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던 그녀가 이렇게 확 바뀌었습니다. 어느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장면처럼 여행 가기 전 그다지 크게 관심 없었던 나라였던 독일이 여행을 갔다 온 후 아일라뷰 독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부터 아일라뷰 독일로의 여행을 시작하겠습니다. 독일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아일라뷰 독일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면 귀를 막아주시길 빌며-.-;;;......자 시작해 볼까요. ㅋㅋㅋ 허접한 사진이지만 사진은 www.cyworld.com/ohnolbu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04년 6월 10일 흐림
6시 9분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구석으로 찡기다 못해 아예 몸이 껴진 채로 눈을 떴다. 한쪽 몸이 무지하게 뻐근한 게 일찍 도착한 기차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하마터면 표시도 안 나는 짝 궁뎅이 엉덩이가 살짝 표시가 났을 뻔 했으니 말이다.ㅋㅋㅋ 근데 짝궁뎅이고 뭐고 간에 지금은 화장실이 급한 것 같다. 재빨리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기차에서 볼일을 보고 오는 걸 까먹어 버렸다. 너무 급해서 거금 0.5유로를 주고 화장실을 당겨 왔다. 간 김에 본전 뽑는다고 화장실에서 치카치카 양치질까지 하기로 짱주와 나는 벌써부터 굳게 다짐을 했건만........양치질이 다 끝나기도 전에 청소하는 아저씨가 뭐라고 하신다. 분명히 짱주와 나를 보고 인상을 찌푸리는걸로 봐서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암시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둘러보니 우리 말고도 양치하는 외국인이 많은데 왜 유독 우리에게만 뭐라고 하는 걸까.......쩝 알고 보니 양치질이 문제가 아니라 세면대가 높아서 양치질 하면서 물이 밖으로 튕겨 나와서 아저씨가 화를 내는 거였다. 키 작은 내가 죽어야지. ^^;;;
아침을 먹기로 했다. 문 열은 곳이 없을 것 같아서 근처 맥도널드에 가서 간단하게 햄버거로 아침을 때우기로 했다. 메뉴를 보는 순간 내입에서 튀어 나온 말. 아일라뷰 독일~ 당연히 북유럽부터 여행하고 온 나에게 독일의 물가는 턱 없이 싸 보이는 게 당연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18kr이나 하는 카푸치노가 지금 여기에서는 0.99유로 1유로도 안되는 가격에 팔고 있으니 아일라뷰 독일을 외치지 않을 수가 없다. 큰소리로 맥치킨 세트를 주문하고 있다. 히히히.
저녁에 뮌헨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배낭을 락커에 넣어 버렸다. 웬수같은 지랄 맞은 배낭, 갖다 버려도 시원찮을 거지같은 배낭. 아무리 욕을 해도 풀리지가 않는다. 사실 여행 오기 전 우리 셋은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일찌감치 배낭을 사 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돈 한푼 아껴 보자고 구경만 하기로 약속하고 간 남대문에서 배낭 가게 아저씨의 말발에 홀랑 넘어가 버려서 앞뒤 안 재고 셋 다 똑같은 배낭을 구입해 버렸다. 배낭 무게만도 엄청 무겁지만 배낭을 메면 배낭끈이 한쪽으로 몰려서 같잖아 없는 가슴을 옥죄여 온다. 제기랄~ 거기다 내 배낭은 여행 오고 나서야 알았는데 불량이라서 양쪽 끈이 반대로 꼬여져 있다. 내 인생이 그렇지 뭐~배낭 때문에 한번도 안 해본 신세 한탄까지 나온다. 다른 것에서 돈을 아끼지 배낭은 정말로 좋은걸 사라고 권해주고 싶다. 아님 나처럼 유럽까지 가서 신세 한탄을 하고와도 좋다면 굳이 좋은걸 사지 않아도 되지만. ^^
베를린에서 제일 처음으로 브란덴부르크 문을 가기로 했다. 베를린 장벽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여행 오면 애국자 된다더니 우리의 소원처럼 우리도 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통일 되면 북한 넘어서 중국으로 가서 시베리아까지 가봐야지. 꿍꿍이속이 있었군.헤~전승 기념탑까지 산책하기 좋은 길을 따라 가면서 나는 계속해서 속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고 있다. 가사가 헷갈린다.-.-;;; 그럼 그렇지.
