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배기 딸, 두살배기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콩쿠르
얼마전에 인터넷 신문 기사에서
올해 프랑스 콩루르 상 수상사에 대한 기사를 보았단다.
수상자의 이름은 낯선 이름인 피에르 르메트르란 소설가였어.
그래서 아빠도 이 사람에 대해 검색해봤어.
프랑스에서는 유명한 추리 소설 작가라고 하더구나.
아빠가 추리 소설도 좋아하고,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들을 제법 재미있게 읽어왔기 때문에
이 사람의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러다가 전에 강남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었는데,
그곳에 이 책이 있길래 샀단다.
그리고 어떤가 읽어보았지.
괜찮네.
그런데 여자 주인공의 엽기적인 살인행각이 너무 잔인하고,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 또한 너무 무서워서,
너희들은 이책은 성인이 된 다음에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
1. 납치
주인공의 이름은 알렉스. 책제목하고 똑같지?
알렉스는 요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다가
자신이 하고픈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사표를 쓴 서른살의 아가씨란다.
가족이 있기는 하지만, 연락은 거의 하지 않고 혼자 지내고 있었어.
알렉스는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어.
그런 알렉스가 어느날 50대의 괴한에게 폭행당하고 납치되었단다.
낯선 건물로 끌려가서 벌거벗겨진 몸으로 안지도 서지도 못하는 새장에 갇히게 되었어.
그리고 괴한은 알렉스가 갇혀 있는 새장을 밧줄에 매달어 놓았단다.
알렉스는 납치범에게 이유를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았고,
그저 죽어야 한다고만 했어.
먹을 것은 물과 쥐들이 먹는 크레켓만 주었어.
그렇게 알렉스를 새장에 매달아 놓은 채 하루에 한두번만 와서
공포에 빠져 있는 알렉스의 사진만 찍어갔어.
그리고 알렉스가 갇혀 있는 창고 안에는 덩치 큰 쥐들이 왔다갔다 했어.
그리고 그 쥐들은 알렉스에게 공격적 성향을 보였단다.
알렉스가 죽고나면 쥐들의 밥이 될 거라 생각했고, 쥐들도 그렇게 생각했을거야.
그런던 어느날 알렉스는 자신을 납치한 괴한이 누구인지 기억해냈어.
그것은 바로 파스칼 트라리외의 아버지였던거야.
파스칼 트라리외...
그의 정체는 이따가 이야기해줄께..
2. 수사
수사반장 카미유.
그는 키가 145cm밖에 안되는 단신의 경찰이었어.
4년 전 아내 이렌이 임신상태에서 납치되었다가 죽은 일이 있었어.
이 일은 카미유에게 강력한 트라우마를 남겼고,
그는 이후 강력범죄는 담당하지 않았어.
그런데, 낯선 여인의 납치사건에 경찰서장의 강요 반 부탁 반으로 맡게 되었단다.
카미유는 부하 루이, 아르망과 함께 수사를 시작했어.
한 여인이 납치당하는 것을 본 목격자에 의해 신고가 이루어졌는데,
가해자, 피해자 모두 누구인지 전혀 몰랐어.
대충 연령층만 알고 있었어.
계속된 수사 중에 납치사건이 일어난 거리의 건너편에
약국의 폐쇄회로 카메라에 납치 차량 일부가 녹화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어.
그리고 사고 며칠이 지나 범인이 트라리외라는 사람이라고 밝혀졌어.
그리고 그의 근거지에서 잠복수사를 하고 있다가
그를 쫓았으나, 경찰에 쫓기던 트라리외가 고가에서 뛰어내려 그자리에서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그의 소지품 중 핸드폰에서 피해자의 사진을 볼 수 있었어.
어느 창고에서 밧줄에 묶인 새장에 갇혀 있는 사진을....
카미유 일행은 곧장 몽타쥬를 만들어 피해자의 신분을 밝히려고 노력했고,
피해자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그녀가 있는 위치를 밝혀내려고 노력했어.
그리고 한편으로,
가해자인 트라리외의 뒷조사를 했어.
그에게는 36살 아들 파스칼이 있었어. 그는 정신지체자여서 트라리외가 보살폈지.
그런데, 일년 전 쯤 실종되었었어. 어떤 여자와 사라졌다고 하는데,
주변인 탐문 조사를 하니 트라리외가 납치한 그 여자였어..
정신지체자가 일년이나 사라져 있다는 것은 그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트라리외 아버지가 그를 꼬셔서 도망간 그 여자를 찾아서 납치했던 것이야.
