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추 제28편 구문(口問)
구문이란 구전이란 뜻이다. 구전적 총괄, 하품, 딸꾹질, 코고는 것, 한율, 트림, 재채기, 하수, 눈물, 한숨, 군침, 이명, 혀를 깨무는 등에 대한 병리와 치법
황제께서는 정무를 마치고 편히 휴식하시다가 갑자기 좌우의 대신들을 물러가게 하고, 기백을 향하여 물으셨다.
나는 이미 9침의 이치, 음양의 이론, 3음 3양 6경맥의 설을 선생에게서 들었소.
타인들을 모두 물러가게 하였으니 지금부터 조용한 자리에서 구전할 수 있는 가장 비결에 속하는 5의를 말해 줄 수 없겠소?
기백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황제에게 재배하고 아뢰었다.
참으로 훌륭하신 생각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신이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극비의 구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부디 그 구전을 전수해 주기 바라오.
기백이 말하였다.
대체로 모든 병이란 것은 모두 풍 우 한 서의 외인에 의하거나, 혹은 성생활의 문란, 감정의 격동, 음식의 부절제, 환경의 악영향, 경악이나 공포로 인한 정신의 전도와 같은 내인에 의하여 생기는 것입니다.
이들 내인이나 외인에 의하여 정상이어야 할 혈기의 운행이 저해되어 음기와 양기가 교류하지 않고 서로 거부하며, 혈맥이나 낙맥의 우형이 두절되므로 전신을 지키고 기르는 맥의 통로가 통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음기와 양기가 싸워서 외사를 방해하는 기가 한곳에 머물게 되어 그 구실을 못하며, 경맥속에는 영양의 기가 흐르지 않고 부족하며, 기와 혈이 자기의 본분을 지키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는 상도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것이 구전의 극비의 이론입니다.
이 외에 고전에 실려 있지 않은 것으로 병이나 치법에 대하여 질문하시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기탄없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그러면 묻겠는데, 사람이 하품을 하는 것은 무슨 기의 작용에 의하는 것이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위기는 주간에는 양경을 순환하고, 야간에는 음의 장을 순환합니다. 음은 당연히 야간에 속합니다.
야간은 수면이 추가됩니다. 그런데 야간에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하품이 나는 까닭은 양은 사람의 두뇌가 있는 상부를 관장하고, 음은 사람의 장부가 있는 하부를 관장하고 있으므로 야간에 음기가 상승하여 뇌를 점하고, 양기가 하락하여 장부로 들어가면 사람이 완전히 수면을 하게 되는데, 아직 여기까지 이르지 않아서 야간에도 음기가 아래에 있고, 양기가 위에 있으면 양기가 위에서 음기를 끌어 올리고, 음기는 아래에서 양기를 끌어 내리려고 하여 서로가 잡아당기게 되어 하품이 나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에 양기가 뇌에서 사라져 음의 분야로 들어가고, 음기가 올라가서 뇌에 자리잡게 되면 잠이 듭니다.
아침이 되어 음양이 또 교차하면 잠이 깹니다.
하품이 자꾸 나는 자는 족소음 신경의 조해를 사하고, 족태양 방광경의 신맥을 보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딸꾹질은 무슨 기의 작용에 기인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음식물은 위에 들어가서 소화 흡수되어 폐에 이르러 거기서 전신으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가 냉하면 이 냉기로 인하여 음식물의 정미인 곡기가 새로이 생겨도 그것이 폐로 가지 못하고, 윗속에서 양자가 뒤섞여서 곡기의 기능을 잃고 함께 위에서 치밀어 횡격막을 움직이므로 딸꾹질을 하게 됩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수태음 폐경을 보하고, 족소음 신경을 사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코를 고는 것은 무슨 기의 작용에 기인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음기가 성하여 너무 강한데, 양기는 허하고 너무 약하기 때문입니다.
