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는 남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생각하는 것부터 독특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남다른 작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림이든 음악이든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래도 사물을 좀 더 다르게 깊게 보는 눈이 있든지 생각하는 깊이가 있든지 할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현실에서의 대화가 어려울 때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과 현실을 들락날락할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얼마만큼 현실이고 어디까지 상상인지 분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진작 그 사람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낯선 사람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때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당사자가 어려움을 당하지는 않으리라 여깁니다.
영화의 시작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됩니까? 일단 이야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러니 시나리오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보고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제작자가 나서야 할 것이고 감독이 선정되어야 하며 이야기에 맞는 배역을 짤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많은 기술자와 장비들이 필요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종합예술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시작은 이야기입니다. 즉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어쩌면 무슨 이야기를 만들어내느냐 하는 것이 성공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제작자는 훌륭한 작가를 만나야 합니다. 이야기에 맞는 배역을 선별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영화산업이 한창 번창해지기 시작할 때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작가의 힘이 대단했습니다. 유명 작가는 말 그대로 유명인사가 되는 것입니다. 제작자는 그에게서 좋은 이야기를 받으려고 극진 대우를 해줍니다. 그만한 대우를 해주니 작가도 그에 부응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공생하는 것이지요. 시나리오 작가 허먼 J. 맹키위츠, 영화에서는 ‘맹크’라고 불립니다. 아마도 독설로도 유명한 모양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하여 거동이 매우 불편해집니다. 그의 작품을 학수고대하고 있던 제작자에게는 그나마 생존한 것만도 천만다행 감사할 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종 특혜를 모두 제공하고 작품을 써달라고 부탁합니다.
문제는 술 중독에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시중드는 아내와 전문 간호사 그리고 구술하는 대로 타이핑을 해야 하는 타이피스트 등 사람들이 옆에서 지킵니다. 몸은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고 술 생각만 간절합니다.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때때로 제작자에게서 독촉 전화가 옵니다. 작품의 진도는 잘 나가지 않으면서 시간만 흘러갑니다.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초조해집니다. 그래도 작품은 만들어져 갑니다. 따로 휴양지를 만들어 불편한 몸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요. 대단한 인내와 투지가 필요할 것입니다. 다행히(?) 맹크는 입으로 그 어려움을 잘 풀어가는 듯합니다. 당시 그 사회의 환경과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그 하는 말의 의미와 독소적인 요소를 파악할 수 있을 텐데 아쉽습니다.
이야기의 진행은 그의 과거를 비추면서 현재의 작품 활동을 이야기하는 식입니다. 사회적으로 이름이 좀 나면 주변에 여성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어떻게 상대하느냐 본인의 태도에 달려있는 일이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영화 속에서는 그다지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맹크에게 큰 문제가 있었다면 술과 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혼의 경력도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시로 나타나는 과거의 행적을 통해 그의 삶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풍경 그리고 정치적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남자들 세계 속에서 정치 이야기는 늘 다툼을 동반하기 십상입니다. 주장들이 또렷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친구들 모임에서 가능한 정치 이야기는 배제합니다.
당신은 왜 나를 떠나지 않고 나와 같이 살지? 어느 날 맹크가 아내에게 질문합니다. 얼마든지 헤어질 이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할 것입니다. 뭐 다른 꿍꿍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내의 대답이 명쾌합니다. 당신은 나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으니까요. 사실 보통 사람이라면 짜증나고 화가 나고 분해서 닦달을 낼 수도 있는 상황을 수시로 마주했을 것입니다. 그 대답 속에는 그런 아픔과 더불어 인생을 보다 고차원적으로 사는 자세가 스며있다고 느껴집니다. 작가보다 깊은 인생철학을 지니고 사는 여성이라 여겨집니다. 그 여성이 결국 이혼하지 않을 수 없었나봅니다. 전적으로 맹크 탓이라 짐작합니다.
미국에서는 영화사에 가장 빛나는 영화로 자리 잡은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를 만든 사람의 그 작품을 만든 배경이 영화 이야기입니다. 맹크의 이야기지만 당시의 사회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들의 문화나 사회적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 그 많은 대화를 소화하기 어렵습니다. 미안하지만 관람 중 졸기도 합니다. 시간도 짧지 않습니다. 배우가 좋아서 택한 영화이기는 한데 정작 출연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거 참! 영화 ‘맹크’(Mank)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복된 주말입니다. ^&^
감사합니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하루되세요
이미 다 돌아가셨군요. ㅋㅋ 생각이 납니다.
이번 한주도 수고하셨습니다.
즐거운주말 보내세요
님도 건강하고 복된 주말을 빕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