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기도
도종환
새해 첫 아침 햇살은
창문을 열고 기지개를 켜는 아이의
밝은 얼굴 위에
제일 먼저 비치게 하소서.
숲의 나뭇가지 하나하나에
햇빛이 골고루 내려앉듯
이 땅의 모든 아이들 빛나는 눈동자 위에
맑게 출렁이는 가슴 위에
빠짐없이 내리게 하소서.
골짜기 깊은 곳에도
손잡을 곳 하나 없는 바위 벼랑에도
늪가의 젖은 풀 위에도
아침 햇살이 환하게 번져 가듯
그늘지고 가파르고 습한 곳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도 새날의 햇볕이
따뜻한 걸음으로 찾아가게 하소서.
산과 개울과 숲 어디에나 내리는 햇빛이지만
산은 산대로
개울과 나무는 개울과 나무대로
저마다 저를 위해 햇빛이 와 있다고 믿듯
아이들도 늘 저를 위해 준비된
사랑이 따스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믿게 하소서.
그 사랑과 따뜻함으로
아이들 몸에서 푸른 잎이 돋아나고
때가 되면 열매가 자라고
꽃이 피어나게 하소서.
그렇게 자란 튼튼한 뿌리로
무너지는 언덕을 지키고
그렇게 크는 싱그러운 힘으로
막힌 물줄기를 열어가게 하소서.
카페 선생님께
선생님!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보내버린 지난해도 새로 찾아온 새해도
우리에게는 꼭 한번만 만나고 헤어지는
숙명 같은 것이랍니다.
지난 한 해동안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고 또 가야할 날들이지요.
새해를 맞으면서 지난해의 좋았던 일들만
오롯이 새해로 이어져서 더 행복한
새해가 되시기를 바라면서 새해 1월의 시로
‘도종환’시인의 詩 “새해 기도”를 전합니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무언가 새로운 꿈을 갖고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손을 모아 기도를 하게 되겠지요.
올해에는 어떤 꿈을 간직하고 이루지기를
바라고 계실까요.
물론 그 꿈들이 다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만 이루어지거나 오히려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희망으로 삼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아무런 꿈도 없이 사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황당한 것은 말고
노력하면 이루어질 수 있고, 나에게 꼭 필요한
꿈을 만들어 간직하고 최선을 다해보세요.
꿈은 이루어졌을 때의 희열도 크지만
이루어가는 과정들이 삶의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새해에는 암흑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게 되듯
힘든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삶이시기를
그래서 더 행복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가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이니까요.
깊어진 겨울이라 어떤 어려움이 있을는지
알 수는 없지만 너끈히 이겨내고 더 보람 있는
날들을 만들어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자신의 삶은 물론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
가치 있는 삶을 엮어가는
새해에 복을 더 많이 짓는 날들 되시길요.
보내시는 날들이 날마다 좋은날
만남마다 좋은 인연 되세요.
♡♡♡
2023년 1월에
도경원 드림.
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無空(도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