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육육회최고
 
 
 
카페 게시글
관광, 정원 스크랩 익산 심곡사에 가면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를 만날 수 있다.
연초록 추천 0 조회 62 14.02.19 22:1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운영진이 팝업,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한겨울 찬바람이 옷깃을 더욱 여미게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어디론가 마땅히 떠나기가 두렵기도 하지만

추운 날씨와 상관없이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조용한 산사가 있는 숲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가 보기로 한 곳이 이곳 심곡사였다.

특히 심곡사는 호젓함을 맛보기에 그만이었다.

아담하게 펼쳐진 앙상한 겨울 숲을 거닐어보고, 지난가을 빛바랜 낙엽의 잔해들이 쌓여있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과

그 은은한 숲이 주는 냄새와 산골짜기서 불어오는 찬바람의 감촉은 이런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익산시 낭산면 장암마을에서 심곡사에 이르는 오솔길이 참 운치 있고

심곡사 입구에 있는 무인찻집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일명 '구달나'의 추억을 담아올 수 있었다.

 

 

 

 

 

이곳 심곡사는 소박한 돌담길을 따라 절집으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걸으니

겨울이라기보다 어느새 따뜻한 새봄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걸어보기에 정말 좋았다.

깊은 골짜기에 있는 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심곡사는 거닐어보니 실제로는

그렇게 깊은 골짜기란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그 이름처럼 한적함을 간직하고 있는 절 같았다.

 

 

 

 

나무냄새, 흙냄새, 약간은 쌀쌀한 바람결이 함께 하는 그 기분은

절집으로 향하는 발길을 설레게 했다.

 

 

 

 

바라보는 풍경에서 자연의 솔직함을 만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이런 감동 때문에 망설임 없이 길을 나서는지도 모르겠다.

 

 

 

 

심곡사는 신라 말기에 무염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무염대사는 신라 선문구산 중에 하나인 성주산문의 개조이다.

무염대사는 아홉 살 때 해동신동이라는 아호를 받았고 12세에 출가해 설악산 오색석사에서 법성의 제자가 되었다.

그 뒤 정조사 김양을 따라 당나라에 가서 '화엄경'을 배우고 불광사의 여만을 찾아가서 선법을 묻고

20여 년을 중국 전역을 보살행 하였다고 한다.

그 뒤의 역사는 자세히 전래되지 않고 있지만 조선시대 중기에 허주가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 심곡사는 본래 현 위치에서 산 위로 200m쯤 올라간 곳에 있었으나 100여 년 전에 지금의 자리에 옮겨진 것이라 한다.

현재 남아 있는 당우로는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87호인 대웅전·명부전·칠성각·산신각·요사채 등이 있다.

대웅전에는 석가여래 좌상과 관세음보살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이들은 조선 중기 중건 때에 조성된 것으로서 그 조각 솜씨가 빼어난 것이다.

이 밖에도 이 절에는 7층 석탑 1기와 석종형부도 9기가 있다.

석탑의 기단부는 원형이 보존되어 있고, 그 위의 7층 탑신은 후대에 와서 새로 안치한 것이다.

기단부에는 정교한 연화문이 조각되어 있어서 원래의 석탑이 매우 아름다운 것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심곡사 절 마당을 거닐며 여기저기 기웃거려보고 안내문을 읽어보고

어느 절에서나 느낄 수 있는 문화재를 만나보는 시간도 꽤 괜찮았다.

오랜 세월을 지켜온 노고가 보여 가슴 따뜻함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절에 가면 꼭 만나게 되는 석탑...

절마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탑에 담긴 뜻은 하나가 아닐까 생각도 해보고...

 

 

 

 

 

 

 

오래된 절이란 것을 실감하게 되던 주춧돌을 만나면

나는 잠시 그 오래전 시간으로 돌아가 보는 듯 하여

그 앞에 발길을 멈추게 되는 이런 느낌이 왜 그리 좋은지....

 

 

 

 

 

 

절 내부를 들여다보면 형형색색의 불상이 있고

알 수 없는 화려함에 잠시 입을 다물지 못하곤 하는데

이런 치장을 하게 되는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잠시 이렇게 만든 사람의 수고로움에 마음이 더 가곤 한다.

 

 

 

 

 

 

심곡사 절을 돌아보고 절 입구에 있는 공연장과 무인찻집으로 향했다.

 

 

 

 

이곳 심곡사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곳이 있었다.

절 앞에 떡목공연장이 눈길을 끌었는데, 떡목공연장은 제법 큰 원형의 공연장으로

익산시가 근세 5명창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정정렬명창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곳이라고 했다.

