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일 땐 주먹 센 넘이 최고였다.
지금 우리나라도 법치국가지만 법은 있으나마나 힘 센 넘이 큰 소리친다.
무법천지나 다름없다. 그러나 법치국가에선 법보다는 주먹이 앞서진 못한다.
그럴땐 하는 소리가 "주먹이 운다 울어!"다 성질 같아선 주먹을 한번 속 시원하게 휘두르고 싶지만
잘못하다간 법에 의해 구속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핵주먹으로 이름난 타이슨이 다시 링에 오른다는 소문이다. 또 돈이 좀 필요한 모양이다.
주먹쟁이로선 타이슨보다도 '나비같이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캐시어스 클레이 개명한 후론
무함마드 알리가 있다. 세기의 모사꾼들이 알리와 일본의 프로 레슬러 안토니오 이노끼간 대결을 성사시켰다.
단 몇 분간만 견디면 어머어마한 돈이 굴러 들어오는 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프로 레슬러라도 핵주먹은 겁이 났던지 시합이 게시되자마자 안토니오는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다.
제아무리 핵주먹이라도 누워서는 제대로 파워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상대가 알아버린 것이다.
알리는 드러누워 있는 이노끼를 향해 일어나라고 손짓을 하면서 "누워서 돈을 버는 사람은 창녀밖에 없다"고 비아냥 거렸지만
시합은 무승부로 싱겁게 끝나버렸다. 세기의 대결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실망하고 말았다.
우리집에 있는 와인 쿨러 '캐리어(carrier)'가 며칠째 독수공방 하고있다.
와인을 채워 넣으려면 코스트코에 가야할 텐데 바빠서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아파트 상가 마트에 내려가 마주앙 레드를 한 병 사왔더니 마개도 코르크가 아니고 맛도 전에 보다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 괜히 샀다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저녁에는 예전에 마개를 따서 맛을 보다가 '이건 영 아니다'싶어서 한켠에 제켜 두었던 병을 꺼내 잔에 따루어 마셨더니
그래도 없는 것 보다야 나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많이 타락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캐리어가 운다 울러!'라고 혼잣말로 지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