정말 큰 건물이 있다. 책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이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잘난 척 하느라 건물에 그려져 있는 여신이 들고 있는 곡식으로 봐서 분명히 먹는 쪽에 관계된 건물이라는 추측을 내 놓는다. “야 여기 맥주 공장 인가봐 . 저기 차봐. 차에서 물 같은 거 내리지?” “맞네. 맥주 공장.” 한술 더 떠 우리는 분명히 맥주공장일 꺼 라는 얼토당토않은 결론을 내버린다.ㅋㅋㅋ 한쪽 길로 나오다 보니 그 건물에 대한 표지판이 있다. 제국의회 의사당. 허걱~ 하루아침에 제국의회 의사당을 맥주공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대단한 우리들 이었다. 무식하긴.......쳇
전승기념탑에 오르고 싶었는데 너무 일찍 와서 올라 갈수 없다는 매표소 언니의 말에 그냥 베를린 박물관 섬으로 가기로 했다. 페르가몬 박물관이 엄청 크다. 거기다 신들의 조각상이 너무 많아서 졸려서 미치겠다는 짱주와 달리 나는 혼자 신이 나서 마구마구 사진을 찍어 대고 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을 가보지 못한 나이지만 페르가몬 박물관만 보아도 강국들이 얼마나 약탈을 해왔는지 알 수가 있다. 재썹써~^^;;;
박물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허기가 진다. 박물관 옆 다리 밑에 있는 상점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들어가는 입구에 점심 스페셜 메뉴 피자 5.95유로라고 적혀 있다. 정말 피자가 5.95유로밖에 안 할까? 의심하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다리 밑이라 조금 어두컴컴하지만 테이블마다 촛불로 켜놓아서 그런지 더욱 분위기가 산다. 아무 피자나 가격에 상관없이 점심에는 5,95유로라는 말에 우리는 무조건 제일 비싼 피자와 다른 피자들을 시키기로 했다. 욕심내지 말걸. 제일 비싼 피자는 연어 피자라서 우리들 입맛에는 조금 맞지 않는다. ㅜ.ㅜ 세 개나 시켰는데 가지고 온 피자는 도저히 셋이서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무지하게 크고 맛있어서 남은 건 포장했다가 저녁에 먹기로 했다. 아일라뷰 독일이다.
구멍이 뻥 뚫려 있는 카이저 빌헬름 교회 앞에 도착했다. 다른 어떤 생각보다 먼저 내 머릿속에 드는 한 가지는 ‘비가 오면 비 안세나’ 이런 엉뚱한 생각들뿐이다. 정내미는 5년 전에 와서 그리고 졸리다는 이유로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고 짱주와 나만 들어가 보기로 했다. 저 멀리 촛불을 키고 기도하는 모습이 보인다. 촛불 키는데 돈은 자기 마음대로 내도되는 기부금 비슷한 뭐 그런 것 같다. 나는 갑자기 한국에 계시는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아빠를 위해 유로를 조금 내고 촛불을 키고 기도를 드렸다. 정내미는 교회에서 나온 우리들을 보고 아직 기차 시간이 남았다면서 구경을 하고 오라고 한다. 오늘도 미안해. 잽싸게 ~휘리릭
짱주와 나는 아이쇼핑을 한다며 그곳을 모두 헤집고 다니고 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건물. 백화점. 독일의 백화점은 어떻게 생겼을까 정말 순수한 호기심에 들어간 나였는데 그만 배낭을 보자마자 어깨가 저려오는 것이 도저히 죽일 놈의 내 배낭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메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리저리 살펴보고 메보고 좋다고 낄낄대다가 가격을 보자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자그만치 190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대충 26만원이 넘는다. 으악~돈이 어디 있어. 그 돈이면 며칠의 여행 경비인데....... 푼수짓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던 점원 언니가 다가와서 가격표를 자세히 보여준다. 190유로였는데 원래 가격이 조금 다운 되어서 149유로, 거기다 지금 백화점 세일 기간이라 100유로라고 한다. 190에서 100으로 떨어지니까 왠지 싸 보이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생겨난다. 유럽은 세일 잘 안하다가 한번 하면 왕창 한다더니 지금이 바로 이때인 것 같다. 짱주와 나만으로는 결정하기가 힘들다. 자고 있는 정내미를 깨우러 간다.
“네가 보기에 어때? 넌 여행 많이 하잖아.” “나라면 이 배낭으로 사겠어. 한번 여행하고 말 것도 아니고 계속 다닐꺼라면.......” 정내미도 보더니 가방이 괜찮다고 그런다. 가방은 물론 괜찮지. 돈이 없어서 그렇지. -.-;;; 가방 샀다고 울 후니에게 혼나는 거 아니야. 아무리 100유로라고 하지만 14만원인데........쩝. “야 나 여행 온지 일주일 지났지?” “응 언니 벌써 십일 됐어.” “앗싸~” 며칠 전 울 후니에게 전화해서 지랄 같은 배낭은 도저히 아파서 못 들겠다고 울먹이며 다시 배낭 바꾸고 싶다고 어리광 부리면서 전화 했을 때 울후니는 단호하게 두 마디만 던졌다. “네가 여행 간지 일주일이 지났니?” “일주일 지나고 나서 그래도 아프면 그때 사” 히히히히히. 나 십일 지났는데 그럼 사도되는 거네. 배낭을 덥석 사버리고 말았다.
