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한여름 장대비처럼 비님이 오시더니 오늘은 소강상태입니다.
그 틈으로 한옥현선생님도 오시고 하민,하진가족도 오시네요.
아랫집 윗집 사이로 울타리는 있지만~~~
노래를 부르며 마음을 모으고 선생님 말씀과 오늘 할 일을 듣습니다.
"어제 비님이 여름 태풍 때의 강수량 만큼 왔다. 5월 이렇게 비가 온 것이 처음이다. 날씨가 요동치고 있다. 그래도 무엇때문이라기 보다는 원인을 찾기 보다는 우리 할 일을 해야한다. 농사꾼이 핑계를 되면 안 된다. 폭우가 내려도 서리가 내려도 자연 앞에 당당히는 없다. 받아들이며 살아야 한다. 인간이 보살피기 전에 식물이 먼저 발버둥친다.
앞으로는 학교일정을 맞추기보다는 언제든지 먼저 농사를 해야한다.
변명거리를 찾지 말아야 한다."
오늘 할 일은 고추 지지대 세우고 묶기입니다.
소라와 자허, 하민이는 공양간에서 새참으로 김치부침개를 준비하고 나머지 일꾼들은 고추지지대를 세우고 끈으로 서로를 의지하도록 묶습니다. 그 사이를 다시 짱짱하게 끈으로 묶어 태풍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게 합니다.
하진이는 작은 끈들을 일꾼들에게 배당합니다. 어제 내린 비로 고랑이 질척거리지만 개념치 않고 신나게 다닙니다. 어른들은 일로, 어린동무들은 놀이로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한 시간 정도 해서 마치고 공양간에서 새참을 듭니다.
그러면서 고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옛날에는 고추모를 집에서 길렀다.
씨를 뿌려서 솎아내고 솎아내고 하는 과정을 통해 뿌리가 1/3정도가 잘려나간다. 이것을 심어 놓으면 이틀부터는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며 90일 정도 지나면 먹을 수가 있다. 그러나 집단으로 모종을 키우는 육묘장에서 크는 고추모는 아주 작은 포트에서 자라 뿌리가 길다. 이것은 15일 정도부터 감을 잡고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이것으로 보아 온전한 상태보다는 불안전한 상태어서 새끼도 더 많이 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식물은 위기의식에서 2세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강하게 자리잡는다. 스스로 일을 해서 뿌리를 내려야 살아진다. "
하십니다.
자주 하시는 말씀인데도 오늘은 더 힘을 주어 당부하시네요.
나의 모습이 학교의 틀에 갇혀 있으며, 그 속에서 육묘장 고추가 되지 말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고맙습니다.
올 봄에 심은 작물과 량을 선생님께 물어서 정리합니다.
씨감자 - 2박스
옥수수 모종 - 200~300개(?)
고추 모종 - 260개
상추 - 4종류, 4판(적상추, 청상추, 꽃상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