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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미중 간 태평양 군사기지 구축 경쟁에서 유리할까?
▲태평양에 전진 기지를 설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 상상도 | DALL·E 이미지 생성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이 첨단 전력 배치 경쟁에서 점차 태평양에서의군사기지를 확장하고, 주둔군을 증강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미중 양국 간 군사전략이 상호 뒤집하는 과정에서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평가하면서 이 과정에서 유리한 측이 미래 미중 간 군사경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첫째,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전략이 뒤집혔다. 초기에 미국이 중국 동부 연안으로 적극적인 군사전략을 구사하였고, 이에 대해 중국은 1990년대부터 내륙에 사거리 1,500∼3,000㎞, 핵탄두를 탑재한 중거리 DF(東風)-21/26형 지대함 및 지대지 핵탄두 탄도 미사일을 배치해 미 해외 주둔과 원정군을 중국 동부 연안으로 접근을 저지하며 중국의 제1∼2도련에서의 미국과 동맹국 간 연합 군사작전을 거부하는 ‘중국식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구사하였다. 당시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 해군 핵항모 타격단(CSG)이 중국 DF-21D형 탄도 미사일 공격을 우려해 중국의 제2도련 밖에서 항모작전을 수행한다고까지 주장하였다.
또한, 중국은 지난 10년 전(前)부터 중국군이 대만을 넘어 제2도련과 남태평양으로 진출을 하기 위해 태평양에 다양한 군사기지를 구축하였고, 심지어 해당국가에 해군용 전용 부두를 확보하였다. 예를 들면 남중국해에 대규모 인공섬을 건설하였고 이곳에 공군 활주로와 해군과 해양경찰 함정을 위한 수심이 양호한 부두를 건설하였으며, 2015년에 호주 다윈항에 전용부두를 99년간 임대하는 등의 조치였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군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식 A2/AD 전략을 모방한 ‘미국식 A2/AD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 태평양 육군 사령관이 미 국방부가 개발하고 있는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을 태평양 주요 군사기지에 배치할 것이라고 언급한 기사 보도였다. 즉,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전략이 뒤집히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둘째, 미국과 중국 간 태평양 또는 인도양에서의 군사기지 구축 경쟁이다. 미국은 그동안 제2차 세계대전시 호주로부터 태평양으로의 ‘개구리 도약(leapfrogging)’ 군사전략을 위해 구축한 남태평양 도서국, 북마리아나 괌과 사이판, 오끼나와 기지를 전후 군사전략적 전진기지(forward base)로 활용하였으며, 이는 중국에게 심각한 위협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도 남중국해 인공섬에 군사기지를 구축하고 남태평양 도서국과 항구 사용을 위한 비밀 협정을 체결하여 동태평양에서 사태평양으로 해외 원정을 하는 미군과 달리 중국은 북태평양에서 남태평양으로의 준(準)군사기지를 구축하는 모습을 보여 미군을 당황시켰다.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태평양 내 군사기지 구축과 주둔군 배치는 양국이 지향하는 해외 원정군의 전투대비태세를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하와이 힉캄 합동기지, 태평양 북마리아나 군도의 괌(Guam) 해공군기지, 필리핀 루손섬과 팔라완 반도, 싱가포르 등에 지상군 전진기지와 일본 요코스카, 사세보, 오끼나와에 항구적 해군/해병대 모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 해군 제3함대와 제7함대 사령부, 제3해병원정단, 미 공군 제3/7/11전투비행단의 모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대만과 일본 오끼나와 간 국제해협인 미야코 해협을 지나 제2도련으로 진출하려는 중국 해군 항모 타격단(Carrier Strike Group: CSG)을 견제하기 위해 필리핀에 기존 5개 군사기지 구축에 이어 추가로 4개의 군사기지를 구축하여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하려 한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해 주장하는 구단섬(Nine Dash Line)을 구성하는 외곽 7개의 산호초를 약 3,200에이크 규모의 인공섬(artificial islands)으로 변형시키고 이 곳에 수심이 양호한 해군 부두와 약 3,000미터 규모의 공군 활주로를 만들어 교두보용 준(準)군사기지로 활용하고 있고, 동중국해에서는 조어도(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 중국명: 따오위다오) 주변 중국 국가관할권 해역에 24/7 기간 동안 해양경찰 함정을 배치하였으며, 호주 다윈항 중국 전용부두에는 언제든지 중국 해양경찰 함정이 계류할 수 있도록 99년간 임대하는 등 태평양 곳곳에 해군과 해양경찰 함정 전용 부두를 확보하였다.
