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보音 울리는 '이화영 시한폭탄' ◈
시한폭탄이 째깍거리는 소리가 처음 들린 건 2024년 5월 21일이었지요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중이던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변호인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유죄 판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대선 주자인 이 대표에 대한 판결은 향후 권력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사건”이라고 했어요
“이화영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건,
차기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다,
당신들, 감당할 수 있겠나”라는 협박처럼 들렸지요
두 번째는 석 달 뒤였어요
이 전 부지사가 면회 온 민주당 의원들에게
“여러분은 누군가 대속(代贖)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했지요
“이재명 대표 만나면 안부를 전해달라”면서 한 말이었어요
‘대속’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서
인류의 죄를 대신 걸머졌던 일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이화영이 이재명 대표 죗값을 대신 치르고 있다는 얘기였어요
그로부터 2년여 만에 요란한 사이렌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지요
“이화영 전 부지사가 대통령에게 화가 많이 나 있다”고 했어요
“김용, 정진상 같은 측근들은 풀어주고 나는 왜 방치하고 있냐”는 것이지요
변호인이 소셜 미디어에 쓰면서 뉴스를 탔지만,
이화영이 대통령에게 가석방을 요구한다는 얘기는
진작 소문이 나돌고 있었지요
이화영 전 부지사가 7년 8개월 확정 판결을 받은 혐의는
쌍방울이 북에 800만달러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외환 관리법 위반,
그리고 개인적으로 쌍방울로부터 1억원 남짓 뇌물 수수이지요
이와 별도로 이화영이 연어 술자리 의혹에 대해 위증했다는 혐의로
4개월형 1심 선고를 받았어요
그러나 여기까지는 곁가지에 불과 하지요
메인 코스는 쌍방울이 북한에 지급한 800만달러가
이재명 지사의 방북 성사용 3자 뇌물이냐는 다툼이지요
이제 1심 시작 단계인데 유죄 확정 판결이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이지요
디저트 격인 외환관리법 혐의를 다루는 과정에서
스마트팜 비용 500만달러, 방북비용 300만달러는
모두 이재명 지사 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해 건네졌다는
법률적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지요
대법원까지 거친 확정 판결이지요
북에 건네진 800만달러는 2019년 당시 환율로 93억원인데
특가법은 1억원이 넘는 뇌물은 10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어요
과거 94억원 뇌물수수가 인정된 전직 대통령이
12년형을 받았던 것이 참고가 되지요
앞으로 재판에서 가려질 건 이재명, 이화영 두 사람 중
누가 얼마만큼씩 죗값을 나눠 가지느냐는 판단이지요
‘이화영 시한폭탄’의 뇌관에 해당하지요
대북송금 뇌물형량을 12년이라고 가정해 보면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 심부름을 한 ‘종범’으로 인정된다면
그 4분의 1인 3년까지 줄어들 수 있어요
‘종범감경’으로 절반, 정상 참작에 따른 ‘작량감경’까지
추가 절반이 덜어지지요
한때 이화영 변호인과 검사사이에서 ‘종범’ 제안이 오갔고,
이화영 자신도 “이 지사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부담 의향을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이 이런 계산 때문이었을 것이지요
2023년 7월 법정에서 배우자가 “정신 차리라”고 호통을 친 이후
이화영은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거둬들였어요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된 후 사면이나 가석방을 받는 쪽에
베팅한 것으로 해석되지요
“혼자 살자고 진영을 배신했다”는 손가락질도 부담됐을 것이지요
그러나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도록 ‘이화영 구출작전’엔
아무 진전이 없었어요
60대 중반에 접어든 이화영은 이미 수감 5년 차 이지요
10년이 넘는 추가 형량을 받아들이기는 끔찍할 것이지요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는 몇 달 전부터
“대통령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이화영의 입”이라고 분석했어요
공소취소 때문에 지방선거를 망치고, 공소취소 때문에
지지율이 추락하는데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확신했다는 것이지요
이화영의 입을 막기 위해 가석방이나 사면을 추진하려면
대북송금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
증거가 안 나오면 의혹이라도 있어야 하지요
그래서 여권에서조차 부담스러워하는 공소취소를
계속 밀고 나간다고 본 것이지요
공소취소 캠페인은 “이화영, 당신을 구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대통령 메시지 역할을 하고 있어요
대통령이 공소취소를 내려놓으면 이화영은 “대통령이 나를 버렸다”고
판단할 것이지요
시한폭탄이 터지는 순간이지요
그러면 이화영은 ‘사면 또는 가석방’ 대신 ‘이재명 주범, 이화영 종범’
플랜B를 꺼내게 되지요
공범 관계로 얽힌 두 사람이 상대방을 믿어도 좋을지 저울질하며
자신의 선택을 고민하는 ‘죄수의 딜레마’가 전개되고 있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
▲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지사)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2018년 7월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