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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맛집 스크랩 [다시쓰는 제주맛집] 샐러드 앤 미미
민욱아빠 추천 0 조회 1,115 12.02.11 11:5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제주엔 지금 여기저기, 구석구석 무언가가 한창 생기고 있는 중입니다.  관에서 주도하는 규모와 획일성 가득한 그닥 관심가지 않는 이런저런 공간을 제외하면 개개인이 만들어가는 개성넘치는 공간은 우리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합니다.  물론, 너무 많이 그리고 빠르게 생기는 이러한 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면 불거질 문제들도 걱정이 되지만, 아직은 우리가 잃어가는 다양성의 회복이라는 시각에서, 그리고 개인이 가진 개성과 손길이 아기자기함과 더불어 흥미롭고 따뜻하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기도 합니다.

 

  얼마전부터인가 제 블로그에 눈에 띌 정도로 방문하여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댓글과 답글로 나누던 중, 서울에서 샐러드피자가게를 운영하신다며 곧 제주로 내려갈 것이라 이야기를 하시며 자신의 블로그를 소개해주시더군요.  그러고는 방문이 뜸해지시더니 어느순간엔가 제주지인들에게서 그분의 가게이름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 내려오셨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에 얼마간의 시간차를 두고 저도 가보았습니다.  그 이름은 '샐러드 앤 미미'.  왠지 세련된 느낌이 드는 이름이죠.

 

  항몽유적지 부근의 깊은 숲속으로 들어서면 좁다란 길을 따라들어가 넓은 귤밭이 나옵니다.  멀리는 애월앞바다도 보이죠.  필시 귤창고였을 건물은 이렇게 유용하고 개성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역시 귤창고는 변신의 귀재이자 활용도가 아주 높은 제주의 보물입니다.

  조금은 모던한 시내 한귀퉁이에서 보아도 잘 어울릴 디자인이 여기서도 나름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주인장님의 블로그에서 보았던 귀가 길다란 토끼? 토끼 맞겠죠?

  창고의 한쪽 공간은 이렇게 깔끔하고 개방된 주방으로 탈바꿈되어 있습니다.

  손님이 많아 카메라를 막 들이댈 수 없어 반대편 벽거울을 통해 살짝 들여다 본 실내는 외풍으로 약간의 한기는 느껴지지만 깔끔하고 안정된 분위기입니다.

  봄이면 저 자리가 얼마나 예뻐질까 하는 상상도 해 보구요.

  한쪽 모퉁이의 선반엔 낮익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이런저런 물건들이..

  저 인형은 제가 아주 어렸을 적 동생들이 옷을 입혔다 벗겼다 하며 놀던 인형입니다.

  대들보가 조금 약해보이긴 하지만 가지런히 정렬된 천장나무가 나름의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이곳이 귤창고였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흰둥이는 조금은 답답한 듯 장난거리가 생기면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이 곳엔 와인과 샴페인등도 팔지만 주인장님이 직접 만든 피클류나 드레싱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공장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직접 담가만든 음식을 접한다는 것은 그것이 내 손을 통하든 아니면 깊은 손길로 만든 타인의 손이든 감사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사먹는다'는 행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가공품'을 애써 피하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필요하다면 감사히 구입해야죠.

  자리에 앉으면 깔끔하고 따뜻하게 준비된 물수건과 함께 식기가 세팅됩니다.

  메뉴판은 깔끔하게 정리된 소책자와도 같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담겨있거든요.

  피자는 모듬버섯 샐러드 피자로 주문하구요.

  말린토마토 알리오올리오 파스타와 먹물을 넣은 막걸리빵을 주문했습니다.

  먼저 먹물막걸리빵이 나오는군요.  투박하지만 잘 부풀어오른 느낌의 구미를 확 당기는 빵입니다.

  드레싱은 함께 나오는 토마토 드레싱을 토핑으로 올려 먹을 수도 있고 이렇게 소금과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를 적당히 섞어만들어 찍어먹을 수도 있습니다.  담백하고 살짝 시큼한 느낌의 빵은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입맛을 자극합니다.

  주문한 피자가 나왔네요.  피자를 주문하면 샐러드를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피자 위에 샐러드가 수북히 담겨나오니깐요. 

  도우부터 시작해서 거의 모든 것이 손수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밀을 이용하여 만든 도우는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은 얇은 도우이고 피자는 담백하고 든든한 느낌입니다.  마치 집에서 잘 만들어낸 피자의 느낌이랄까요.  땅콩을 올리고 산뜻하면서도 깔끔한 맛의 샐러드는 피자와 함께 먹을때 그 즐거움을 배가시켜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땅콩을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데 전체적으로 음식의 느낌이 너무 편안한지라 거슬림없이 잘 먹었습니다.  

  말린토마토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도 나왔습니다.  심지의 느낌이 약간 살아있는 알 단테로 익힌 면에 연한 토마토소스.. 그리고 약간의 신맛을 지닌 말린토마토의 느낌은 마늘과 잘 어울리더군요.  거슬림 자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말린토마토..  예전에 제이미 올리버에 심취했을때 오븐에서 썬드라이드 토마토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득 궁금해서 주인장님께 물어보니 오븐에서 토마토를 열심히 말리고 있다구요..

  아이가 있다보니 피자도 잘 먹지만 조금 부족해하기에 당근스프를 주문하였습니다.  제주당근을 곱게 갈아 만든 스프는 그저 부드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제주가 이런 개성과 다양성으로 채워져가는 것은 참 반가운 일입니다.  특히 이런 자신만의 손길과 손맛을 가진 분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구석구석 채워가는 것은 소문으로 또는 여러 경로로 찾아가 맛을 보는 사람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는 일입니다.  샐러드 앤 미미는 애월의 한 으슥하기까지 한 구석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찾아가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최고로 느끼게 해 주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머니의 구수한 밥은 아니지만 살짝의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가 맛 본 음식은 집에서 잘 만들어낸 피자나 파스타를 부담스럽지 않고 살짝 든든한 느낌이 있는 편안함을 주는 음식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올때의 기분도 즐거울 수 밖에 없는 그런 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라는 건, 이제 막 제주에서의 일과 생활을 시작하신 주인장님이 이런저런 어려움과 버거움에 부?혀 쉬이 지쳐버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사실, 소문을 내는 입장에서 항상 조심스럽고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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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2.11 19:11

    첫댓글 피자가 먹고프네요..잘 보고 갑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12.02.17 19:51

    맛있어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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