실제 중국은 남중국해 7개 인공섬에 군사기지 구축 이외 호주, 솔로몬 제도, 피지 등 남태평양 도서국과 장기 부두 임대 또는 비밀 부두 사용 계약을 체결하여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기정 사실화하였다. 예를 들면, 2015년 호주 북부 다윈항의 99년 임대 계약 체결, 2022년에 솔로몬 제도와 2024년에 피지와 부두 사용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특히, 피지와는 중국 해군의 2만톤 규모의 윈왕(遠望)급 인공위성 관측함을 정례적으로 계류하는 부두 사용계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중국은 태평양에 이어 인도양에도 해외 군사기지 또는 준(準)군사기지를 구축하여 미국을 당황시키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에 대규모 해공군 기지를 구축하여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INDOPACOM)와 중부 사령부(CENTCOM)을 인도양 군사작전을 지원하였다.
반면, 2009년 중국은 2008년부터 중국 해군의 아데만 소말리아 해적 퇴치작전을 위한 해군기동부대를 최초로 참가시킨 이후 현재까지 약 46회에 걸친 파견을 하고 있으며, 이를 명분으로 2017년 8월 1일에 북아프리카 지부티에 중국 최초의 해외 해군보장기지를 확보하였고 지부티 항구에 약 400미터의 부두를 건설하여 Type 001/002형 항모와 핵추진 잠수함(SSN)을 동시에 계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
이에 추가하여 중국은 2013년부터 실시한 일대일로 전략에 의해 인도양 연안국과 도서국에 건설한 대형 항구와 서남아시아 내륙에 건설한 고속도로와 철도 등의 산업기반 시설과 연계하여 중국 해군의 인도양에서의 해외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부두를 확보하였다. 예를 들면, 2017년 스리랑카 함바타토 항구의 99년 장기 임대, 같은 해에 파키스탄 과다르 부두의 40년 전용 선적 확보 등이었다.
셋째, 미국은 일부 신설 군사기지를 구축하여 한 곳에 집중된 전력을 분산시키고 있고 기존 해외 전진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대규모 태평양 해외 기지에 집중된 전력들을 분산시키는 전력 분산 배치 전략을 구사하면서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 DF-26형 지대지 핵탄두 탄도 미사일에 노출되었던 미군 해외 군사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강구하고 심지어 괌과 일본 내 기지 그리고 하와이에 집중된 첨단 전력을 분산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미 공군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집중적으로 첨단 공군력이 배치되는 것을 우려하여 이를 분산시키기 위해 해외기지 건설 전문 건설회사 프루오르(Fluor)사와 제2차 세계대전시에 북마리아나 군도 타티안(Tatian)에 공군기지를 5년 간 건설하는 계약을 약 5억 불에 체결하였으며, 향후 신설 공군기지가 복원되면 하와이에서 괌에 주기적으로 배치하던 F-22형 전략 전투기를 이곳에 분산 배치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국 인도 태평양 사령부는 2022년부터 괌 방어 계획(Guam Defense System: GDS)을 추진 중으로서 이는 중국군의 DF-26형 핵탄두 탄도 미사일이 괌을 중거리 공격하는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응책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 해공군 간 중국군 DF-26형 핵탄두 탄도 미사일 조기 경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각종 네트워크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이는 지난 3월 20일 당시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존 아퀘리노 해군대장이 미 의회 하원군사위원회에서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GDS 필요성을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이유였다.
넷째, 미국과 중국은 태평양에 구축한 군사기지 구축 또는 전용부두에 주둔군을 증강시키고 있다.
우선, 미국은 지난 20년 간의 대테러작전에 익숙해진 미군의 부대구조와 지휘통제 체계를 개편하였으며, 특히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가정하여 개편한 지상군과 해공군 신설 부대를 태평양 해외기지에 배치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 육군의 제3다영역기동부대(MDTF)를 하와이에 배치하였고, 미 해병대의 해병연안연대(MLR)를 오끼나와에 전진배치하였으며, 미 공군은 에이시이(ACE) 전략에 의해 구성된 각종 첨단 전투비행단을 태평양 공군기지에 분산 배치하고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는 이를 중국 해군과 공군의 제2도련 진출을 저지하는 ‘미국식 A2/AD 전략’으로 정의하였다.
한편, 중국은 중국 정규군이 아닌, 남태평양 도서국가의 해양경찰과 육상경찰을 교육 및 훈련시킨다는 명분으로 이들 국가에 중국 해양경찰(CCG)과 육상 무장경찰(PMP)을 주둔시키는 비밀 군사협정을 체결하여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솔로몬 제도, 피지, 파파뉴기니에 중국 해양경찰과 육상 무장경찰 파견을 위한 비밀 협정 체결하면서 이들 남태평양 도서국 국내 치안 확보와 질서 유지를 위한 비군사적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한다면서 준(準)군사력 주둔을 공식화하였다.
