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고속버스 차창너머 외로운 소녀 울고 있네.
가지 말라고 곁에 있어 달라고 애원하며 흐느끼네.
기약 없이 서울로 가는 머시매가 너무 야속해.
차창을 두드리며 우네 땅바닥에 주저앉아 우네
터미널엔 비가 오네.
밤도 깊은 터미널에 외로운 남자 울고 있네.
그때 그 시절 옛 사랑을 찾아서 이 거리에 다시 왔건만.
뿌리치며 떠나야했던 그 세월이 너무 길었나.
밤거리를 헤매이며 우네 옛사랑을 그리워하며 우네
터미널엔 비가 오네.
24살에 경찰이 되어 1년 전경대 분대장 근무를 마치고
배치를 받은 곳이 이리경찰서 오산지서
이리는 내 고향으로 대학을 다니던 동창들 만나는 것이 창피해
경찰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본서에 분서 수발을 갔다가
경무과장에게 들켜 혼난 뒤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서울 행 기차를 탔습니다.
대학을 가기 위하여
당시 나는 정보과 미스 리와 사귀고 있었는데
그녀는 오산 제일 부자 집 무남독녀로 그녀와의 결혼은 바로 부자가
되는 지름길 이었습니다.
“ 미스 리 너도 알지. 내 꿈은 경찰이 아니라는 것을 ”
서울에서 학원을 다니며 한동안 서울과 이리를 오가면 만나다가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그녀의 말과 함께 연락이 끊겼는데
얼마 후 결혼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어제 밤 비 내리는 농막에서
윤수일의 터미널 노래를 듣다가 문들 떠오르는 추억이었습니다.
어느 하늘아래 잘 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