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바둑人 ⌜그 스물다섯 번째」
곽규상 서대문구바둑협회장
추위가,
한파를 불러와 갈수록 더 추워지는 양상이다.
겨울,
바람이 아직 매섭지만 곽규상 서대문구 바둑
협장님을 만나러 가는 길은 훈훈하다.
3호선,
구파발역 2번 출구로 나와 ‘내 몸에 보약 한
첩’ 추어탕 한 그릇을 맛나게 들었다.
식사를 하고,
물이 흐르는 내천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윤동주
시인의 ‘소년’ 이란 詩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가파르게,
언덕을 오르는데 왼손에 가방을 들고 오른손
을 번쩍 치켜든 키 큰 동상을 만났다.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북한산이 건물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은진초등학교를,
지나니 그 이름도 정겨운 ‘흑백바둑학원’이
눈에 들어온다.
문을,
들이밀며 들어서니 곽규상 사범님이 아이들
다면기를 지도하다 말고 필자를 반갑게 맞는
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도하는 모습은 여전하
시다.
‘남을 가르칠 때는 善으로 가르치되,
그가 쉽게 따를 수 있도록 너무 높은
이상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했거늘,
그 가르침 그대로다.
필자가,
곽규상 사범님을 처음 만난 건, 90년대 중반
께 전국초등연맹 회장직을 맡고 계실 때니까
벌써 江山이 3번이나 바뀌고 말았다.
차 한 잔,
마시면서 그간의 지난 세월을 잠시 회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곽규상 사범님은,
70년대 초 전후로 연구생 생활을 한바 있으며,
90년대 들어 바둑학원이 창궐하기 전인 80년
대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니 전설적인 인물이라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30년이 넘도록 바둑 지도한 사람이
얼추 5,000명(초등학교 방과후 17년 지도가 대부분이
지만)은 넘을 거라, 했더니 사범님도 그 정도는
될 거라 해서 마주보고 웃었다.
서대문구,
바둑협회장을 꽤 오래도록 맡아 작년 11월에,
⌜제16회 서대문구청장배 어린이 바둑대회」
를 치러냈으니 그의 공이 지대하다 하겠다.
유치부에서 우승한 손녀가 곽규상 서대문구 바둑협회장
으로부터 상장과 메달을 받고 있다.
숨은,
헌신 없이 오래 이어가기란 어림도 없는 일이
기 때문이다.
1단 둔다는,
사범님 제자와 지도한 판 두어졌다.
제자의 대국을 관전하는 곽규상 사범님(오른쪽이 필자)
고요한,
내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바둑전쟁이 본격
시동을 걸었다.
그 시작으로,
당찬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결과가,
다르게 나왔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소중한
지도바둑이었다.
지금은,
명지대학교 바둑학과를 나온 따님이 ‘흑백
바둑학원’을 운영하고, 사범님은 묵묵히 제
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곽규상 사범님, 필자, 곽민희 원장
곽사범님, 저랑.
현장에서 바둑지도 사범 현역으로 오래 오래
남기로 해요.
바람에 꽃잎,
떨어져도 늘, 예쁜 빛깔로 남기를.
‘꽃이 핀 것도
단풍이 든 것도
알고 보면 기적’
⌜함께 가는 길이
늘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