 

나는 이런 산속에 공연장이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기도 했지만

자세한 설명을 읽어보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떡목이란?
판소리에서는 고음부의 음역이 좋지 않아 자유로운 소리 표현이 잘 안 되고
소리가 심하게 거친 목을 '떡목'이라고 하는데 소리꾼으로 대성하기에는
아주 치명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악조건을 오랜 공력으로 다듬어 내면 거칠면서도 힘이 있고,
소리의 극적인 면을 살려낼 수 있는데, 바로 그러한 가능성을 실제로 확인시켜준
대표적인 명창이 정정렬이란 분이다.

 

 

 

 

정정렬(판소리 명창)전라북도 익산 출생.
1876(고종 13)∼1938. 5명창 중의 한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판소리에 소질이 있었고 목청이 좋아 판소리에 뜻을 두고 7세에 정창업(丁昌業) 문하에 들어가 소리공부를 시작하였다.

14세 때에 정창업이 죽자 그 뒤 이날치(李捺致)로부터 배웠으나 16세 때에는 이날치도 죽어서 혼자 공부하였다.

 수년간 충청도 일대의 여러 절로 돌아다니며 40세 안팎까지 공부를 계속하다가 마산에서 몇 해 동안 판소리를 지도하였다.

1926년에 50세의 나이로 서울에 올라와 소리선생으로 활약하였는데, 그의 명망은 대단하였다.

그는 고종으로부터 참봉 벼슬을 제수받기도 하였다. 오랫동안 「춘향가」를 연마하였고,

「춘향가」를 새로 짜서 정교한 음악적 특징을 가지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발표하자 많은 제자들이 그에게 「춘향가」를 배우게 되었다.

 특히 창극공연에 힘써 그에 의해 편극되어 무대에 올려진 1935년의 「춘향가」와 「심청전」은 획기적인 것이었고,

 공연의 대성황을 이룬 작품이었다. 당시의 창극발전에 끼친 지대한 공은 독보적인 것이다.

그는 선천적으로 목이 탁하고 성량이 부족하여 여러 번 좌절하였으나 50세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수련을 하여 대명창이 된 것이다. 그의 음반으로 여러 대목이 남아 있는데 「춘향가」에 걸작이 많다.

.

이곳 심곡사와 연관이 있었던 것은 판소리 공부를 위해

마을 인근의 절을 돌아다니며 소리에 몰입하게 되었는데
심곡사, 무량사, 갑사 등지를 돌아다니며 죽을 것 같은
육신의 고통을 견디며 소리에 매진하면서였다고 한다.

 

 

 

 

 

나는 덩그러니 비어있는 공연장에 앉아보았다.

어디선가 진하고 구수한 판소리가 들려오는 듯 찬바람이 지나가는데 마음에는 울림이 있었다.

 

 

 

 

 

심곡사 하면 먼저 생각하게 되는 장소가 이곳 무인찻집일 것이다.

공연장 옆으로 분위기 있는 집 한 채가 있는데

그곳이 '구달나' 무인찻집이다.

 

 

 

 

심곡사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이 무인 찻집인데,

나는 절을 먼저 돌아보고 편안하게 찻집에 머물고 싶었다.

무인 찻집 '구달나'는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라는

박목월 시인의 시 '나그네'의 한 구절을 따온 이름이다.

이 무인 찻집은 심곡사를 찾는 이들이 가장 선호하고 가장 오래 머무르는 명소라고 한다.

 

찻집 안에는 자리마다 커피포트와 다기세트가 정갈하게 놓여있었고,

전통차부터 커피까지 다양한 차가 구비되어 있어 누구나 마음 편하게 차를 골라 마실 수 있었다.

또한 내부가 아늑한 여느 카페 같았는데, 이곳엔 많은 책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모습이 참 좋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운치 있는 풍경과 함께 고즈넉한 여유를 그대로 느껴볼 수 있으며,

찻값은 성의껏 내면 되는 곳이다.

 

 

 

 

 

나도 찻집으로 들어가 따뜻한 차 향에 마음이 녹아내리던 느낌과

이런 산골 절집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참 느낌 좋은 절로 오래 내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찻집 창밖으로 보이던 풍경은 겨울이지만 아늑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계절에 오면 창밖 풍경이 매우 싱그럽게 느껴질 것 같았다.

 

 

 

 

 

이름도 멋지고 느낌도 멋스럽던 찻집 '구달나'

 

 

 

 

찻집 마당에도 다른 계절엔 밖에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해놓았던 풍경도 참 보기 좋았다.

 

 

 

 

 

자꾸만 뒤돌아 보게 하던 찻집...

이곳 심곡사에는 절도 예쁘지만 절 앞에 있는 공연장과 무인 찻집이 나는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어느 때고 숲이 그립고, 흙냄새가 그립고, 고즈넉함이 그리우면

다시 달려가고 싶은 곳이었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