역에 돌아와서 배낭을 바꿔 들었는데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하나도 안 아프고 날아갈 것만 같다. 짱주는 옆에서 부러움의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이뇬아 부럽지? 정내미는 불량 가방은 버리고 가라고 한다. 그치만 정이 들어서 인지 아니 한국 가서 교환하려는 생각에 쉽게 버려지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싸들고 다닐 수도 없고. “청승 그만 떨고 버려.” 이 한마디에 나는 홀랑 들고 다니던 정들었던 배낭을 쓰레기통 옆에 내던지고 말았다. 안녕~나의 거지같은 배낭아. 누가 들고 가서 요긴하게 썼으면 좋겠지만 아무튼 안녕이다.
뮌헨 가는 야간열차에 가뿐히 몸을 싣는다. 들고 다니던 피자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정내미는 버리라고 하지만 짱주와 나는 아까워서 못 버리겠다.오늘 버린 것이 어디 한두가지인가. 그리고 기차 안에서 먹을려고 하루종일 들고 다니던 걸 생각하면 역시나 버릴 수가 없다. 그렇다고 냄새나는 이걸 기차 안에서 먹으려니 우리 주위에 사람들은 앉지 않았지만 화장실을 가려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해서 먹을 수도 없다. 짱주와 나는 눈치만 보고 있다. 정내미가 화장실에 간다. 하나 둘 셋 시작. 짱주와 나는 의자 밑에 몰래 숨어서 피자를 먹기 시작한다. “야 식어도 맛있다. 그치? 냠냠냠” “언니 이거 버리면 아까울 뻔 했어. 냠냠냠” 화장실에 갔다 온 정내미가 기가 막혀서 소리를 지른다. “환장해. 둘 다 뭐하는 거야. 냄새도 장난 아니고.......미치겠다.” 정내미의 ‘미치겠다’는 말이 피자 냄새와 양념이 되어 입 속으로 들어온다. 케케케케~ 그래도 좋아~
ㅎㅎ..저두 알러뷰독일인데...^^ 물가때문은 아니지만..ㅡㅡ;; 물론 오클라라님도 단순히 물가때문만은 아니겠지요..^^ 음.....그 버린 가방 제가 주워왔으면..ㅋㅋ. 전 고기를 별로 안좋아해서 독일에서 브로콜리피자를 한 판 사먹었는데 진짜 맛있더라구요. 걸어가면서도 먹고, 쉬면서도 먹고, 금방 다 먹어버렸지요.^^;
첫댓글 헛-ㅂ-; 역시 북유럽 있다 오신 분은 독일 물가가 싸게 느껴지셨나보네요^^;; 독일 맥의 카푸치노 정말 맛있지요-ㅂ- 저도 자주 사먹었었어요-ㅂ- 아아..저도 알라뷰 독일이예요-ㅂ- 그립네요^^
여행기가 넘 실감나서 마치 저도 현장에 있는거 같네요. 재미있으셨겠어요. 전 독일은 안가봐서 가보고 싶네요.
ㅎㅎ..저두 알러뷰독일인데...^^ 물가때문은 아니지만..ㅡㅡ;; 물론 오클라라님도 단순히 물가때문만은 아니겠지요..^^ 음.....그 버린 가방 제가 주워왔으면..ㅋㅋ. 전 고기를 별로 안좋아해서 독일에서 브로콜리피자를 한 판 사먹었는데 진짜 맛있더라구요. 걸어가면서도 먹고, 쉬면서도 먹고, 금방 다 먹어버렸지요.^^;
저도..알럽독일...^-^; 크크크~~~와...오클라라님의 여행기는 정말~대박으로 잼나요 ^0^; 아~~~다시 가고 싶다!! ㅋㅋ 저도 베를린에 6월 말에 있었는데..단 하루 ㅋㅋ 브라덴부르크문에서 올림픽 홍보중인 삼성에 가슴이 뭉클했었어요.
ㅋㅋ 진짜 재밌네요^^; 근데 독일이 그렇게 싸게 느껴졌나요^^; 독일물가도 상당히 비싼데...하긴 노르웨이 크로네하고는 비교가 안되죠^^ 진짜 오슬로 물가 살인적이죠~ 재밋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오클라라님 넘 재밌어요. 칭구들과 좋았겠어요 저는 혼자서... 걱정가득...님글읽고 힘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