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날짜 : 2014년 3월 23(일)
출발시간 : 성북 안암동 06시 00분 / 신사 지하철5번 출구 07시 10
동 행 : 햇빛산악회 / 리딩-털보대장님 / / 가끔 나혼자 대장
산행코스 : 백운산입구 잠수교 건너(10:10) 점재나루. 마을(10:20)
635고지-전망대(10:50)이정표(11:40)-백운산정상(12:10)-
나홀로 중식(12:50)-굴참나무 느른지대(일행확인)(13:00)-
또 한잔 후 출발(13:20)동강 최고전망대(13:40)-
684고지(14:00)-620고지 돌탑추모비(14:20)-
하늘계단(14:40)-칠족령 전망대(15:10)-제장나루(15:50)4시간 40분
회 비 : 18,900원 / 총무-더사세님
대한민국의 백운산은 여러곳이 있으나 강원도 정선의 백운산은 동강이 휘감고 돌면서
기암절벽으로 탄성을 자아내는 100대 명산으로 비로소 정상을 정복하고서야 알게 되었다
덕분에 무사히 함께 다녀 온 햇빛산악회 임원진과 산우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69회째 100대명산을 돌아본다
동강을 조망하는 산으로 유명해서인가 동강백운산이라는 단어가 대세인 듯
지역이나 다른 표식어는 없었다 그만큼 깍아지르는 위험한 절벽과 꼬불꼬불하면서
급한 경사로는 아슬아슬하기 그지없었다 그저 전망대라는 곳에서 사진을 찍거나
잠시 조망을 할뿐 오르락 내리락하는 6개의 봉우리와 급경사 코스는 한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평범한 산이 아닌 난이도가 높은 산이었다
단순하게 883m라는 산의 높이만 생각하면 자칫 어려움을 겪을 수가 있다 겨울산행도
조심을 해야하고 우중산행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태초의 신이 이런 산도 있다는 것을
마치 보여주기라도 했듯이 정삼각형처럼 나란히 6개나 붙여 놓았고, 돌도 야무지게
모아두었다 그래도 산을 즐기려는 인간에게는 눈요기라도 잘 하라고 강이 뺑 돌아서
굽이굽이 흐르는 모습은 그 많은 산 중에 으뜸가는 산이 아닐 수 없다
초급산행이나 노약자는 조심해야 하는 부담스런 산 백운산이 나를 정신들게도 했다
당직근무를 했던터라 산행준비가 신통치 않았지만 다행이도 겨울산행은 아니어서
배낭이 다소 가벼웠고, 햇빛산악회의 출발지도 멀지가 않아 기대했던 100대명산은
예정대로 잘 이어갔다 산악회를 따라가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이제 낯설고 부담스런
일은 없어지고, 일행들과 어울리려는 자세도 진일보되었다
버스는 출발 예정시간 정시에 백운산을 향했다 옆짝꿍과 기본인사를 하고 한숨
붙이고 나니 문막휴게소였다 금년 정월부터 100대명산에 피치를 올리려 백덕산을
갈 때도 문막휴게소에 들렀는데 산악회를 따라가면 아침은 휴게소에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평소 식사시간과 맞지도 않고, 아침일찍 산에 간다고 늦잠을
자야하는 집에다가 밥 달라고 하면 늙어서 대접받는데 지장이 있을 거 같고,
여튼 세상살이는 융통성이 많아야 덜 피곤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달 오봉산에 갈 때 비슷한 코스로 버스가 가는가 싶었는데 꼬불랑 꼬불랑 강원도의
이름모르는 지방도로는 도대체 알 수가 없고, 길도 좁은데 용케도 큰 버스가 잘도 간다는
생각이었다 내 차로 이런 곳을 안오기를 참 잘했다 열정도 아무 곳에서나 아무에게나 갖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늘 가던길도 살펴보고 가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백운산과 동강을 바라보며 버스는 잠시 멈췄고 털보대장님의 안내에 따라서 사진도 찍고
기지게도 펴보고 산행의 들머리고 날머리도 설명들었다 특히 추락의 위험과 자칫하면 부상이
있을 수 있다는 강조를 했다
일행과 같이 갈려고 들머리에서 기다렸다가 놓치고 말았다 10여분을 우두커니 있는 사이
모두가 올라가고 나 혼자서 털렁털렁 급할 거 없이 올랐다 16:00까지 날머리에 도착하면
되기에 그저 조망이나 잘하고 쉬엄쉬엄 백운산을 감상하면 그만이었다
가끔씩 햇빛산악회의 리본은 보였지만 누가 누구인지 알 수는 없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깔딱고개를 오르고서야 숨이찼다 그래도 일행은 안보였다 휑 먼저 가버렸나부다 하고
그 때부터는 모처럼 혼자서 하는 산행에 심취했다 대한민국 16좌 명산을 순래할 때 느꼈던
순간도 돌아보고 가족의 동계훈련의 장소가 여기는 아니다 라고 아찔한 생각도 해보고,
나는 지금 어디쯤 왔는가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를 더듬다보니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새로 산 등산화가 주인이 마음에 안들었나 수시로 아프게 했다 주인을 잘못만나 신발이
고생인지 주인이 신발과 인연이 안 닿는지 하필이면 백운산에서 꼬장을 피우는지 ...