음기의 움직임이 너무 빠르고, 양기의 움직임이 너무 느리면 양기가 음기에 눌려서 발산이 안되므로 입이나 코에서 밀려나가게 되어 코를 곱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족태양 방광경을 보하고, 족소음 신경을 사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한율이 나는 것은 무슨 기의 작용이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한사가 피부에 머물게 되면 음기가 모공을 닫게 되어 양기가 밖에 도달할 수 없으므로 한율을 발합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양경을 보하여 모공을 열어 양기가 밖에 도달할 수 있게 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트림이 나는 것은 무슨 기의 작용에 기인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한기가 위에 머물러 있을 때는 기가 역행하여 아래에서 위로 소산되려고 위에서 나옵니다.
이것이 트림입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족태음 비경과 족양명 위경을 보합니다. 또 일설에 의하면 찬죽을 보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재채기가 나는 것은 무슨 기의 작용에 기인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양기가 허해 있을 때는 음기가 이를 대신하여 재채기해서 외사를 추방하려고 하는데, 좀처럼 안됩니다. 이럴 때 양기가 화해서 도우려 하면 먼저 심장에 충만되었다가 코로 뿜어 내는 것이 재채기입니다.
만약 양허하여 재채기를 할 때는 미본에 있는 족태양 방광경의 찬죽을 보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치료점이 미상에 있다고도 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인체에 하수된 부분을 가진 자가 있는데, 이는 무슨 기의 작용에 기인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위기가 허하여 실하지 않을 때는 영양의 보급이 쇠하여 전체의 경맥이 허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경근도 이완됩니다. 경근맥이 이완했을 때는 성생활에 열중하면 경근의 맥기가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 부분이 하수됩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하수된 곳의 간극을 보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사람이 슬퍼하면 눈물이 나는 것은 무슨 까닭이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심장은 5장 6부 중에서 왕에 해당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눈은 점액이 모이는 곳이며, 또 안면에 있는 공을 적셔주는 체액의 통로이기도 합니다.이에 비하여 입이나 코는 기가 출입하는 공입니다.
사람이 비우에 잠기면 심장이 동요합니다.
왕에 해당하는 심장이 동요하면 신하인 5장 6부가 모두 동요합니다. 5장 6부가 동요하게 되면 거기서 통하고 있는 맥은 모두 눈에 모여 있으므로 눈에 있는 액의 출입구가 개방됩니다.
그리하여 눈물이 나게 됩니다. 이 체액은 모든 인체의 구멍을 적시고 있습니다.
누회가 개방되어 눈물이 그치지 않으면 체액이 없어집니다.
액이 없어지면 안구를 적실 수 없습니다.
안구를 적시지 못하면 눈이 덮입니다.
이런 경우를 정기가 빠져버렸다는 뜻으로 탈정이라 합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족태양 방광경에 항부를 끼고 있는 천주를 보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사람이 한숨을 쉬는 것은 무슨 기의 작용 때문이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우울한 생각이 겹쳐서 기분이 침체되면 심장의 낙맥이 땅깁니다. 심장의 낙맥을 심계라 하는데, 이것이 땅기면 기관지가 압박됩니다.
그렇게 되면 호흡이 충분히 안되므로 한숨을 쉬고, 기관지를 펴서 숨을 내쉬려고 합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수소음 심경, 수궐음 심포경, 족소양 담경을 보하여 유침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사람이 군침을 흘리는 것은 무슨 기의 작용에 기인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서 위가 활동하면 거기에 열이 납니다. 이 때 기생충이 소화관 속에 있으면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기생충이 동요하면 위기가 이완됩니다.
그렇게 되면 염천이 열려서 거기서 연액이 나오게 됩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족소음 신경을 보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이명은 무슨 기의 소치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귀에는 각 경맥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위 속이 공허하면 각 경맥의 기도 허약해지고, 그 결과 이에 기가 집중되지 않고 도리어 하행합니다.
맥기가 아래로 흐르면 상부의 맥의 기가 결핍되어 이명이 나는 것입니다.
