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부뜨리 로드에서 카오산로드로 가는 길, 카메라 멘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봤다.
아마도 '왓 차나 쏭크람'인 듯?
중국식 사원 같기도 하고.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의 사원이다. (오래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인상적이었던 건 한마리 닭이었다.
색깔도 마치.... 나무 조각으로나 볼 수 있는 것같은 화려한 닭.
미동도 없이 너무 가만히 앉아 있어서 장식품인 줄 알았다. ㅡㅡ;;
태국에서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한국의 속담을 솔선수범 몸으로 보여주고 계신 개님들은 많이 보았어도 닭은 처음이다.
살생을 금지하는 불교의 나라 태국에선 동물들도 품성이 여유로워 보인다.
왓 차나 쏭크람 앞에 노점상.
신기한 건 다 먹어보고 말리라는 굳은 결심하에 설탕범벅 찹쌀떡튀김을 샀다.
우리나라에서 인절미 기름에 튀겨서 설탕 찍어 먹는 것과 98% 똑같다. 그러고보면.. 세계를 아울러 참으로 비슷한 음식이 많다. 러시아에 갔을 때 만두를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맛은 없더라만...ㅡㅡ;;)
노점의 음식들이 설탕 범벅인 게 많고 음료수며 요구르트며 캔커피며 너무 달아서. '이렇게 달게 먹는 태국 사람들 중에, 왜 뚱뚱한 사람이 거의 없을까?'라는 원초적인 의문을 던지며 카오산로드로 접어들었다.
차나쏭크람 경찰서 옆에 커다란 과일주스 노점상에서 또 과일 주스 사먹고 싶었지만 "또 먹어?"라는 종다리의 경이로움에 가득차다 못해 진기한 사람을 대하는 듯한 말투가 생각나서... 참았다.....
그리고 드디어 카오산 로드.....
아..... 말로만 듣던 카오산 로드.... 배낭여행자의 천국이라는 카오산 로드......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사람도 별로 없고, 생각보다 많이 한적하다. 아직 너무 더운 한낮이라 사람들이 많이 안 나왔다보다.
저녁에 다시 오기로 하고 계속 걸었다.
로마시대 병사의 투구 깃처럼 생긴 이것은 <민주 기념탑>
태국 민주화의 상징이라고 한다.
이 민주 기념탑 주변에도 정말 맛있어보이는 노점상들이 많이많이 있었는데.
"넌 배가 안 부르니?"라는 종다리의 어이없다는 투의 말투가 생각나서... 역시 참았다. (하지만 정말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 많다. 조금 지나서는 종다리도 여기에 다시 가서 사먹자고 했을 정도.ㅎㅎㅎ)
태국에서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는, 길거리건 상점이건 어디든 눈만 돌리면 볼 수 있는 국왕의 초상.
예전에 푸켓 여행 갔을 때, 가이드가 말하길 태국 국민들은 태국 국왕을 정말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나중에 씨암 니라밋 쇼 볼 때, 쇼 직전에 국왕의 영상이 나오는데 국왕에게 경의를 표하는 국민들의 모습에 괜히 뭉클해기지도 했었다.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를 가진 나라의 국민들은 얼마나 행복할까'했더니, 종다리 '우리가 이 나라 국민이 아닌 이상 그건 모르는 거야. 왜 명박이 영상에도 국밥집 아줌마가 경제를 살려달라고 웃으며 국밥주시잖아'란다.
그거야 그렇지만...ㅋㅋ
하지만 그 영상은 감동을 주지 못하지만, 태국 국왕 영상은 짠한 감동을 주잖아....
어쨌거나 국왕 사진이 워낙 많아서 길에서 지나치다 우연히 만나도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길에서 찍은 우체통,
자전거 전용 도로 표시...
종다리는 '이런 건 대체 왜 찍는 거야?'라며 의아해했지만. 뭐 딱히 이유가 있어야 하나... 그냥 맘이 가면 찍는 거지.
민주 기념탑에서 가까운 라마3세 공원.
정원도 무척 예쁘게 단장되어 있고 뒤쪽에 보이는 건물도 무척 예뻐보이는데....
공사중이다. ㅡㅡ;;
이곳에서 태국 아저씨들이 자꾸 말을 걸었다. 난..... 흥정하려는 툭툭 아저씨들인 줄 알고 그냥 무시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꼭 그런 장삿속이 아니라 순수한 궁금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이나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하도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무시하는 게 최선'이라는 나름의 기준이 생겨서 그렇게 했는데... 이날이 태국 첫날이어서 역시나 대답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
그 이후 며칠 태국에 있어보니, 태국 사람들이 상당히 친절한 거다.
가만히 지도만 들고 서 있어도 다가와서 길을 알려주려는 사람이 꽤 많았다. 라마 3세 공원의 그 아저씨들도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지...미안하다.....
라마 3세 공원 건너편에 마하깐 요새. 작고... 예뻐서 이게 무슨 요새인가 싶은데.
가보면 진짜 대포도 있다. 방콕의 외곽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란다.
직접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지도에 의하면 <라마 6세 박물관>일 건물. 멋지다.
푸 카오텅 가는 골목으로 접어들자 소방서가 보인다. 상당히 일상적인 풍경인데도... 새롭다.
외국에서 소방서를 본 게 처음인 것 같다.
중국에서 2년을 살면서도 소방서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내가 중국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학생들이 의아해한다.
개그맨 전유성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은 외국에 가면 꼭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른다고. 이유를 묻는 상대방에게 전유성은 반문한다.
"외국에서 머리 잘라 봤어요? 그만큼 일상적이면서 흔치 않은 경험이 어디 있어요?"
일상이란, 지겨운 것 같지만 조금의 틀만 벗어나도 깨지게 되어 있다.
늘 보는 소방서, 태국에서 만나니 더욱 새로운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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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날자의 맛있고 즐거운 생활 원문보기 글쓴이: 날아보자
첫댓글 민주 기념탑... 우리나라 어디에서 비슷한 모양을 본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