그동안 남태평양 도서국에 치안과 질서 유지를 위해 지상군, 경찰을 파견하여 이들 도서국들을 도와주던 호주와 뉴질랜드가 예산 절감을 이유로 소홀히 한 틈새(niche)를 파고 든 중국군의 ‘신의 한수’였다. 다시 말해 중국군은 남태평양 도서국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군대가 아닌 국내 치안을 위한 해양경찰과 육상경찰 파견을 명분으로 이들 남태평양 도서국에 준(準)군사부대를 파견하는 이익을 취하였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중국이 그동안 구축한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를 매우 취약한 것으로 저평가하면서 동맹국과의 새로운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견제하고 있다.
첫째,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태평양에 구축한 완벽한 군사기지와 달리, 남중국해 인공섬에 구축한 중국군 군사기지 활용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부정적 평가를 하였다.
우선, 남중국해 C형 또는 I형 인공섬의 군사적 활용성에 대한 의문이다. 대부분 군사 전문가들은 이들 C형과 I형 인공섬의 군사기지들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지형적으로 민대머리(flap-top) 형태의 평평한 인공섬에 설치된 부두계류 시설과 약 3,000미터 이상의 활주로가 기상, 바람, 해수 유입, 첨단 장비에 대한 해풍의 악영향 등을 고려할 시 미국이 태평양 구축한 괌, 사이판, 타티안 등의 군사기지와는 비교가 될 수 없는 ‘돈만 낭비한 조치’라는 평가를 하였다.
실제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2016년 2월 중순에 중국군이 2016년 2월 중숨에 서사군도 우디(Woody) 인공섬에 배치한 HQ-9형 대공 방어 미사일 대대를 배치한지 불과 5개월만인 같은 해 7월 중순에 본토로 전격적으로 철수한 이유가 해수 유입과 설치에 따른 군사적 운영성 제한성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로, 항구적 군사기지로는 역부족이다. 통상 군사기지는 전력 배치만이 아닌, 정비 요원, 이들을 위한 주거시설, 군인가족을 위한 복지시설에 함께 해야 하나, 7개 인공섬들은 면적이 약 0.5㎢로서 병원, 청수 지원, 학교 등 복지시설이 미흡하여 항구적 군사기지로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평가되었다.
그동안 중국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남중국해에 건설한 7개 인공섬들을 군사기지로 구축하였으나, 과연 항구적 군사기지가 될런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이는 미국 전임(前任)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군이 2013년부터 대대적인 인공섬을 구축하였고, 필리핀의 미스췹 산호초를 인공섬으로 구축한 것은 방치한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 간 네트워크 체계가 취약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중국 주변국 아세안(ASEAN)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어렵게 구축한 인공섬 내 군사기지들을 통합하는 대공방어와 군수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네트워크 체계가 미완성이라면서, 현 상황으로는 미 해군 핵항모 타격단(CSG)와 원정 타격단(ESG)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였다.
둘째,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신의 한수”로 알려진 남태평양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새로운 동맹국 간 연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2021년 9월 15일 미국-영국-호주 간 아쿠스 안보협정(AUKUS)을 전격적으로 체결하였으며, 남태평양 도서국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저지하기 위해 피지에 미국 주재 대사관을 신설하고 남태평양 국가 지원계획을 구축하였으며, 이 계획에 일본과 한국 등의 국가들을 참가시키었고, 최근엔 AUKUS 협정에서 인공지능,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과 우주 사이버 공동대응 분야를 협력하는 pillar two 계획에 한국과 일본을 참가하도록 하여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간접적으로 저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2023년에 처음으로 한국과 남태평양 도서국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였으며, 남태평양 도소국에 대한 공적 지원 자금(ODA)을 증액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명분은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과 산업시설 기반 지원이었으나, 실제로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전략 기조에 동참하는 조치였다.
결국,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 전구를 두고 치열한 군사기지 구축을 위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2017년부터 주도한 인도-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ty)에 따른 ‘수레 축과 바퀴(hub and spoke) 전략’이 아닌, ‘동맹국 간 촘촘한 안보격자(lattice fense)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궁극적으로 지난 70년 이상 탄탄하고 항구적 군사기지를 구축한 미국과 달리,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구축한 군사기지들은 지형적으로 취약하였고 전략적 방어체계도 미흡해 미국 해외기지와 비교가 되지 않아 여전히 불리한 입장이며, 중국 해양경찰과 육상 무장경찰의 남태평양 도서국 내 주둔 역시 준(準)군사부대로서 정치적 영향력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향후 미중 간 태평양 군사기지 구축을 위한 경쟁 시나리오가 치열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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