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저씨는 3층에 많이 앉아 계신다. 바닥에 앉는 것이 아저씨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수고를 감당할 만큼 아저씨의 구미를 당기는 일이 있는 듯하다. 며칠을 지켜보다 아저씨가 그 곳에 앉아 계실 때는 김성요 씨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단기주거 했을 때의 이야기도 하고, 부산 여행 계획도 자주 이야기 하시는 것 같다. 성요 씨가 직원에게도 가끔 “부산 가면 사호 아저씨도 초대해서 같이 고기 먹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기도 하니까….
이야기가 재미있어서인지, 부러워서인지 아저씨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헌금 준비를 하며 슬쩍 여쭈었다.
“아저씨, 혹시 성요 씨가 여행 간다고 하는 게 부러우세요?”
“….”
대답이 없으셨다. 다른 생각에 빠져 있으면 종종 답을 하지 않으실 때가 있다. 잠시 기다렸다가 다르게 질문했다.
“아저씨, 성요 씨가 부산 가서 고기 먹자고 하잖아요. 아저씨도 어디 다른 곳 구경 가고 싶으세요?”
“응.”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요?”
“응!”
대답이 커진다. 다른 곳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싶으신가 보다. 바다로 갈지, 산으로 갈지 여쭙는 질문에는 다 ‘응’이라고 하셔서 사진을 보며 다시 여쭈었다. 바다에 더 큰 대답이 돌아온다. 평소에 바위를 좋아하셔서 산을 더 좋아하실 것 같았는데 예상과는 다르다.
“잘됐네요! 바닷가 가서 발이라도 담그고 와요!”
“응! 허허.”
2024년 8월 17일 토요일, 구주영
아저씨 마음과 상황을 헤아리며 의논하고 제안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설 입주의 삶, 또 그 주인됨의 실질은 사회사업가에게 달렸다고 합니다. 월평
첫댓글 "바닥에 앉는 것이 아저씨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까 그렇네요... 또 저는 냉방의 효과를 탁월하게 누릴 수 있는 자리(?)라서 시원함을 원하셔서 종종 앉아계신 줄 알았는데, 김성요 씨와의 대화를 즐기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구주영 선생님의 기록을 읽으니 '왜 이처럼 세심하지는 못 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