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2시에 계체량이 있었습니다. 김지훈 선수는 가져온 저울로 주니어 라이트급 한계체중을 맞춰(58.969Kg) 계체량 장소에 시간전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이번 시합 해설위원 으로 초정된 리키 해튼과 사진도 찍고 여유가 있었는데 12시 정각에 시작된 계체량 에서 모든 선수들중 가장 먼저 저울에 올라간 김지훈 선수가 황당 하게도 59.02Kg이 나와 오버가 되어 몸을 풀고 10분뒤 다시 올라가 가까스로 통과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울이 이상 했습니다. 시합을 위한 계체량에 추가 달린 수동식 저울이 아닌 고도에 따라 오차가 생기는 전자저울 (참고로 요하네스버그는 고지대임)을 쓴다는 것도 이상하고 저울 자체가 삐딱하게 놓여있어 문제가 생긴것 아닌가 싶습니다. 마랄리는 한번에 통과 했으니 할말은 없지만…
어쨌든 통과후 김형열 관장님이 직접 조리한 닭죽 (어제 레스토랑 에서 가져온 닭고기와 마늘, 햇반 으로 조리)으로 기운을 보충하고 현재 컨디션을 회복 중입니다. 그간 라이트급 으로 뛰다 예전 체중으로 돌아 오려니 근육마저 빼야 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4시 30분 부터 1시간 조금 넘게 마지막 컨디션 조절 훈련을 했습니다. 이번 시합을 앞두고 호텔 휘트니스 룸은 그야말로 완전 김지훈 전용 체육관 이었습니다.
오늘의 에피소드 들을 얘기하자면 김지훈 선수가 1차에서 통과를 못하자 리키 해튼이 안심을 시킨다고 “빨리 소변을 보고 와라. 겨우 49g 오버다. 소변만 봐도 충분히 빠진다” 라고 말하자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김 관장님이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헤이 리키, 너 저울에 올라가 봐라” 라고 농담을 했습니다. 그러자 여러분 잘 아시는 대로 Fatton이 된 돼지 해튼이 얼굴이 빨게지며 웃더니 슬금슬금 뒤로 물러 나더군요.
어제 기자회견 때는 마랄리가 “김지훈은 하드펀처 이고 강하다. 그러나 나는 김지훈이 나를 꺾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 문제없이 이길것이다” 라고 말을 하자 김지훈 선수는 “관장님과 체계적 으로 많은 훈련을 소화해 냈다. 나는 마랄리가 세게무대로 나가는 한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분명 이긴다” 라고 응수 했습니다. 그리고 예비 계체량때 마랄리가 김지훈 턱에 주먹을 갖다대는 등 방정을 떨자 김지훈은 그냥 대꾸도 안하고 식 웃더군요.
그리고 제가 저지른 결정적인 실수… 김지훈 선수 계체량때 팬티 입고 체중이 오버해서 팬티를 벗고 체중을 다시 잴때 제 자켓으로 가렸는데 다급한 나머지 옷을 너무 들어 몸을 가리고 그곳을 안가리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순간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는데 거기에 모인 여자들이 무척 좋아 하는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결전의 날이 기다려 집니다. 글러브가 흰색이라 좀 마음에들지 않지만(8온스제 TITLE) 경기력에 지장을 주진 않습니다. 그리고 한국 권투 위원회 모든분 들께 감사 드립니다
[출처] 계체량 통과 (September 11, 2009)|작성자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