언제나처럼 가지고 다니던 핫브리이크와 땅콩과자는 또 어디로 갔는지 오늘따라 참 그리웠다
평소에는 주머니에서만 놀다가 내팽개치더니 아쉬울 때 꼭필요한 님처럼 별것이 다
신경을 써이게 했다
힘들게 오른 백운산의 정상은 웬지 허접하고 초라하기만 했다 동강도 있고 깍아지른 절벽이
있으면 으례히 멋지고 감탄을 해야하는 정상이어야 하는데 돌무더기 덩그렇게 3군데 쌓여있고,
조망이라고는 굴참나무 소복하니 멋대가리 없는 정상이었다 식사라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정상컷을 찍는다고 줄지어 소란스러운데 겨우 한컷을 확인하고는
정상한쪽 비탈진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버너를 켜고는 떡라면이 익기를 바라면서
이슬양과 잠시 면담을 하고 뒤늦게 오른 젊은 산우가 유현진이 3:빵으로 이기고 있다는
희소식을 전해준다
한잔을 권했더니 몸살이 난데다가 선배가 억지로 끌고 오는 바람에 죽겠다고 사양을 한다
모처럼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고 딸랑딸랑 하산을 하는데 200여 미터나 내려갔을까 함께 온
산악회 멤버들이 오붓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행도 봤다
본의 아니게 왕따가 되었지만 뒤늦게 합류를 하고는 남은 술도 비우고 함께 하산을 했다
보기 드물게 하산길이 길었고 시간도 오를 때 보다는 더 걸렸다 사망사고가 있었던 추모비를
지날 때는 숙연함이 들었고, 잠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생각도 해봤고, 내 스스로 하늘계단이라
부른 철계단은 길기도 했고 또 다시 동강의 낭떨어지가 범상치않게 가슴에 다가왔다
마지막 전망대에서 젊음의 기분으로 폼을 잡아보는데 날머리가 보였다 발이 아푸니
즐거운산행은 아니었지만, 기암괴석에 동강이라는 특별함이 아주 인상깊게 느낀 산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도착을 하니 예정된 시간으로 늦지는 않았다 산행대장님 이하 모두가
아무런 사고가 없이 도착을 했다 감사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산하는 너무 아름답다 세상의 일이 어렵거나 힘들거나 상관없이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젊음의 열정이 식어가는 뒤안길이 씁쓸할 때 자연속에서 나를
찾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고단하지도 않아 보이던 산우 여러분들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대단하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산의 기운을 잘 활용하셨으리라...
백운산의 정기를 받아오신 산우 여러분! 무사히 우리를 태워주신 제로쿨투어 기사선생님
수고 많으셨고, 햇빛산악회의 발전과 번영을 기원한다
2014. 03. 24
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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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시금 어제를 뒤돌아보게하는 후기와 사진 감사합니다
그새 닉을바꾸신건지 ~~~
참으로. 온통 아찔구간인 동강백운산이었답니다
도원님 수고많으셨습니다^^
다음 100대 명산에서 또 뵐수있기를 바랍니다
더사세님 수고 많았습니다
닉을 바꾸는 거 신고할랬더니 카테고리에서 안보이던군요
덕분에 좋은산행이었구요
다음산행 때 또 뵈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산행에 참석치 못한 아쉬움이신가요
다음산행 때 뵈어요
고맙습니다
도원님! 좋은 산행 후기 감사합니다.
기회 되면 다시 함산 하기를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