...
카미유는 파스칼과 그 여인의 행적을 추적하다가
그 여인이 1년전 살던 집 정원 땅속에 묻혀있는 파스칼을 찾아냈단다.
그의 시신은 너무 흉칙했어.
머리는 둔기로 맞아 심하게 함몰했고,
아황산의 강산성 용액으로 입, 목, 식도가 녹아내려있었어.
그리고 파스칼을 죽인 용의자는 바로 그와 함께 있던 여인.
바로 트라리외에게 납치당한 그 여인.
이제 그 여인은 피해자가 아닌 살인 용의자가 되는 거였어.
....
카미유는 왜 '아황산'을 사용했을까에 촛점을 맞췄어.
그렇다 보니 그 전에 미해결 사건 중 아황산으로 살해한 살인사건이 2개나 더 있음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그 사건을 추적하다보니
피해자 주변에 의문의 여인이 있던거야.
그리고 그 의문의 여인은 바로 알렉스였던 것이지.
알렉스는 계속 가명을 사용했기 때문에,
카미유를 비롯한 경찰들은 아직 알렉스의 정체는 모르고 납치된 여인, 아니 연쇄살인범으로만 알고 있었어.
이게 알렉스가 갇혀 있는 곳을 빨리 찾아야겠지.
그러던 중 알렉스가 갇혀 있는 곳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어.
경찰들이 출동을 했지..
그런데, 그곳에는 부서진 새장만이 있었어.
알렉스가 사라졌어.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3. 살인과 자살
매달린 새장에 갇혀 있던 알렉스...
자신을 공격하려는 쥐들이 피에 굶주려 있음을 알게 되었어.
알렉스는 피를 내서, 밧줄을 피로 적셨단다.
그러자, 쥐들이 밧줄을 타고 가서 갉아먹었어.
그래서 가늘어진 밧줄... 그리고 알렉스와 새장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밧줄.
새장을 떨어져서 부서지고, 알렉스는 부상당한 몸이지만 옷을 추려 입고, 그곳을 빠져나갔어.
알렉스가 생각하기에 언제 다시 자신을 납치했던 트라리외가 올 지 모르는 일이었거든.
그는 다 망가진 몸으로 간신히 도망나와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했어.
인터넷을 통해 트라리외를 검색해보니, 경찰에 쫓기다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
며칠 동안 트라리외가 오지 않았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거지.
알렉스는 집을 이사하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어.
알렉스는 건강을 되찾고 나서,
다시 엽기적인 살인을 했어.
남자 2명과 여자 한명을 죽였단다. .
방법은 모두 잔인했지.. 흉기로 강타하여 기절시키고, 입에 아황산을 들이붓는 것이었어.
그 이전과 비슷한 방법으로 말이야.
마지막 피해자는 가정적인 과묵한 화물 트럭 운전사였거든.
그걸 보니 알렉스는 정말 용서받지 못할 연쇄살인범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그녀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왜 그랬을까.
알렉스는 이제 끝났다면서, 새로운 출발을 계획했어.
스위로 가서 새생활을 할 계획으로 비행기도 예약하고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타고갈 차도 예약을 했어.
그리고 개인 용품을 모두 쓰레기장에 버렸단다.
그리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은 오빠 토마스에게 전화를 했고,
그날 밤 11시 30분에 만나자고 약속을 정했어.
....
그런데,,,
갑자기 마음이 바뀐 것인지.
알렉스는 호텔의 욕실에서 세면대에 자신의 머리를 세게 박았어.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몇번이나...
그리고 간신히 정신을 차리더니, 아황산을 칸 위스키를 단숨에 들이켰단다.
그렇게 알렉스는 자살을 했어.
왜 그렇게 고통스럽게 자살을 했을까.
이유가 있었단다.
4. 과거
수사반장 카미유는 계속 일어나는 엽기적인 연쇄 살인에 뒤만 쫓고 있었어.
늘 사건이 터진 후에 알았고, 현장에는 아무 증거없이
의문의 여인의 흔적만 있는 것이었어.
그러다가 호텔에서 용의자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지.
그제서야 범인의 이름이 알렉스란 것을 알았고, 신분이 밝혀졌어.
카이유 일행은 그녀가 호텔방에 남긴 유퓸과
그녀가 쓰레기통에 개인 용품을 버린 것을 발견하여 조사를 했어.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써온 일기장이 있었어.
