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후 장안 대관령 식당에서)
호우로 무산된 9월의 김해아름누리길마라톤의 아쉬움도 달래고, 2주 앞으로 다가온 10월의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 대비하여 장안사 강화훈련을 실행하였다. 꾸니 샘의 불참으로 여덟 회원이 교대 앞에서 모여 승용차 두 대에 분승하여 장안사 훈련장으로 향했다.
장안사 입구 솔숲 쌈지공원 일송정 정자 마루에 짐을 풀고 캠프를 차렸다. 곽태환 샘과 둘이서 차로 이동하며 중간지점(상장안 버스 종점)과 반환점(포장도로 끝점 계곡)에 급수간식대를 설치하고 출발점인 쌈지공원으로 돌아왔다. 오늘 3순환(33km)을 목표로 잡은 삼걸(회장님, 오궁님, 이종철님)이 먼저 출발하여 달려왔다. 도기정 샘은 츄리닝 차림으로 달려오셨다. 2순환을 목표로 잡은 세 명의 회원(고무신, 아자아자, 라지에로)이 뒤이어 출발하였다. 나는 준비운동을 한 후 제일 마지막으로 출발하였다.
푸르름을 뽐내던 하늘은 오늘 하루 하얀 구름장을 치고 해를 가려 가야지 강화훈련에 수훈갑이 되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단풍이 든 가로수 벚나무의 나뭇잎이 수시로 떨어져 눈을 즐겁게 했다. 좌우로 앞으로 둘러선 산들도 의연한 모습으로 멀찍이서 눈을 즐겁게 했다. 장안사가 가까워지자 주로 왼쪽으로 장안계곡이 다가서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반딧불이가 산다는 장안계곡의 공기도 코를 즐겁게 하였다. 오감을 모두 만족시켜 주는 일등급 훈련코스로 손색이 없었다.
한밤중에 형님과 아우의 볏가리에 몰래 볏단을 나르는 의좋은 형제들과는 다르게 각자의 페이스대로 달리면서 마주칠 때마다 파이팅'을 외쳤다. 오전 8시경부터 시작한 달리기가 11시 30분경에 끝이 났다. 삼걸(회장님, 오궁님, 이종철 샘)은 3순환을 하였고, 나머지 다섯 회원은 2순환을 하였다.
캠프에서 가까운 곳에 마침 동부산호텔 온천이 있어 5분도 안 되어 도착하였다. 주차장도 넓고 목욕탕도 초대형이다. 2년이 된 신축 온천이다. 1시간 목욕으로 3시간의 마라톤 훈련 피로가 싹 가신다. 장안사 근처에 놀러 오면 다시 찾고 싶은 온천이다.
식당은 <장안 대관령>으로 정했다. 장안천을 끼고 있어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터가 넓어 실내든 마당이든 손님들 취향대로 앉을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식당 건물 바로 앞에 있는 직사각형 탁자 2개를 차지하고 둘러앉았다. 주문 메뉴는 황태구이 정식, 메밀파전, 동동주다. 강원도식 동동주와 메밀파전이 먼저 상에 올라왔다. 잔을 채워 건배를 하고 안주로 나온 메일파전을 불티나게 먹었다. 부산에서 자주 먹는 오징어나 조갯살이 들어간 파전이나 정구지전과는 또 다른 맛이다. 황태구이가 한 사람마다 한 마리씩 조리되어 올라왔다. 이전에도 여러 번 황태구이를 먹어보았는데 오늘 먹은 것이 제일 압권이다. 비슷한 식재료도 어느 요리사나 조리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올해 내가 먹은 많고 많은 음식 중에 이 식당의 황태구이한테 넘버 원의 왕좌를 주고 싶다. 왕파님이 반 정도 남겼고 나머지 분들은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먹었다. 밥 반찬으로도 좋고 술 안주로도 일품이다. 만찬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만족스럽게 끝이 났다.
