 위치한 둘레 2km가 채 안 되는 작은 저수지다. 얼마 전 인근에 수목원이 문을 열어 연계하여 인기가 꽤 있다. 분주하게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천천히 걷는다. 생각이 머물다 흩어진다. 일상의 여러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왕송호수는 의왕역 부근에 위치한 둘레 4.5km로 꽤 큰 면적과 주변 경관이 뛰어난 명소이다. 바라보는 눈에 새로움이 많은 곳이다. 한가로운 호수에 오리 몇 마리가 유유히 물살을 가른다. 문득, 어제 아침 출근 길에 겪은 일이 생각났다.
너른 도로에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서 있다. 평소와 다르게 빵빵거리는 이가 없는 게 신기하다 싶었는데 잠시 후 어미와 새끼 6마리인 오리 가족이 인도로 올라서는 걸 보고 상황을 파악한다. 잠시 멍해 진다. 바쁜 출근 시간임에도 작은 생명을 위해 기꺼이 기다려준 배려에 감동하고, 상황이 밤이나 전방 파악이 쉽지 않은 트럭이었다면 하는 아찔한 로드킬 느낌 때문이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그 잔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오리들이 장애물 없이 유영하는 모습을 보니 어제 일이 또 생각난다. 부디 그 오리가족이 별 탈 없이 살아가기를 바래본다.
두 호수를 돌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일상의 평온함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