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4일 토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7-24 그때에 17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19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2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매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람이 태어나면 제일 먼저 출생신고를 하고, 호적과 주민등록을 하고, 학교에 가면 생활기록부에 기록을 하고, 학적부를 만듭니다. 성당에서도 세례를 받으면, 세례대장에 등재하고, 교적부를 만듭니다. 취직을 할 때 가장 먼저 요구하는 것이 이력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학위 증명서, 성적증명서 등 개인의 기록을 요구합니다. 기록이 없는 사람은 유령인간으로 취급당하고, 전과가 있으면 그 기록이 없어지는 일정한 기간 동안에는 모든 것이 기록에 남습니다. 그래서 그 기록 속에서 사람은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머리가 아주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과 학습하는 태도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한 번의 시험으로 그 학생의 학점을 준다는 것은 약간 모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석과 시험성적, 리포트 등으로 학점을 주지만 그 보다는 그 학생의 평소 학습태도에 더 중점을 두어 성적을 부여합니다. 그래서 출석을 부르면서 평소의 학습태도를 관찰하고 계속 출석부에 나만의 암호로 학습태도와 평소의 자세를 기표합니다. 그래서 평소의 태도를 참조해서 성적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평소의 학습태도가 그 학생의 성적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마 하느님께서도 평소의 나의 생활 태도를 보시고, 하늘나라의 기록을 계속 유지하실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쿠엔 반 투안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베트남의 공산치하에서 압박을 받으신 추기경님) 추기경님의 ‘순간순간을 사랑으로 채우는 법’에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제가 케이봉 마을에서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가택연금 상태에 있을 때 끊임없이 이 생각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내 백성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들, 목자 없는 양 때들! 그들이 목자를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그들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톨릭 서점은 모두 철거되었고 학교는 문을 닫았습니다. 수녀와 수사들은 흩어졌습니다. 어떤 이들은 쌀 농장으로 일하러 갔고 어떤 이들은 백성 한가운데 또는 마을 가운데 ‘새로운 경제 지역’에서 거주했습니다. 이와 같은 이별은 가슴을 짓누르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기다리지 않으리라. 지금 이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며 살리라.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날 밤 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프란치스코, 너무도 쉬운 문제야. 성 바오로가 감옥에 있을 때 여러 공동체에 편지를 쓴 것처럼 너도 그렇게 하면 되잖아.” 다음날 아침 새벽 5시 미사 후 아직도 어둠이 가시지 않았을 때 집으로 돌아가는 일곱 살짜리 쿠앙이라는 소년에게 부탁했습니다. “어머니에게 지난 달력 묶음을 사서 나에게 보내 달라고 해주겠니?” 늦은 저녁 어둠이 내렸을 때 쿠앙이 달력 뭉치를 가지고 왔습니다. 1975년 10월과 11월에는 밤마다 사람들에게 감옥에서 전하는 메시지를 썼습니다. 아침마다 소년은 편지를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왔고 집에서는 소년의 형제자매들을 동원해서 다시 베껴 쓰게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11개 언어로 출판된 「희망의 길 Il cammino della speranza」이 탄생했습니다.
1989년 드디어 감옥에서 나오게 되었을 때, 마더 데레사의 편지를 한 통 받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활동을 얼마나 많이 했는가에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행위 안에서 우리가 쏟는 사랑의 밀도(密度)입니다.’ (구엔 반 투안,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에서
하느님나라에 이름이 등재된 다음에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생각해 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쏟는 ‘사랑의 밀도’에 의해서 구분되어 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 하늘나라의 성적표에는 어떻게 기록되어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낙제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틀림없이 F학점을 받아서 재수강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내가 그렇게 낙제 점수를 준 학생이 별로 없으니 하느님도 그렇게 해 주시기만을 기도할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