이를 고치는데는 족소양 담경의 객주인과 수의 모지와 조갑이 육과 교호되는 곳인 소상을 보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식사 중이나 그 밖의 경우 사람이 혀를 깨무는 수가 있는데, 이것은 무슨 기의 소치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냉기가 각 경맥을 따라서 역상할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냉기가 소음경맥을 따라서 역상하면 이 경맥은 설근에 이어졌으므로 혀가 잘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혀를 깨물게 됩니다. 또한 소양경맥을 따라서 역상하면 이 경맥은 협으로 주행하고 있으므로 이 부위의 움직임이 나빠져서 볼을 깨물게 됩니다.
또 양명경맥을 따라서 역상하면 이 경맥은 입술을 순환하고 있으므로 입술의 움직임이 잘 안되어 입술을 깨물게 됩니다.
이들을 고치는데는 이상이 있는 경맥을 보합니다.
지금 말씀 드린 12의 사기는 기사라고 부르는 특수한 사기가 사람의 안면에 있는 구멍으로 주행하여 병을 일으키는 것이며, 이 기사가 생기는 까닭은 모두 정기가 허해 있기 때문입니다.
상부의 정기가 부족하면 뇌에 기가 충만되지 않으므로 이명이 나서 괴롭고, 머리는 무거워서 기울어지며, 눈이 흐리게 됩니다.
중부에 정기가 부족하면 대소변의 배설에 이상이 생겨 장명이 납니다.
하부에 정기가 부족하면 수족이 저리고 냉하며, 부자유해지고, 그 외에 심흉부가 괴로워집니다.
이들을 고치는데는 모두 족의 외과의 하부에 취혈하여 유침법을 써서 보합니다.
황제께서 약간 겨면쩍게 말씀하셨다.
지금 선생의 설명이 너무나 명쾌하였으므로 듣는데 홀려서 명심하지 못한 점이 있소. 미안하지만, 다시 한번 요약해서 치료법을 설명해 주기 바라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그러면 간단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품이 나는 것은 신기의 부족에 기인하므로 그럴 때는 족소음 신경을 취혈합니다.
딸꾹질이 나는 것은 폐기의 실조가 기인이므로 그럴 때는 수태음 폐경과 족소음 신경을 취혈합니다.
코를 고는 것은 양기가 너무 강하여 양기의 활동이 억제되어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므로 그럴 때는 족태양 방광경을 보하고, 족소음 신경을 사합니다.
한율을 일으키는 것은 모든 양경을 보합니다.
트림이 나는 것은 족태음 비경과 족양명 위경을 보합니다.
재채기가 나는 것은 족태양 방광경의 찬죽을 보합니다.
하수 부분이 있을 때는 그 부분의 기육의 분육간을 보합니다.
눈물이 그치지 않을 때는 경을 끼고 있는 양측의 천주를 보합니다.
한숨을 쉬는 것은 수소음 심경, 수궐음 심포경, 족소양 담경을 보합니다. 이 때는 유침법을 씁니다.
군침을 흘릴 때는 족소음 신경을 보합니다.
이명이 날 때는 족소양 담경의 객주인과 수의 무지의 조갑과 육이 교호되는 곳에 있는 수태음 폐경의 소상을 보합니다.
설이나 협이나 순을 깨무는 것은 어느 경맥에 변동이 있는지를 잘 살펴서 허해 있는 경맥을 취혈하여 보합니다.
눈이 흐려지거나 머리가 무겁고 목이 기울어지는 것은 족의 외과의 하부에 취혈하여 이를 보합니다. 그리고 유침법을 씁니다.
수족이 저리고 냉하며, 부자유하고, 그 외에 심흉이 괴로울 때는 족의 제1지와 제2지 사이에서 2촌 윗쪽에 있는 족궐음 간경의 태충을 취혈합니다. 이 때도 유침법을 씁니다. 일설에는 족의 외과의 하방을 취혈하여 유침하라고도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