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의 상군열전에 보면 상앙이 그런 말을 한 게 보인다.
"고루한 선비는 만들어진 법을 충실히 지키는 것을 능사로 알지만, 뛰어난 선비는 새 법을 만든다."
어찌 그렇지 않으랴.
뛰어난 정치가는 법을 뛰어 넘어 시대를 새로 만든다. 정도전이 그러했고 모택동이 그러했고 박정희가 그러했다.
새로 법을 만들지는 않아도 상식을 뛰어넘어 난관을 극복한다.
박정희는 시월유신을 단행했다. 그 유신정치가 옳았다 글렀다는 가치 판단의 입장에서가 아닌, 난관 돌파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전형적인 정치적 돌파구 모색이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또 어땠나, 여소야대 정국에서 삼당합당을 모색하여 다수여당. 제1당을 만들었다. 구한말 민비는 또 어땠나. 시아버지와 남편이라는 관계에서 권력을 잡은 시아버지 대원군을 내쫓고 남편인 고종의 親政을 기하는 것을 보라. 십년 간의 암중모색의 결과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정치하기가 몹시 힘들었다. 다수 야당을 대항하느라니 무엇하나 되는 게 없다. 그러한 한계를 돌파하는 방법으로 계엄을 선택했으나 어이 없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윤대통령과 같은 열악한 정치적 환경에서도 뛰어난 정치가라면 활로를 모색했으리라. 군소정당들과의 합당을 모색하든지, 대통령 자리를 내어 놓고 헌법 개헌을 포함한 대선을 실시하든지, 내각제를 하든지...
그런데 그는 가장 졸렬한 악수를 뜨고 말았다. 자칫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말대로 부부가 동시에 깜방에 가게 생겼다. 그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사회생하기를 바라는 듯하다. 천공스님인가 누가 을사년 새해에 비상한 일이 난다고 하였는데, 윤통은 그 말의 뜻이 자신이 헌재에서 기각되고 기사회생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건 너무도 자기 중심적인 해석이다. 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보자면 '송아지 물 건너 갔다.' '대세는 기울어졌다.' 주역의 '천뢰무망' 괘를 만났도다. 약을 쓰지 마라. 의사를 찾아다니지 말라. 어떤 방법도 없으니 오직 하늘이 하는대로 따라갈 뿐이다.
첫댓글 논리가 묘하시네요..시월유신으로 그 많은 학생들이 꽃도 피우지 못했습니다..광주 뿐만 아니라 ..서울의 24개 대학서도..우리나라가 비로서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된 건 국힘당 시절이 아니네요..군인들이 제자리에 있고 민간 대통령들이 이어져 왔다면..우리민족의 근면성실함으로 더 큰 부를 이루었고 이 잔존세력도 없었을 것입니다. 군인정치를 일부에서는 찬양하지만 무지의 결과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