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도착하니 리마의 마음은 더 착잡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막상 그녀의 얼굴을 보니 더욱 부담감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르는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다.
점점 세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는 타르를 경계하려면
그녀의 도움이 있어야 하기에
난 그녀에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미르의 주인이기에....
"먼 길 오셔서 피곤하겠소..."
"아닙니다...괜찮습니다..."
"우선 짐을 풀고 푹 쉬고 계시오...."
"그러하지요."
설화는 실로 오랜만에 밟아 본 미르의 땅이 편했다.
어려서부터 미르와 왕래가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녀의 낭군이 될 리마가 있어서 살짝 여주인의 마음이 아니라
여자로의 마음에 설레기도 했었다.
오랜만에 만나 본 그는 여전히 한나라의 주인으로
당당하고 한남자로 상당히 강인해 보였다.
그녀가 그에게 떨리는 한 가지 이유가 그런 모습 때문이기도 했다.
다른 남자에게서 볼 수 없었던 그런 강렬한 모습에
얼음처럼 차가웠던 설국의 그녀가 마음이
녹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를 연모하는 마음에 이르기까지 했다.
*
달의 문에 있던 리문에게도 연통이 왔다.
설화가 도착해 그들만의 별채로 향했다는 소식이었다.
아리따운 빛에 취해있는 그녀가 잠시 자신의 본문을 망각한 듯
달문의 곳곳을 구경하느냐 정신 없어보였다.
아무리 그가 데리고 왔다고 하나
그녀는 마치 제 방처럼 편안해보였다.
그리고 그녀 곁에는 흑지가 있었다.
예전 그녀 곁에도 이처럼 흑지가 곁에 있었고
내가 옆에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아닌 다른 이를 바라보았고
그 괴로움에 난 여기서 울어야 했다.
그 때 내 울음소리가 노래가 되어
다른 이에게도 들렸다고 한다.
그 노래 소리가 슬프다 해서 달의 노래라 이름이 붙어 지기도 했었다.
"리문님.."
".........."
"여긴 왠지 슬픈 곳 같아요..."
"어째서..?"
"모르겠어요....그냥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울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
"처음 리문님을 만났을 때 울고 있어서 그런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건 잊으라 했지!!"
"죄송해요..."
"그만 가지...설화가 도착한 것 같으니..."
연희는 그가 화가 난 것처럼 느껴졌다.
울고 있다고 해서 화가 났나?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 그에게 섣불리 뭐라 할 수 없는 그녀는
그의 뒤를 졸졸 따라 달문을 내려왔다.
어째서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아무도 모르는 채 아니 모른 척하고 있는데
어째서 넌 겁 없이 그런 말을 내게 하는 거지....
넌 도대체 왜 그녀와 같은 말을 하는 거야...
그녀와 흡사 닮은 모습으로 나타나 놀라게 하더니
이제는 그녀가 했던 말들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거지...
"리문...이곳은 왜 이렇게 슬퍼..."
"슬프다니....?"
"마치 네 마음처럼 슬퍼 보여...울고 있는 것 같아"
내 마음을 알고도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던 그녀가
미웠고 원망스러웠는데 왜 네가 그런 말을 내게 하는 거야...
마치 그녀처럼.....
*
신전에 모인 대소신하들과 다른 곳에서 온 사신들까지
연회장을 빽빽이 채우고 나니 아름다운 선율의 따라
무희들이 줄줄이 아름다운 몸짓으로 그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미르의 무희들은 다른 곳보다 아름다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부분의 사신들은 사내라 그녀들의 몸짓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황홀한 몸짓에 사내들은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도
괜히 리마와 리문의 눈치를 봐야했다.
미르의 여인네들은 함부로 할 수 없었고
탐을 내서도 아니하며 그녀들을 안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미르는
한 남자와 한 여자만이 살 수 있었다.
다른 천상의 나라처럼 많은 여자들을 거닐 수 없었으며
혹시라도 발칵 되는 날에는 참수형을 피할 수 없었다.
무희들의 황홀한 춤이 끝나고 다른 복장을 한 다른 무희들이 무리지어 나왔다.
그리고 앞전에 무희들과는 다르게 웅장한 선율에 맞춰 강한
몸짓보다는 무술에 가까운 진기한 검술들을 선보였다.