그 일기장에는 무서운 비밀이 담겨 있었단다.
카미유는 알렉스의 오빠 토마스 바쇠르와 엄마를 소환했어.
토마스는 알렉스의 오빠이긴 한데, 아빠가 다른 이부남매였어.
처음에는 연쇄살인자의 용의자인 알렉스의 시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부른 것이었지.
하지만, 이미 알렉스의 일기장에서 토마스와 알렉스의 관계가 평범한 남매 사이가 아니란 것을 알고
모른 척 하고 토마스를 신문을 했지.
그리고 드러나는 사실들.
알렉스가 10살 때, 17살인 토마스는 알렉스를 강간했단다.
한두번이 아니라, 상습적으로 계속되었어.
그리고 토마스는 자신 뿐만 아니라, 친구, 지인들에게
알렉스를 이용하여 성매매업까지 한 것이었어.
토마스는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나중에는 사실을 인정했어.
20년 가까이 지난 일들이 지금와서 증거도 없다면서 자신을 가둘 증거가 없다고 했어. 맞는 말이야.
그리고 알렉스가 죽인 사람들..
알고 보니 20년 전에 토마스를 통해 그녀를 겁탈했던 이들이었어.
여자 한명은 알선에 동참했던 사람이고...
알렉스는 어렸을 때의 죽고 싶을 만큼의 상처를 준 이들에게 복수를 한 것이었지.
알렉스의 시신 부검 결과 아기집이 강한 산성용액으로 녹아버려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였어.
그리고 소변을 보는 요도부는 아마추어 실력으로 응급처치되어 있었고...
목숨을 건지고 살았다는 것이 기적일 정도였지.
즉, 누군가 강제로 했다는 것이야... 누구겠어. 토마스지...
아마추어 응급처지는 누가 했냐고? 바로 토마스와 알렉스의 엄마였어. 간호사였거든.
엄마는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려고 했어.
그래서 딸이 그지경이 되었는데, 병원에 안가고 자신이 직접 시술을 한거야.
병원에 가면 모든 일이 들통날 테니까.
하지만, 여전히 토마스를 체포할 수가 없어서... 확증이 없었거든..
그런데....
알렉스가 죽은 호텔방. 여러 정황들이 알렉스가 자살했다고 보기 어렵게 했단다.
먼저 스위스로 도망가 새로운 삶을 살려는 준비가 너무 완벽했단 점.
돈도 챙기고, 항공권도 예약하고, 다음날 공항에 갈 차편도 예약해 놓고,
자신의 신변 정리도 확실히 한 점.
그리고 자살이라고 하기에는 두개골 부상이 심각한 점 등..
카미유는 알렉스가 타살이라면 누가 범인일까를 생각해봤어.
당연히 용의자는 토마스.
호텔방에서 토마스의 지문이 묻은 용기까지 발견되었어.
토마스는 억울하겠지.
하지만, 그것이 알렉스의 작전이었던거야.
알렉스의 마지막 복수의 방법.
알렉스와 약속을 했기에 약속장소에 갔던 토마스..
알렉스가 오지 않아서, 알렉스가 묵었던 호텔까지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것인데....
호텔에서 토마스를 본 사람이 있고,
알렉스의 방에서 토마스의 지문이 묻은 물건이 발견되고....
물론 그 물건도 알렉스가 준비한 것이었지...
그렇게 토마스는 정확한 증거로 인해 살인죄로 체포하게 되었단다.
....
후반부가 기존의 추리소설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반전이 있구나.
알렉스의 살인이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였다면, 그렇게 나쁜 짓을 하고도 버젓이 살고 있다면
그리고 자신은 여자로의 삶을 빼앗겼다면...
알렉스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했단다.
최근 뉴스에 가끔씩 등장하는 성범죄들을 보면, 사람같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구나.
그런데, 그런 성범죄자들에게 내려지는 형별을 보면 너무 가벼워서 또 한번 열받게 하더구나.
성범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 해서 더욱 엄중하게 처벌했으면 좋으련만.
.....
르메트르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무서워서 그렇지. 재미는 있더구나.
기회가 되면 또 읽어봐야겠구나.
책제목 : 알렉스
지은이 : 피에르 르메트르
펴낸곳 : 다산책방
페이지 : 535 page
펴낸날 : 2012년 05월 21일
책정가 : 14,800원
읽은날 : 2013.12.04~2013.12.11
글쓴날 : 2013.12.17,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