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6일 보고 받았지만 9일 오후 6시 발표 정춘숙 "코로나19 등 국민 민감..선제적 조치 취했어야"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이 처장은 백색입자가 발견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0.10.13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색입자가 발견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관련 보고를 지난 6일 처음 받았지만, 관련 발표를 3일 후인 9일 늑장 발표해 국민 약 6500명이 접종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이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문제가 됐던 한국백신의 4가 독감 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를 6479명이 접종받았다. 시간단위로 확인은 불가능해 식약처가 처음 보고받았던 6일 오후 2시 이후 접종받은 국민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다. 식약처는 지난 6일 오후 2시 경북 영덕군 보건소로부터 백색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은 후 긴급 수거·검사, 제조사에 대한 현장조사, 콜드체인 분석, 전문가 자문, 관련 제품 추가 수거검사 등을 9일 오후까지 진행했지만, 정작 국민들에게는 9일 오후 6시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수거검사와 제조사 현장점검 그리고 전문가 자문을 종합할 때, 백색입자로 인한 효과와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식약처의 늑장대응으로 맞지 않아도 될 백색입자 독감백신을 국민이 접종받았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식약처는 지난 2006년, WHO로부터 위탁시험기관으로 지정될 만큼 국제적으로 백신 관리체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번 대응은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해 국민적 '신뢰'를 잃은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 독감백신 상온 노출 등 국민들이 어느때보다 민감한 상황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알린 후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이같은 시차 발생에 대해 Δ해당 백색물질이 외부 오염이 아니라 내부 물질의 응집이라는 점 Δ미세 입자가 대부분 단백질이라는 점 Δ2012년 노바티스사의 독감백신 유사 사례에도 안전성 우려 없었다는 점 Δ보건소 제출 사진만으로 판단이 어렵다는 점 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날 오전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초동단계에서 안전성에 우려가 없다는 판단에 기반한 것이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식약처가 신뢰를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