감탄을 자아내는 무희들의 솜씨에 사신들도 큰 박수를 쳤다.
그 사이에 리마와 리문 설화 설강이 보였고
이 환영인사는 오로지 설화만을 위한 자리였다.
"누나...역시 미르의 무희들 몸짓은 우리 설국의 무희들보다 더 아름다워..."
"그렇지...너도 사내라 여인네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냐?"
"누나..."
"이제 설강도 사내가 아니요...왜 여인네가 보이지 않겠소..."
"형까지 그럴 거야..."
"설강...누나가 형이라 부르지 말라고 했지!!!"
"누나..형 다 미워!!!"
삐진 설강이 자리에 일어나 재빠른 걸음으로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설강은 아직 자기를 어린아이처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싫었던 것이었다.
리문은 그런 농을 즐기고 있는 형을 힐끔 쳐다보았다.
다정히 나란히 앉아 있는 그들의 모습이 신경에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아직 웃을 수 없는 자신의 비해 형은 그녀를 빨리 잊은 듯 보였다.
그녀가 어떻게 떠났는데 그녀가 어떻게 형을 사랑했는데....
끌어 오르는 화를 겨우 참으며 그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의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처럼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
연회가 절정에 오르자 많은 음식들과 술이 필요했다.
궁녀들은 음식 나르기에 바빴고
술을 채우기에 분주했다.
연희 역시 바빠 보였다.
그녀보다 큰 짐을 나르며 음식을 쉽게 나를 수 있도록
옮기고 있었다.
"뱃속에 거지들만 앉았나,,? 무지하게 먹네..."
구시렁구시렁되던 그녀가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한곳을 응시했다.
그곳에는 어떤 사내가 몰래 음식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희는 살금살금 걸어가 사내 뒤에 섰고
그 사내는 아무것도 모르고 음식 먹기에 여념이 없었다.
'툭툭'
사내의 등을 두 번 두들겼다.
그러자 동작을 멈추고 서서히 몸을 돌려 연희를 쳐다보았다.
"이 도둑놈!!!"
연희는 옆에 있던 빗자루를 잡고 그를 때리기 시작했다.
"이 나쁜 놈아....세상에서 제일 나쁜 게 남의 것 훔치는 거야...이 도둑놈.."
"아~~악...아파...아프다고..."
"넌 내 손에 죽었어..."
"이게...미쳤나...내가 감히 누구인지 알고..."
"알지...암...도둑놈이시지..."
또 다시 빗자루를 휘젓자 사내는 연희의 양쪽 팔목을 잡고
힘으로 제압했다.
"이 여자가 미쳤나....? 네가 죽고 싶어 환장 했구나..."
"너나 조심하시지....이 도둑놈아.."
"설강!!!"
"형!!!"
그 도둑놈을 부른 사람은 리문이었다.
'형~~?'
그랬다. 누나와 리마의 농에 음식을 먹지 못했던 그가
지나가다 음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먹다가
연희에게 맞은 것이었다.
"무례하구나...이 분은 설국의 왕자 설강이다..."
"!!!!"
날씨가 다시 추워졌네요....
제목을 수정을 했는데 괜찮은지 모르겠어요....^^
태양의 눈물 달의 노래가
더 와 닿는 것이 있더라구요....^^
앞으로 태.달 많이 사랑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댓글 제목이 바뀌어서 놀랬어요 수정하신 제목이 더 마음에 들어요
그랬나요...ㅋㅋㅋㅋ 다행입니다...
설강과 마주친 연희... 왠지 설강하고도 계속 부딫힐것만 같은..... 담편도 기다릴께요~
ㅋㅋㅋ 역시 독자님분들 눈치가 빠르십니다...^^
설강이 연희에게 걸려 곤욕을 치루네요~~ 혹시 설강이 연희에게 필이 팍~~ 팍~~ 오는건 아닌지... 그러면 큰일인데...
ㅋㅋㅋㅋ 설강도 나름 귀여운 면이 있습니다...^^
아옹 잼나요 감기조심하세요
감사해요...님도 감기 조심하세요...앞으로 태,달 잘 아시죠?ㅋㅋㅋ
설강과 연희가 러브모드로 발전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