고무신 샘이 농담삼아 오늘 훈련코스는 두 번 다시 올 데가 못 된다고 회원들에게 광고를 하자고 한다. 물론 웃자고 하는 농담이나 역으로 더 많은 회원님들을 오늘의 훈련장에 데려와 함께 달리고 싶다는 애정이다. 장안사 코스는 교대 앞에서 약 30여 km 거리에 있지만 40분이면 접근할 수 있어 1년에 한번 정도는 강화훈련 장소로 이용해도 좋은 곳이다. 접근성, 코스, 목욕탕, 식당이 모두 만족스러운 곳이다.
오늘 장안사 강화훈련에 참여한 회원님들은 경주국제마라톤에 대비하여 예방주사를 제때 맞은 셈이라 자신감을 가지고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인생 달리기 하나가 오늘 이루어진 것에 대하여 무한한 행복감을 느낀다.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야구와 축구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전보가 들려올 것 같아 마냥 즐거운 밤이다. 오늘 함께 강화훈련에 동참한 회원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長安訓鍊(一)
慶州大會二週前
强化訓練要時點
氣魄衝天八熱員
長安溪谷鍊全身
戴頭雲帳快走路
竝木飛葉大歡迎
秋深幽谷長安寺
三員三循五二還
장안훈련(1)
경주대회가
이주 앞으로 다가와
강화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백이 하늘을 찌르는
여덟 열혈 회원들이
장안계곡에서
온몸을 달구었다.
머리에 구름장을 이고
신나게 달리는 길
가로수가 이파리를 날리며
크게 환영한다.
가을이 깊어가는 그윽한 계곡
장안사
세 회원은 세 바퀴를 돌고
다섯 회원은 두 바퀴를 돌았다.
長安訓鍊(二)
長安寺口松林園
日松亭廳設營完
長安寺路路邊走
深入山谷二三出
勝心壯身泡溫泉
食堂園卓飽食飮
伽倻健脚高氣像
山氣水性對撆子
장안훈련(2)
장안사 입구
소나무 숲 공원
일송정 마루에
캠프를 설치하였다.
장안사길
노변을 달려
산골짜기를 깊숙이 들어갔다
두세 차례 나왔다.
마음을 이긴 장한 몸을
온천수에 담그고
식당 마당 탁자에서
배불리 먹고 마셨다.
가야지 건각들
높은 기상은
산의 기질과 물의 품성을
꼭 닮았다.
첫댓글 장거리 훈련을 무사히 마친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 하나의 멋진 훈련코스를 개발하셨네요. 회복 잘 하시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주대회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태암1코스 병산저수지 코스에 이어 태암2코스 장안사 코스가 완성되었습니다. 경운기도로와 산길을 이어 달리는 코스이다 보니 안전하고 달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정성껏 코스 답사부터 음료 준비까지, 태암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장거리 훈련 즐겁게 하고 잘 씻고 잘 먹고 돌아왔습니다.
회장님이 솔선수범하시고 일곱 회원이 동참한 어제 강화훈련에 모두 만족하시는 것 같아 작은 역할을 한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회장님께서 고맙게도 제 닉네임을 넣어 코스명을 지어주셨는데 그냥 <좌광천 코스>, <장안천 코스>로 명명하면 어떨까요? 부산 근교에 마라톤 강화훈련을 하기 좋은 하천변 산책로, 임도, 해안길이 많이 있습니다. 등산이나 걷기, 드라이브를 하실 때 눈여겨 봐 두었다가 훈련 코스로 추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발굴하여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장거리주 연습으로 하프코스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경주대회에 힘들지 않게 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온천과 황태구이정식까지 완전한 풀코스로 대접받은 듯한 하루였습니다. 아,.... 하기상선생님 사모님께서 준비해주신 개인 간식 또한 넉넉한 선생님의 인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상에서 회복되어 장거리주를 무사히 완주하였습니다. 좋은 코스에 맛있는 음식, 가야지 선생님들과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남은 행사에도 함께 하겠습니다.
좋은 곳에서 추억 만들기와 힐링까지 되었습니다. 태암님 거듭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